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에서 오순절, 침례교, 복음주의 루터교, 가톨릭 등 36개의 기독교 단체가 공동 선언문을 통해 남녀간 결혼에 대한 믿음, 퀴어 이론 반대, 아동 대상 트랜스젠더주의 반대, 대리모 제도 비판 등을 표명했다고 에반젤리컬 포커스가 최근 보도했다.
처치 무브먼트와 선교 단체들이 서명한 이 선언문은 “정부 기관이 특정한 의제를 시민이나 단체들에게 강요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정부가 시민과 단체의 종교적 신념이나 양심에 반하는 정책을 강요함으로써 종교의 자유와 양심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노르웨이의 한 언론인은 에반젤리컬 포커스와의 인터뷰에서 보수적 기독교인들의 이러한 공개적인 입장이 언론에서 많은 주목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노르웨이 기독교 신문 ‘다겐(Dagen)’의 토레 하얄마르 새빅(Tore Hjalmar Sævik) 기자는 “일반적으로 교단과 교인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기독교 매체 외에는 거의 보도되지 않는다. 그러나 수십년 전에는 그렇지 않았다.”이라고 말했다.
한편, 노르웨이 문화 및 평등부 장관인 루브나 자페리(Lubna Jaffery, 노동당)가 이 선언문에 반대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통신사 NTB와의 인터뷰에서 “이 선언문의 내용이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가 되는 내용이며, 특히 퀴어에 대한 수용과 이해의 부족이 그렇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 단체들이 되찾으려는 논의와는 거리가 먼 사회에 살고 있다. 트랜스젠더를 환영하지 않는 것은 교회들이 존중 있는 토론을 원한다는 그들의 바람과 충돌한다.”고 덧붙였다.
하얄마르 새빅 기자는 노르웨이 정부가 2023년에 엄격한 성전환 치료 금지 법안을 통과시켰으며, 이로 인해 “기독교 단체뿐만 아니라 전문 단체와 일부 인권 전문가들의 항의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정 과정을 거쳐 의회는 압도적인 찬성으로 표결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번 36개 기독교 단체의 선언에 반대 입장을 낸 것은 노르웨이 교회 감독인 올라프 픽세 트베이트(Olav Fykse Tveit)다.
국민의 절반 이상이 소속돼 있는 교회의 지도자인 그는 가톨릭과 복음주의자들의 공동 성명이 “기독교의 연합에 좋은 기여가 아니”기 때문에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노르웨이에서 가장 큰 기독교 교단인 ‘노르웨이 교회’의 대표이기도 한 픽세 트베이트는 또한 “성경을 잘못 사용했다.”며 신학과 의학의 불필요한 혼합이라고 비판했다. 픽세 트베이트는 2010년부터 2020년까지 신학적으로 급진적인 개신교 교회가 소속된 세계교회협의회(WCC)의 총무로 활동했다.
하얄마르 새빅 기자에 따르면, 성 정체성이나 성적 지향 문제와 관련된 사회적 논의가 노르웨이에서는 자유주의적이거나 급진적인 시각이 주도하고 있다. 특히 성 문제에서 보수적이거나 전통적인 기독교 입장은 노르웨이 사회에서 점점 주류에서 밀려나 주변적인 입장으로 취급되고 있다.
2017년, 노르웨이 교회는 동성 결혼을 위한 새로운 예식을 도입했다. 이 교회에 많은 노르웨이 성도들이 출석하고 있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이 진보적인 입장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며, 일부는 이러한 변화에 대해 비판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 특히 지난 10년 동안 노르웨이 사회에서 성 정체성과 관련된 급진적인 변화가 빠르게 진행된데 대해, 우려하거나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다수는 엘지비티(LGBTQ) 행사를 축하하고 엘지비티 커뮤니티를 지지하고 있다.0
새빅 기자는 “적어도 50년 동안의 발전을 고려할 때 보수적인 기독교인들의 경고는 대부분의 노르웨이 사람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새빅 기자는 다겐 신문에서 15년간 자신이 직접 경험한 사례나 사람들의 반응을 바탕으로 볼 때, 노르웨이 국민들 중 일부는 이러한 진보적인 정책에 대해 저항감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사람들이 엘지비티 이론이나 관련 정책에 대해 비판하거나 의문을 제기하면, 이에 따르는 사회적, 정치적 반발이 클 수 있다고 생각하여 발언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2022년 오슬로 프라이드 행사에서 이슬람 극단주의자의 테러로 인해 두 명이 숨지고 여러 명이 다친 사건 이후로 이런 민감한 주제에 대해 말하는 것을 더욱 꺼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성별과 성 정체성 다양성’에 대한 기독교 공동 선언문은 중요한 시점에 등장한 것으로 보인다.
새빅 기자는 “보수적 기독교 단체들은 통일된 목소리로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오순절에서 가톨릭 주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이 이번 성명에서 함께하고 있다는 점이 더 흥미롭다. 과거에는 주로 교리나 신학 해석의 차이가 교회 간 갈등의 주요 원인이었지만, 최근에는 성 정체성, 성별 다양성, 엘지비티 문제와 같은 사회적, 윤리적 문제들이 교회 간 새로운 분열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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