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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길 칼럼] 고린도 스타일 그리고 방탕함

김수길 제공

그리스 이야기 (6)

고린도는 아테네와 펠로폰네소스반도를 잇는 길목에 자리하여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교통의 요충지가 되어왔다. 사도 바울이 전도했던 고린도는 당시 그리스에서 가장 활발한 상업 중심지로 국제적인 도시였다. 고린도는 천혜의 지리적인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서쪽에는 이오니아해와 이탈리아로 향하는 레카이온 항구를 품고 있었고 동쪽으로는 아테네를 바라보면서 에게해로 나갈 수 있는 겐그레아 항구가 있었다.

고린도는 주전 8세기경 이곳으로 원정 온 도리아인들에 의해 국가가 세워지고 6세기경에는 그리스의 여러 도시 국가 가운데 가장 강력한 도시 중 하나가 되었다. 이후 페르시아와의 전쟁에서 위치의 중요성으로 어느 도시 국가보다도 인정받는 도시로 성장했다. 아테네와 스파르타의 30년 전쟁 후 그리스의 새로운 실력자로 등장한 마케도니아의 빌립 2세는 고린도에서 헬라동맹을 맺을 정도로 고린도를 인정했고 고린도는 전쟁에 지친 아테네와 스파르타를 앞질러 발전해 나갔다. 그러다 주전 146년 이 도시에서 로마 통치에 대한 반란이 일어나자 로마 집정관 무미우스(Mummius)의 군대는 고린도를 철저히 파괴하여 풀 한 포기 자라지 못하도록, 초토화시켰다. 그리고 이곳은 버려진 황무지로 방치되었다. 100년이 지난 후 주전 44년 로마의 새로운 실권자로 등장한 줄리어스 시저(Julius Caesar)는 고린도의 전략적, 상업적 중요성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기에 이전과 전혀 다른 새로운 로마의 대도시로 건설하였다. 다시금 고린도는 역사의 무대에 등장하면서 번영의 항구가 되었다. 이때의 건축 양식을 고린도 스타일이라는 명칭은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고린도에 있는 아프로디테 신전에서 수종을 드는 거룩한 신녀들(이에라 둘리 Ιερά δούλι)이라는 이름의 미인들이 있었다. 이들은 신전을 찾는 남성들과 종교적 행위로서 매춘 행위를 했다. 신전에 다녀온 후 얻은 병을 아프로디테 마이코 (Αφροδίτη Μάικο) Venereal Disease 성병이라고 불렸다.

현재 고린도는 신 고린도로 1858년과 1928년의 대지진 후에 세워졌다. 아테네에서 서남쪽으로 80Km 되는 거리에 있다. 고린도로 가는 길에는 마치 두부를 반듯하게 자른 듯한 고린도 운하를 지나야 한다. 사로닉만과 고린도만을 연결하는 운하 위로는 열차와 버스가 다니는 다리가 가로 놓여 있어 필로포네소스는 반도가 아닌 인위적인 섬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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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부를 반듯하게 자른듯한 고린도 운하. Unsplashsilversea

운하를 파서 고린도지협과 이오니안해와 에게해를 연결하겠다는 아이디어는 고대 고린도의 창설자인 참주(僭主) 페리안더(Periander)에 의해 최초로 이루어졌다. 그러나 이 과업의 장대함으로 그 시대에는 실현하지 못했다. 그 사이 많은 지도자들, 즉 알렉산더 대제, 칼리귤라 등이 운하 계획을 가졌으나 실현하지 못하고, AD 67년 네로황제 때 실제로 작업에 들어가 6000명의 유태인 노예를 동원해 건설을 시작했으나 곧 갈리아인들의 침입에 의해 중단되었다. 마침내 19세기(1883~93)에 가서야 프랑스 엔지니어회사에서 이 운하를 성공시킴으로서 2600년 만에 계획이 이루어졌다.

운하를 지나서 신 고린도 시내로 들어서면 바울 시대에 이탈리아와 이오니 아바다의 출구였던 레카이온 항구를 대신한 고린도 항구가 한 폭의 그림같이 다가온다.

오늘날 고린도에는 바울기념교회가 있다. 바울 사도의 유명한 고린도전서 13장이 그리스어 동판으로 기록되어 벽에 고정되어 있다. 그리고 맞은편에는 제1대 담임 교역자 사도바울을 비롯하여 현재까지 89대 담임 교역자의 이름 이 기록되어 있는 대리석이 붙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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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울기념교회의 벽에 고린도전서 13장이 새겨진 그리스어 동판에 부착돼 있다. 김수길 제공

그리고 교회 정면 문 위에 공간에는 두 사도의 모습이 모자이크로 그려져 있는데 한쪽은 열쇠를 들고 있는 사도 베드로의 모습이고 다른 쪽은 편지들을 손에 들고 있는 사도바울의 모습이다. 두 사도께서 이곳을 다녀가셨지만 한 번도 만난 적이 없기에 서로 맞은편에 세워져 있다는 교회 관리인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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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길 제공

복음을 위해 최선의 삶을 살다간 두 사도의 모습이 인상 깊은 신 고린도에서 바울사도의 흔적은 찾을 수 없지만 그가 기록한 고린도 서신의 수신지라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신 고린도는 여느 그리스의 도시들과 달리 보이는 곳이다.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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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길 선교사 | 총신 신학대학원 졸업하고 목사 안수를 받았다. 이후 GMS 선교사로 27년간 그리스에서 사역하고 있다.

[관련기사]
[김수길 칼럼] 천년의 전통을 지켜 온 동방 정교회의 성지 아토스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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