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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규 칼럼] 왜 하나님은 사람이 되셨을까?

pixabay의 articgoneape

이상규의 성경묵상10

마1:18-23, 요3: 16

왜 하나님은 사람이 되셨을까? 이것은 역사가 오랜 질문이었습니다. 이미 11세기의 영국 켄터버리 대주교였던 안셈(Anselm, c. 1033-1109)은 “왜 하나님은 사람이 되셨는가?”(Cur Deus Homo)라는 책을 쓰기도 했습니다. 그는 이 책에서, 왜 하나님은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죽으신 죽음을 통해서 우리를 구속하셔야 했는가였습니다. 안셈의 논지는 다음과 같이 정리될 수 있습니다. 첫째, 하나님이 베푸시는 영생을 얻으려면 죄의 배상 의무가 요구되는데 인간은 그 능력이 없다. 둘째, 하나님이 인간 대신 배상해야 할 의무는 없으나 배상할 능력을 지닌다. 셋째, 그러므로 하나님이 인간이 되신다면, 그 신인(神人)은 죄로 인한 결과를 회복시킬 의무와 더불어 능력을 지니게 되며 우리에게 영생을 줄 수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안셈은 하나님이 사람이 되심으로(성육신) 구속의 문제를 해결하신다고 가르친 것입니다. 안셈 보다 앞서 이 점을 정확하게 지적한 말씀이 요한복음 3장 16절입니다. 여기 4가지 주목할 점이 있습니다.

첫째, 하나님이 사람이 되신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신비’입니다. 하나님께서 스스로 사람이 되신 일은 인간의 이성으로는 헤아릴 수 없는 신비입니다. 예수님은 우리와 동일하게 이 땅에 때어나셨지만 ‘성령으로’ 잉태되었다는 점이 우리와 근본적으로 다른 점입니다. ‘성령으로’(evk pneu,matoj a`gi,ou)의 ‘으로’ 원어 에크(ἐκ)는 원인을 의미합니다. 즉 “성령으로 말미암아”라는 뜻입니다. 예수님의 출생은 이 세상의 모든 인간과 같은 부정모혈(父精母血)의 생물학적인 잉태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예수님은 처녀의 몸에서 잉태되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이 오신 일은 이미 오래 전부터 예언된 일었습니다. 하나님의 계획 속에 있었던 일임을 보여줍니다. 이것이야 말로 신비로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래서 디모데전서 3장 16절에서는 “크도다. 경건의 비밀이여 그렇지 않다 하는 자 없도다. 그가 육신으로 나타나신바 되시고 영으로 의롭다 하심을 입으시고 천사들에게 보이시고 만국에서 전파되시고 세상에서 믿는바 되시고 영광 가운데서 올리우셨음이니라.”라고 했습니다. 우리말 성경의 “경건의 비밀이여”라는 말은 사실은 “거룩한 신비여”라는 뜻입니다. 그가 육신으로 나타나신 일은 그의 생애 모든 일들처럼 ‘거룩한 신비’인 것입니다. 이것은 모든 의문보다 큰 의문(Beyond all question)입니다. 우리는 이해할 수 없으나 하나님은 스스로 사람이 되셨습니다. 그것은 바로 우리를 위한 길이었습니다. 그래서 요한복음 3장 16절에서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다”고 했습니다. 하나님이 주체가 되시고, 스스로 사람이 되시고 이 땅에 오신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가 헤아릴 수 없는 신비이지만 우리를 위한 하나님의 사랑입니다.

둘째, 하나님이 사람이 되신 것은 ‘헤아릴 수 없는 사랑’입니다. 요한 일서 4장 9절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하나님의 사랑이 우리에게 이렇게 나타난바 되었으니 하나님이 자기의 독생자를 세상에 보내심은 저로 말미암아 우리를 살리려 하심이니라.” 성탄은 하나님의 사랑의 표현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기뻐할 수밖에 없습니다. 스가랴는 시온의 딸들아 기뻐하라. 예루살렘의 딸들아 기뻐하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요한복음 3장 16절에서는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다”고 했습니다. 요한은 ‘세상’이라는 단어를 78번이나 사용했습니다. 그의 다른 서신에는 24번밖에 사용되지 않았습니다. 바울의 그의 서신에서 이 단어를 47번 사용했습니다. “이처럼 사랑하사”라고 할 때 ‘이처럼’ 이란 ‘독생자를 세상에 보내시기까지’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스펄전은 “이 세상의 그 어떤 것도 요한복음 3장 16절의 ‘이처럼’ 만큼 의미심장한 말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얼마나 사랑하셨을까요? 성부 하나님은 우리를 예정하시고, 성자 예수님은 우리를 위해 이 땅에 오셔서 우리를 구속하여 주셨고, 성령 하나님은 우리 안에 내주하시는데, 이것이 삼위일체 하나님의 사랑입니다.

