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높이라 Prize Wisdom 잠 4:8

세상이 널 필요로 하는 이유…네게 있는 복음 때문

최종덕 목사 (문광교회)
최종덕 목사 (문광교회)
최종덕 목사 (문광교회)

복음에 대한 분명한 이해도, 복음전파에 대한 열정도 없 었다. 그저 돈 벌어서 주를 섬기겠다는 나의 고집을 계 속해서 막으시는듯 했다. 그 상황을 하나님의 부르심이 라 여기며 떠밀리다시피 시작한 목회의 길이었다. 늦은 나이에 신학을 시작하면서 그저 부족하고 부끄러 운 자를 부르신 사랑에 만족했고 감사했다. 청년들과 청 소년 부서를 섬기면서 부끄럽지 않은 사역자가 되려고 부단히 애도 썼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청년이 던진 한 마디! “우리 교회에 는 복음이 없고 십자가가 없어요!” “무슨 소리야?” 그리 고 늦은 밤까지 변명처럼 늘어놓은 것은 나도 변화시키 지 못하는 신학 교리였다. 복음을 설명할 수 있었고 구 원의 서정도 달달 외우고 있었지만 나를 움직이는 것은 복음이 아니라 나의 선한 자아였을 뿐이다. 선한 자아. 일견, 멋진 말로 들린다. 하지만 그 실체는 썩어질 죄에 종노릇하는 육체였고, 모든 섬김과 사역은 내게로부터 시작한 열심에 지나지 않았다.

내 삶에 십자가가 자랑이 되고 이유가 된 것은 목사가 되고도 3년이 지난 어느 해였다. 생각지 않게 시작한 선 교관학교와 복음학교는 나의 관점을 바꾸었고 삶의 의 미를 바꾸어놓았다. 뒤섞인 퍼즐조각들이 하나의 그림 으로 정리되어 나타난 듯했다. 지금까지 신앙생활을 한 다고 하면서도 언제나 중심에는 내가 있었다.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하나님의 이름으로 집을 짓는데 실상은 나 를 위한 나의 집을 짓고 있었던 것이다.

하나님의 관점. 그리고 총체적인 복음. 성경이 달리 보였고 무엇을 설교 해야 하는지가 분명해 졌다.   이처럼 내 안에 커다란 변화가 일어나고 있을 때에 하 나님은 나를 후임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던 교회로 보내 셨다. 갑작스런 담임목사님의 소천으로 후임자를 결정 하지 못하고 진통을 겪고 있던 교회의 상황을 수습하라 고 말이다. 목자를 잃은 슬픔에서 벗어날 겨를도 없이 또 다른 고통을 껴안은 성도들을 보면서 하나님께 질문 하였다.
“주님! 왜 저입니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나를 이곳에 보내신 이유는 무엇입니까?”   사실 교회행정에 관한 지식이라고는 신학교에서 배운 것이 고작이고, 소심하고 말주변이 없는 나로서는 분쟁 의 틈바구니에 끼어들어 상황을 수습할 인물로는 결코 적합하지 않았다.  다행스럽게도 하나님의 응답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 다. 복음노트를 뒤적거리는 중에 한 줄의 문장이 튀어나 오듯 눈에 들어왔다. “세상이 널 필요로 하는 이유가 있 다면 네게 있는 복음 때문이다” 심장이 뛰었고 나도 모 르게 아멘을 외쳤다.

“주님 이것이군요! 이거라면 주님! 아멘입니다”   전체 성도들과 첫 대면하던 주일 아침! 첫 마디의 인사 가 그것이었다. “하나님께서 저를 이곳에 보내신 까닭은 분쟁을 조정하는 것이 아니라 다만 복음을 전하게 하기 위함입니다.”   문광교회에서 사역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십자가의 복음을 가르쳤고 하나님 나라를 선포 하였다. 하나님의 주인되심을 강조하고 아버지의 마음 을 품는 것이 교회의 사명임을 거듭 이야기하였다. 때로 는 삶에 지치고 고단해 하는 성도들을 보면 위장된 평안 이라도 말해주고 싶은 유혹도 있지만, 세상이 나를 필요 로 하는 이유가 복음 때문이라면 내가 강단에 서야 하는 이유도 다르지 않기에 다른 설교를 할 수가 없다.

