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유대인 아르빈 가레마니(Arvin Ghahremani. 20)가 무슬림 남성을 살해했다는 혐의로 이란 법원에서 사형을 선고받아 11월 4일 처형됐다. 그의 가족은 그가 빚 문제로 다툼 중 정당방위로 살해했다고 주장했지만, 이번 판결은 무슬림과 비무슬림 간에 법정 다툼에서 가레마니에게 불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종교뉴스서비스 RNS에 따르면, 가레마니는 2년 전 그와 같은 도시 케르만샤에서 함께 살던 무슬림 남성 아미르 쇼크리(Amir Shokri)와의 말다툼 중 살해 사건에 연루됐다. 가레마니의 가족과 이란 유대인 공동체에 따르면, 쇼크리는 가레마니에게 빚이 있었으며, 빚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던 중 쇼크리가 칼을 들고 가레마니를 공격했다. 그러나 정부 검찰은 이 설명에 의문을 제기하며, 현장에 목격자가 없었다고 이란 언론을 통해 말했다.
가레마니는 이란의 샤리아 영향을 받은 법률 체계에 따라 보복형 사형 선고인 ‘키사스(qisas)’ 형벌을 선고받았고, 피해자 가족이 가레마니로부터 ‘디야(diya)’라고 불리는 배상금을 받지 않는 한 사형에 처해질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란 법은 이러한 문제에서 무슬림과 비무슬림을 구분하며, 비무슬림을 차별하는 경우가 많다. 두 사람의 신분이 바뀌었더라면 무슬림 가해자는 키사스에 해당되지 않았을 것이며, 지역 사법부의 재량에 따라 처벌이 결정되었을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미국 반유대주의 모니터링 특사 데보라 립스타트(Deborah Lipstadt)는 올해 5월, 가레마니의 처형이 일시적으로 연기됐을 때 소셜 미디어 엑스(X)를 통해 “이란 당국이 이러한 사건에서 유대인 시민에게 다른 기준을 적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우려한다.”고 말했다.
노르웨이의 감시 단체인 이란 인권(Iran Human Rights)은 가레마니가 재판에서 불충분한 변호를 받았다고 지적했다. 단체는 성명을 통해 “가레마니의 법정 선임 변호사는 알 수 없는 이유로 효과적으로 방어하지 못했고, 그의 정당방위 권리가 제대로 제시되지 않았으며, 항소는 중요한 사건을 고려하지 않고 두 번이나 기각됐다.”고 밝혔다.
이란 인권에 따르면 2023년에 1100명 이상이 키사스 형을 선고받았으며, 282건이 처형으로 이어졌는데 이는 유죄 판결을 받은 당사자가 ‘디야’를 지불할 여력이 없거나 ‘디야’가 거부됐기 때문이다.
이란 인권의 마흐무드 아미리-모가담(Mahmood Amiry-Moghaddam) 대표는 “키사스 형을 선고받은 많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가레마니의 사건과 사법 절차에는 심각한 결함이 있었지만, 가레마니는 유대인이었고 이란의 제도적 반유대주의가 그의 형 집행에 중요한 역할을 했음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1979년 혁명 전 이란에는 약 10만 명의 유대인이 있었지만, 오늘날 테헤란에 약 1만 명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란은 이스라엘에 적대적이지만 이란 유대인들은 이슬람 국가 내에서 활발한 종교 생활을 영위할 수 있으며, 여러 회당, 유대 학교, 코셔 시설 및 유대인의 삶을 위한 다른 센터들이 있다.
그러나 세계 유대인 회의(World Jewish Congress)의 중동 및 북아프리카 유대 공동체 연락관인 아이작 추아(Isaac Choua) 랍비는 가레마니 사건은 종교 자유의 한계를 상기시키는 사례라며 “이란 유대인 공동체의 불행한 현실은 겉으로는 모든 것이 좋아 보이지만, 디아스포라 공동체는 다른 이야기를 한다. 이란에 있는 가족과의 대화에서도 특정 주제는 금기시된다.”고 말했다.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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