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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ize Wisdom 그를 높이라 (잠4:8) -

[TGC 칼럼] 내게 기쁨을 가져다준 암

Unsplash의 stephen-andrews

고통 중에 그리스도를 더 바라게 한 시편 139편

나는 항상 암이 두려웠다. 암 전문 병원을 지날 때마다 거기 있는 환자들을 위해서 기도하곤 했다.

그 두려움이 4개월 전에 현실이 되었다. 정기 대장내시경을 마치고 깨어났을 때, 병원은 나를 휠체어에 태워서 아내에게로 데려갔다. 아내의 입에서 나온 단어는 대장암이었다. 이어서 외과 의사가 자세한 내용을 설명했다. 수술이 필요했고, 아마도 항암화학요법, 어쩌면 더 힘든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3기 암세포가 대장 또는 내장을 아직 빠져나가진 않았지만, 이미 림프절을 침범했고 장벽 안쪽까지도 퍼진 상태였다.

나는 9월 초에 시작된 6개월 집중 항암화학요법을 견뎠다. 2주에 한 번씩 총 12차례를 받았고, 매번 이전보다 고통은 더 극심했다. (지금은 다섯 번째를 받고 있다.) 게다가 백혈구와 적혈구 수치가 급격히 떨어졌고, 뼈 통증, 입 궤양, 추위에 대한 예민한 반응, 심한 피로, 메스꺼움 등의 부작용에 대한 추가 치료까지 필요했다.

하지만 오늘 나는 지난 수년을 통틀어서 가장 행복하다. 왜일까?

나는 의심이나 분노 때문에 고통하지 않는다. 또한 하나님이 불공평하다는 느낌으로 힘들지도 않다. 나는 나와 비슷한 처지의 많은 사람들이 그런 생각으로 고통을 겪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렇다고 내가 그들보다 더 낫다는 건 아니다. 나는 그들을 향해서 체험에서 오는 가장 깊은 공감을 느낀다. 하지만 지금까지 하나님은 내가 그런 감정을 느끼지 않도록 보호하셨다.

예수 그리스도는 나를 떠난 적이 없다. 지난 49년 동안 배운 나를 향한 그의 신실함과 사랑에 관한 모든 내용은 지금 이 순간 매우 생생하게 다가온다. 나는 지금 과거와는 전혀 다른 새롭고 아름다운 방식으로 그리스도를 경험하고 있다.

시편에 뿌리를 내리고

이 악몽이 시작될 때, 하나님이 주신 말씀이 시편 139편이었다. 그리고 그 시편이 내 닻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까지 분명히 알려주셨다. 그 시편은 나의 신학을 정제해 이 타락한 세상에서 고통받는 내게 주님의 사랑이 현실이 되게 만들었다.

우리 아이들은 모르고 있었지만, 그들이 내게 추천한 찬양 중 상당수가 시편 139편을 직접 인용하고 있었다. 내가 그 말씀을 받아들이고, 암기하고, 또 그 안에서 사는 게 하나님의 뜻이라는 사실은 이제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나님은 내가 고통을 견뎌낼 수 있도록 이 시편을 주셨다. 그리고 매 구절을 매우 개인적인 것으로 만들어주셨다.

나를 생각하시는 하나님

과거, 현재, 미래를 통틀어서, 내가 말하기는커녕 심지어 생각한 적 없다고 해도 하나님이 모르고 있는 나의 생각, 두려움, 그리고 의심은 단 하나도 없다. 그리고 나를 향한 하나님의 생각은 언제나 사랑스럽고 완전하며 온전하다는 사실을 그는 다시 확신시켜 주신다(1-6절, 17-18절). 이런 전지하신 하나님이 불신자에게는 두려움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아무것도 모른 채, 무지 속에서 이 세상을 살고 있을 뿐이다. 하나님의 전지하심을 믿는 이들,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받은 양들에게는, 제대로만 이해한다면, 이 사실처럼 심오한 위안을 주는 것도 없다.

이전까지 나는 그 사실을 교리적으로 또 신학적으로만 이해했다. 하지만 지금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현실이 되었고, 과거에 결코 알지 못했던 방식으로 체험하고 있다. 내가 깨어났을 때, 하나님은 정말로 거기에 계신다. 그것은 진정한 위안이다.

나와 함께하시는 하나님

아무리 갈구해도 나는 그의 면전에서 도망칠 수 없었다. 수술 후 깨어나는 것, 그리고 수술 회복이라는 비참한 현실에 처하는 건 마치 스올에서 자고 일어나서 침대를 정리하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아내, 자녀, 손주, 며느리들이 느끼는 슬픔과 두려움은 깊은 구덩이에 빠지는 것 같지 않을까? 수차례의 강렬한 항암 치료는 내가 마치 죽음의 골짜기에 있는 것만 같았다. 그렇다. 하지만 그는 시종일관 나와 함께하셨다. 내가 있는 바로 거기에 함께하셨다. 고통의 연옥에서 깨어났을 때에도 내 앞에는 그분이 계셨다. 그는 그때에도 나와 함께하셨다.