셋째, 하나님이 사람이 되신 것은 ‘비교될 수 없는 능력’입니다. 마태1장 21절은 이렇게 말합니다. “아들을 낳으리니 이름을 예수라 하라. 이는 그가 자기 백성을 저희 죄에서 구원할 자이심이라.” ‘예수’라는 말은 ‘여호와는 구원이시다’는 말씀입니다. 이 이름은 탄생의 목적을 드러냅니다. 즉 성탄은 하나님의 구원(救援)을 보여주는 사건입니다. 성경은 인간은 죄인이며,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인간의 자기 죄에 대해 사함 받을 수 없으며, 스스로 자신을 구원할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예수그리스도를 이 땅에 보내셨고, 예수는 우리의 죄를 대신하여 십자가에서 죽으심으로 하나님의 의와 사랑을 이루셨습니다. 예수님은 자기 백성을 구원하시기 위해서 이 땅에 오셨고(마1:21),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시기 위해서” 오신 것이다.

요한복음 3장 16절 후반부에서는 “이는 저를 믿는 자마다 멸망치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니라.” 하나님이 사람이 되신 것은 우리를 사랑하시기 때문이며,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함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모든 믿는 자에게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의 능력입니다. 요한복음 3장 16절의 ‘독생자’를 3장 17절에서는 ‘그 아들’, 로마서 8장 32절에서는 ‘자기 아들’이라고 말하는데, 요한복음 1장 18절에서는 “독생하신 하나님”이라고 말합니다. 독생자란 오직 하나 분인 아들이라는 말인 동시에 오직 유일하신 길이라는 뜻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유일하신 구원의 길입니다. 요한복음 4장 6절에서는 “내가 곧 그 길이요, 그 진리요, 그 생명이라.”고 했습니다. 예수만이 생명의 물, 곧 생수(요4:14, 7:37)이며, 생명의 떡(요6:35, 41, 48, 51)이며, 세상의 빛입니다(요8:12). 예수님의 탄생 그 자체는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함이었다. 성탄은 하나님 자신이 사람이 되신 일은 헤아릴 수 없는 하나님의 능력입니다.

넷째, 형용할 수 없는 기쁨입니다. 누가복음 2:10절에서 예수님이 탄생했을 때 이것은 “온 백성에게 미칠 큰 기쁨의 좋은 소식”이라고 했습니다. 예수님의 탄생은 유대인에게나, 특정계층에게 만이 아니라 온 백성에게 미칠 기쁨의 소식입니다. 누가복음2:13-14에서는 ‘온 인류의 큰 기쁨’이며, 마태복음1:23절에서는 예수님의 탄생을 우리와 함께 계심, 곧 임마누엘이라고 말합니다. 우리와 함께 계신 하나님 이보다 더 큰 기쁨은 없습니다. 웨슬레는 임종시에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 평생에 임마누엘이라는 말 보다 더 좋은 말은 없었다.”

예수님의 오심은 인류역사의 분깃점이 됩니다. 예수님의 탄생을 기준으로 BC와 AD로 구분합니다. BC란 그리스도 이전이라는 말이며, AD라는 Anno Domini (우리 주의 해에서) 라는 말입니다. 기독교 신앙은 그리스도께서 이 역사 속으로 사건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기독교는 단순한 이념이나 관념의 종교가 아니라, 분명한 역사적 사실에 기초한 ‘역사적’ 종교입니다. 우리가 믿는 신앙은 ‘보고 들은 바’입니다. 그 중심이 성육신입니다.  [복음기도신문]

이상규 교수 | 전 고신대 교수. 현 백석대 석좌교수. 교회사가로 한국교회 사료 발굴에 기여했으며, 한국장로교신학회 회장과 개혁신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저서로 <한국교회와 개혁신학> 등 다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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