성도들에게 복음 앞에 서는 기회를 주고자 선교단체의 여러 훈련 프로그램에 위탁하면서 성도들의 변화도 눈 에 띄게 달라졌다. 가장 큰 변화는 3년 만에 인도 선교사 로 헌신한 박 집사님의 변화이다. 선교사인 동생을 이해 하지 못하고 핍박하시던 분이 정작 자신이 선교사로 헌 신하신 것이다. 정말 주님이 하셨다.   자신을 위해서도 기도하지 못하는 성도들에게 만민을 위하여 기도하는 집이라 하였다. “너는 내게 부르짖으라 내가 네게 응답하겠고 네가 알지 못하는 크고 은밀한 일 을 네게 보이리라”(렘33:3) 소원성취와 문제해결을 위 한 기도의 근거로 써먹던 이 말씀이 무너진 하나님 나라 를 회복하시겠다는 하나님의 약속을 붙들고 기도하라는 말씀인 줄 안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선교지의 필요가 돈이 아니라 중보하는 교회의 기도가 우선임을 깨닫고 교파와 친분관계를 떠나 하나님 나라의 비전을 가진 분들과 교제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맺어 진 선교지의 편지는 게시판에 올려지고, 매주 주보에는 선교지의 기도가 번갈아가며 게재되어 광고시간에 읽혀 진다.

생각지도 않게 청소년 복음수련회 장소로 쓰임 받게 되면서 우리 교회가 복음을 영화롭게 하는 일에 작은 통 로가 될 수 있음에 감사하고 있다. 불편을 감수하고 기 꺼이 섬겨주시는 성도들 마음에 주님이 일하시고 계심 을 본다. 처음 부임했을 때에 두 줄 이상 기도하지 못하 던 청소년들이 이제는 하나님 나라의 주역으로 세워져 감이 너무 기쁘고 감사하다. 더 이상 마른 뼈가 아니라 여호와의 군대로 일어서는 아이들이다.

교회가 설립된 지 30년 만에 처음으로 비전트립팀을 구성하여 캄보디아로 다녀오게 하였다. 대부분의 교회 가 시행하는 프로그램과 같은 이벤트가 아니라 선교지 에서 행하시는 하나님의 마음과 열심을 보여주고 싶었 기 때문이다. 선교단체에서 배운 원리대로 팀을 구성하 고 강의와 기도를 통해 준비하게 하였다. 길지 않은 일 정이었지만 현지 선교사님의 아낌없는 섬김으로 그곳에 서 일하시는 주님을 경험하고 돌아왔다. 교회 안에서 언 제나 어른이었던 권사, 집사님들이 20대 청년 팀장의 지 도를 받는 일과, 처음으로 경험하는 팀 재정이 낯설었겠 지만 주님이 선하게 인도하셨고, 주님은 각 사람에게 당 신의 마음을 부어 주셨다. 모두가 주님이 하셨음을 고백 하였다.

하지만 하나님 나라의 부흥과 선교완성이라는 주제 앞 에 우리의 걸음은 너무나 더디고 서투르다. 화요일 저녁 마다 드려지는 열방을 위한 기도 시간에는 극히 제한된 사람들만 모인다. 그래도 결코 중단할 수 없는 우리의 기도이다. 때마침 시작된 느헤미야52기도를 통해 열방 을 위해 중보기도하는 것이 무엇인지 맛보아 아는 기도 자들이 하나 둘씩 세워짐에 감사하고 있다.  여전히 삐걱거리고 서툰 걸음이지만 주님께서 가신 길 을 따라가는 방향만큼은 결코 놓칠 수가 없다. 세상이 나를 필요로 하는 이유가 십자가 복음이듯이 교회의 존 재목적 또한 다르지 않음을 믿기에 말이다. 연약한 우리 를 통해 일하시는 주님을 찬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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