숨고 싶다고 숨을 곳이 없었지만, 그렇다고 숨고 싶었던 적도 없었다. 스올도, 천국도, 새벽의 날개도, 빛도, 어둠도 숨을 장소가 될 수 없었다. 예수 그리스도는 내게 진짜이고, 현존하며, 손으로 만지고 느낄 수 있었다. 교리나 신학으로서가 아니라 생생하게 살아서 바로 거기에 계셨다. 나와 함께 고통을 겪으며 나를 위로하고 또 확신을 주셨다. 그의 손안에 내가 있었다(7-12절). 그렇다고 그가 내 삶에서 지옥을 사라지게 만든 건 아니었다. 오히려 그는 나와 함께 지옥에 내려가셨다. 그리고 그게 훨씬, 훨씬 더 기쁜 일이다.

나를 만드신 하나님

이 땅의 기초가 놓이기 전에 두렵고도 놀랍게, 그는 나를 만드셨다(13-16절). 세심하게 또 정성스럽게 내 모든 세포를 만드시고 또한 나의 매일이 영원 속에서 의미가 있도록 미리 정하셨다. 타락한 세상 속에서 영원을 미리 사는 나의 하루는 암세포까지 포함한다. 나를 대적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 속에서 당신의 뜻을 이루기 위해서 그는 내 안에 암세포를 두셨다. 그에게는 하나도 놀라운 일이 아니다. 놀라움은 오로지 나의 몫이다. 그에게는 당황이나 의심 또는 두려움이 있을 리 없다. 그것들도 오로지 나의 몫이다. 암을 포함한 내 몸은 시간이 창조되기 전부터 사랑하는 하나님께서 나에게 주신, 나를 향한 그의 뜻이다.

그런데 왜 지금 와서 암에 걸렸다고 화를 내겠는가? 지금까지 내 몸은 내게 최선을 다했다. 시종일관 나를 섬겼다. 나로 하여금 소중한 자손을 낳게 했고, 내가 이 세상에서 다른 사람들을 섬기고 가족을 돌보는 소명을 다하도록 해주었다.

나의 DNA, 모든 세포, 그리고 모든 세부 요소는 내가 바라거나 상상하는 수준을 뛰어넘어서 나를 훨씬 더 사랑하시는 분이 내게 주신 것이다. 여기에는 분노가 들어설 자리가 없다. 슬픔? 당연히 느낀다. 두려움? 당연하다. 하지만 분노는 없다.

나를 위해서 정복하시는 하나님

죽음의 고통이 나의 원수인가? 그렇다. 나는 그것을 증오하는가? 그렇다. 하지만 예수님은 나의 원수들을 물리치셨다(19-22절). 그는 죽음을 정복하셨다. 암 때문이든 다른 이유든 나는 어차피 죽을 것이다. 죽음은 피할 수 없다.

하지만 그는 그때도 함께하실 것이다. 그때도 나를 사랑하실 것이다. 그때도 나를 안아주실 것이다. 암 투병 중에도 또 내가 죽는 순간에도 그는 결코 내 곁을 떠나지 않을 것이다. 지금 이 사실을 상기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가? 죽음을 정복하신 하나님, 그 사실이 내가 죽음의 시간에 그를 신뢰하는 데 필요한 것이라면, 나는 정말로 적절한 체험을 통해서 제대로 배운 셈이다.

나를 성화하시는 하나님

그래서 지금 그는 내 속을 살피고 계신다. 내 안의 모든 사악함, 모든 합당치 못한 행동이나 생각을 뿌리째 뽑으신다(23-24절). 암을 사용하여 나를 거룩함의 길로 인도하신다. 내 안의 악을 드러내고 제거하신다. 그 모든 과정은 항상 사랑과 인내 그리고 친절과 자비함으로 이뤄진다. 지금 내가 체험하고 있듯이 말이다. 내 눈물은 이제 그의 병에 담겼다(시 56:8).

나를 들여다보면 이 모든 성화는 현재 비참할 수준으로 불완전하기만 하다. 하지만 그는 모든 모자람이 영원 속에서 바로잡힐 것이라는 약속어음을 주셨다. 모든 의문은 풀어질 것이다. 그리고 모든 죄는 사라질 것이다. 마침내 나는 깨끗해질 것이다. 온전해질 것이다.

내가 암을 즐기고 있다고? 전혀 아니다. 그럼에도 암이 내게 가치가 있는가? 말할 나위가 없을 정도이다. [복음기도신문]

원제: My Cancer Gave Me Joy

데이비드 아이어스(David Ayers) | 데이비드 아이어스는 펜실베니아주 그로브시에 위치한 Grove City College의 부학장으로 대표 저서로 ‘Christian Marriage: A Comprehensive Introduction’이 있다.

이 칼럼은 개혁주의적 신학과 복음중심적 신앙을 전파하기 위해 2005년 미국에서 설립된 The Gospel Coalition(복음연합)의 컨텐츠로, 본지와 협약에 따라 게재되고 있습니다. www.tgckorea.org

<저작권자 ⓒ 내 손안의 하나님 나라, 진리로 세계를 열어주는 복음기도신문.> 제보 및 문의: gpnews@kaka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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