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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ize Wisdom 그를 높이라 (잠4:8) -

“앞으로의 계획요? 하나님을 더 알고 싶을 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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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배우 황현정 선교사
 얼마 전, 서울 지하철 3호선 삼송역 근처 소탈한 공연장에서 한 여인 의 두 모습을 본 적이 있다. 낮이면 성가 대 가운을 입고 지휘를 하고 찬양을 하던 사랑스럽고 청순한 여인. 그리고 밤이 되 면 욕망에 허덕이는 스스로를 어찌하지 못하며 발작적으로 웃어 제치던 붉은 나 이트가운에 긴 머리카락의 화려한 그 여 인. 뮤지컬 <스틸>의 여주인공 영서. 그 녀를 만나보았다.
 

-‘영서’라는 복잡한 인물을 연기하기가 쉽지 않았을 듯한데, 어떠셨나요?    “네. 맞아요. 우선은 그 역할을 전혀 맡고 싶지 않았습니다. 실 제로 성가대 지휘를 하고 찬양을 하던 모습들은 익숙하고 자 연스럽지만 그 뒷면의 모습은 너무 낯설고 거부감이 들었지요. ‘참 해도 해도 너무한 사람’ 이라고만 자꾸 생각되었지요. 특히 지나간 삶에서 ‘호세아’ 가 되어 그 고통 속에서 진통을 겪은 시 간이 있기 때문에 더욱 힘들었습니다. 복음을 모르던 시절 시작 한 저의 실제 결혼 생활이 그랬어요. 믿음 없던 남편의 의처증, 그로 인한 폭력과 집착으로 돌이킬 수 없는 광야를 겪었습니다. 아이를 안고 도망치던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지요. 그 시절이 떠올라 ‘영서’ 라는 캐릭터가 더욱 힘겨웠고, ‘아니, 그래도 그렇 지 어떻게 아이를 두고 그렇게 망가질 수가 있단 말이야’ 싶어 서 영서에게 마음이 쉽게 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복음 앞에서 순종하는 그 과정 속에서, 저는 작품을 통하여 ‘고멜’ 이 되어볼 수가 있었습니다. 아버지의 마음이 부어졌고 그 속에서 나의 죄 성이 낱낱이 드러나 하나님의 큰 사랑 앞에서 나는 진정 고멜 인 것을 깨달았지요. 매 순간 울어야 했던 작품이기 때문에 위 로부터 부어지지 않으면 울 수가 없었어요. 스스로는 도저히 그 렇게 울어지지 않았지요. 그래서 매 순간 무릎 끓으며 나갈 수 밖에 없던 시간들이었습니다.”

– 배우로 살아간다는 것, 특히 신앙인으로서 배우의 길을 걷는 것 자체가 날마다 결단의 연속일텐데 본인에게 있어서‘무대’ 는 무엇인가요?  “무대는 저에게 ‘내가 죽는 자리’입니다. 십자가 위에 서있는 가, 나의 만족을 딛고 서있는 가의 기로에 매순간 서있는 자리 이지요. 십자가로 결론 나 있지 않으면 어느새 ‘자기’ 가 드러나 고야 마는 장소이기 때문에 그곳에서 끊임없이 나를 포기하는 작업이 행해집니다. 주의 부으심을 받기 위해 나 죽고 십자가로 살아야 하는 치열함의 연속입니다. <스틸>을 공연할 때에도 시 간을 정하고 홀로 금식하며 삼십분 간 기도하면서 날마다 준비 했습니다. ‘나는 할 수 없으니 주님이 해주십시오’ 계속적으로 그 생각과 믿음을 지켜주셨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 공연이 끝난 이후에는 아무래도 그 치열함에서 한발 비켜서게 될 듯싶은데요. “그렇지요. 공연 이후 한숨 내릴 때, 사역이 없을 때 주님 앞에 서는 그 시간들이 더 중요하지요. 쉬는 그 상태가 곧 ‘죄’ 가 되 니까요. 전심으로 나아가지 않으니까요. 그런데 다행히도 우 리는 쉴 틈이 없습니다. 지금처럼 선교관학교 등을 통한 훈련 과 공연 사역과 꾸준한 말씀기도가 거의 날마다 행해지거든요 (2011년 상반기에 문화행동 아트리 소속 문화선교사 전원이 순회선교단이 운영하는 복음선교관학교에 훈련생으로 위탁, 훈련을 받고 있다). 정말 다행이지요.”

– 복음이 곧 일상이고 사역인, 그야말로 단순하고도 본질적인 지금의 삶 속으로 들어서게 된 계기를 들려주십시오. “유년시절부터 교회에서 열심히 신앙생활을 했습니다. 어른 들의 칭찬을 독차지 하는 믿음 좋은 자매로 성장했어요. 그러 나 저는, 오로지 성공하는 것만이 삶의 목표였습니다. 불순종 으로 시작된 결혼의 대가는 혹독했고 도박과 술과 폭력을 일 삼는 남편을 복음 없던 저로서는 도저히 품을 수가 없었습니 다. 오랜 별거와 이혼을 통해 제 목표는 뮤지컬뿐이었지요. 홀 로 아이를 부양했고 친정식구들의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했습니다. 끊임없이 오디션을 치르면서 교회는 그저 습관적으 로만 다녔지요. <폴몬티>, <다윗왕> 등의 공연을 하면서 돈과 명예를 쫓아다녔습니다. 그러다가 세상적으로는 안정돼가는 듯 했지만, 나를 돌아보면 아무런 소망이 없는 거예요. 그러던 중 우연히 인터넷을 통해 기독뮤지컬 배우 오디션 광고를 봤 습니다. 소망 없는 세상의 공연보다 기독 공연을 통해 뭔가 찾 을 수 있을 것같은 마음에 문을 두드렸습니다. 오디션 마감이 지났음에도 함께 공연할 수 있게 됐지요. 주님의 허락하심으로<루카스>를 시작으로 아트리에서 1년에 한번씩 하는 1.1.1 프로 젝트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그 이후 <위대한 폰더씨의 하루>, <버 스>, <의> 등의 공연에 참여했습니다.”

– 문화행동 아트리 전임사역자로 합류하게된 계기가 있나요?   “소망이 없던 시절에 아트리에서 주관하는 ‘대학로기다리는예 배’를 통해 복음을 조금씩 받아들이게 된 것은 참 은혜의 시간이 었습니다. 그런 환경에서 아트리와 몇 차례 공연을 하던 중 아트 리의 문화선교사훈련학교(SAM)에 참여해보지 않겠냐는 권유 를 받았습니다. 6개월 과정의 훈련학교 제안을 처음에는 흔쾌히 받아들이기 어려웠습니다. 초등학생 아들을 부양해야하는 가장 으로, 생활비에 대한 보장도 되지 않는 훈련과정을 받기 어렵다 는 것이었죠. 또 배우 경험도 없는 초보자를 위한 과정에 상대적 으로 나이도 많고 경험도 있는 제가 참여한다는 결정을 내리기 는 쉽지 않더군요. 그러나 그동안 제대로 주님의 부르심에 순종 한 적이 없다는 생각에 그 제안을 받아들였습니다.

다시 돌아보 면 주님의 인도하심이었지요. 그 전과 그 이후의 삶이 너무 달라 졌습니다. 훈련학교의 필수과정인 복음학교를 다녀오고, 삼년 헌 신하기로 결단하고, 결국 그 삼년이 ‘종신’ 이 되었습니다. 이유를 몰랐던 그 목마름을 따라 잠시 왔던 이 길을 이제 평생 걷는다 싶 으니 정말 행복합니다. 딸만 바라보던 부모님도 이제 딸이 아니 라 주님을 바라봅니다. 불순종의 시작이 얼마나 혹독한지를 겪었 기 때문에 하나님이 말씀하시면 그것이 가장 안전하다는 것을 압 니다. 하나님께서는 매번 어려운 것, 하기 싫은 것을 말씀하시기 때문에 그 순간의 순종은 정말 어렵지만, 딱 ‘한 걸음’을 내딛으면 그 이후에는 주가 책임지신다는 것을 압니다.”

-‘아트리’의 단원들은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가고 있지요?  “예. 일산에 숙소가 있습니다. 주방 두 개, 화장실 세 개가 있는 집인데 네 가정의 다섯 아이들을 포함하여 서른 명 정도의 단원 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지요. 보통 배우들은 삼 개월 정도의 시간 동안 공연을 위하여 만났다가 헤어지는 뜨내기 생활을 합니다. 그러나 저희들은 종신 문화선교사로서 함께 살고 있습니다. 물론 함께 밥 먹고 또 공연하는 생활이 쉽지는 않지요. 그러나 날마다 말씀기도하면서 ‘나의 복음’을 나누며 계속 정결하게 되는 과정 을 겪어갑니다. 잠시 흩어지면 어느새 각자에게 ‘죄’ 가 들어오기 때문에 모여야 하지요. 혼자 책임져야 했던 아이는 신앙 공동체 속에서 더불어 예배드리고 말씀기도하며 복음이 실제가 되는 훈 련을 합니다.”

– 앞으로의 계획과 바람을 들려주십시오.  “제가 세운 계획은 하나도 없어요. 예전에는 일 년 것을 계획했 었지요. 작품이 네 개가 준비되어 있지 않으면 불안했습니다. 하 지만 지금은 아무렇지 않아요. 나는 배 타고 주께서 바람 부으시 면 나아갈 뿐입니다. 주님 부르시는 그 자리에 있기만을 바랄뿐 이지요. 선교관학교에서 비전트립으로 가게 될 N국을 준비하면 서 하나님의 마음, 그 사랑을 더욱 깨달아 알기를 기도 하고 있습 니다. 제 삶에서 바뀐 게 있다면 예전에는 하나님의 손을 구했지 만, 이제는 하나님의 그 얼굴을 구한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더 많이 알고 싶을 뿐이에요. 그리고 주변의 무조건적인 섬김에 힘 입어 걸어갈 뿐입니다.”
글. 허혜란 편집위원(소설가) 사진. 김영표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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