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금지법과 같은 악법 제정과 최근 동성 커플의 결합을 사실혼으로 인정한 대법원의 판결에 반대하는 한국교회의 열기는 뜨거웠다.
올해로 종교개혁 507주년 기념주일에 진행된 ‘10.27 한국교회 200만 연합예배 및 큰 기도회’는 주최 측 추산으로 현장참여 110만 명, 온라인 참여 100만 명을 넘어서는 예상을 훨씬 초과하는 규모의 성도들의 참여로 진행됐다.
차별금지법 등의 악법저지를 위한 연합예배로 열린 이번 집회에 대해 일부 차별금지법 제정을 찬성하며 동성애를 시대의 흐름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일부 기독교인들의 안타까운 반대가 있었지만, 한국교회 성도들은 성경의 가르침대로 우리 사회의 세속화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생각에 전국 곳곳에서 서울 시청 앞과 여의도 집회현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날 집회는 서울광장에서 남대문 서울역으로 이어지는 대로와 여의대로, 국회의사당 앞에 마련된 집회장과 인근도로는 앉고설 자리도 없을 정도로 빼곡했다. 이날 예배에 참여하기 위한 성도들의 참여로 대한민국 역사상 초유의 대규모 인원이 참가한 집회기록을 남기는 진풍경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오라 우리가 나라를 새롭게 하자’(삼상 11:14)를 주제 성구로 진행된 이날 연합예배는 공동대회장 정성진 목사(크로스로드 이사장)와 오정현 목사(사랑의교회 담임)가 모든 참석자들에게 함께 개회를 선언하자고 제안, 한목소리로 “한국교회 하나되어 200만 연합예배 개회를 선언합니다.”를 외치는 것으로 예배를 시작했다.
이날 예배를 위해 법무부장관과 국정원장을 역임한 김승규 장로가 대표기도를 드렸다. 김 장로는 “국가적으로 위중한 시기에 기독 성도들이 대한민국을 새롭게 하기 위하여 광장에 모였습니다. 우리는 머리에 핵을 이고, 등에는 수천 달러의 빚을 지고, 미래 세대는 그 허리가 휘어지게 되었습니다. 이 모든 것은 우리들의 죄 때문이오니 통회하는 마음으로 회개합니다.”라며 동성애 악법과 마약 중독, 낙태, 저출산, 이념 전쟁, 의료대란이 끝나게 해달라고 간절히 구했다.
첫 메신저로 나선 박한수 목사(제자광성교회 담임)는 ‘대한민국의 하나님, 응답하소서’(왕상 18:36)라는 제목으로 “대법원의 동성 파트너를 건강보험 피부양자로 인정하는 판결 이후, 열한 동성 커플이 동성결혼을 인정해달라고 가정법원에 소송을 시작했다.”며 “오늘 우리가 조롱을 당하고 세상의 손가락질을 받더라도 우리의 기도로 포괄적 차별금지법과 동성결혼 합법화를 막아내 우리 자녀들이 어려움을 받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 차례로 등단한 김양재 목사(우리들교회 담임)는 ‘돌이켜 살아나라’(겔 33:11)는 제목의 설교에서 “80년대는 산아제한으로 낙태가 ‘악의 평범성’으로 받아들여져 죄의식 없이 낙태할 시기에, 말기암으로 시한부생명을 선고받은 남편이 한때 산부인과 의사로 죄의식 없이 낙태수술을 집도한 데 대해 진심으로 회개하고 주님의 품에 안겼다.”며 “이제 하나님이 주신 생명을 반드시 지켜내기 위해 낙태를 막아내고, 하나님은 남녀의 연합인 결혼과 가정으로 생명을 시작하게 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김 목사는 “동성애자를 사랑합니다. 이들을 고쳐주시옵소서. 주여 살려주시옵소서. 주여 살려주시옵소서.”를 반복하며 깨어진 이 땅을 주님께서 고쳐주시도록 간절히 기도했다.
이날 이미 차별금지법 제정 등으로 혼란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영국에서 온 안드레아 윌리엄스 변호사(영국 윌버포스아카데미)는 ‘영국으로부터의 경고’라는 제목으로 “영국은 우리가 갖고 있는 기독교 유산을 부끄러워하는 나라가 됐다.”며 “태아를 죽일 권리를 법으로 지정하고, 남자와 남자가 여자와 여자가 결혼해 아이를 낳을 수 있으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혐오라는 이름의 굴레를 씌워 처벌하고 거리전도자는 감옥에 갇히고 직장에서 성경을 주거나 기도를 해주면 차별을 받거나 해고를 당하는 나라로 바뀌는데 25년이 걸렸다.”고 덧붙였다. “만약 한국이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면 모든 것이 빨리 이뤄지는 이 나라에서 불과 2~3년 사이에 이렇게 변하게 될 것”이라며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차별금지법 반대운동에 앞장서온 길원평 교수(한동대 석좌)는 “지난 7월의 동성 파트너에게 건강보험 피부양자격을 준 것은 동성애 파트너를 사실혼 관계로 인정, 동성결혼 합법화의 길을 연 것으로, 이는 사법부가 법률적 근거도 없이 판결해 국회의 입법권을 침범한 것”이라고 말했다. 길 교수는 또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의 평균 사생아 비율은 40%에 달하는데 우리나라는 2%밖에 안된다. 이는 우리나라가 OECD국가 가운데 매춘, 사촌 결혼, 동성결혼, 포르노, 대마초 등 5가지 분야를 모두 금지하는 나라이기 때문이며 이러한 음란과 쾌락을 법으로 금지하는 대한민국이 전 세계의 희망”이라며 “이러한 거룩한 나라를 지켜내야 한다.”고 밝혔다.
또 학생 신분으로 참가한 박애린(고2) 양은 “얼마 전 연합예배 반대성명을 낸 기윤실(기독교윤리실천운동) 관계자가 현행 교과서나 학교에서 동성애를 가르치지 않는다는 거짓말을 해서 깜짝 놀랐다.”며 “이미 학교에서 젠더 이데올로기를 가르치고, 또래 학생들은 동성애를 받아들이고 학교에서 당당하게 커밍아웃한 동성 커플 친구들이 있다.”고 말했다. 박 양은 “저는 크리스천으로 이 성경말씀대로 살고 싶다. 그리고 친구들에게 성경을 기준으로 진실이 무엇인지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리고 참석자들은 이날 사회자의 인도에 따라 침묵으로 나라와 교회를 위해 기도하는 ‘사일런스 피케팅(침묵시위)’을 펼치며, 조직위 측이 준비한 손피켓을 높이 들고 기도하며 한국교회의 뜻을 우리 사회에 드러내기도 했다.
또한 이날 조직위원회와 참석한 200만 성도는 대한민국을 새롭게 하기 위한 1000만 기독교인 1027 선언문을 채택하고 선포했다.
선언문은 우리의 가치관이 흔들리고 가정과 사회의 기초가 무너져가는 심각한 위기에 직면한 현재 이렇게 되기까지 역할을 다하지 못한 것에 대한 교회의 회개와 사회적 책임을 감당하고자 하는 결의를 담았다.
결의는 ▲생명의 나라를 위해 생명을 경시하며 가정을 붕괴시키고 역차별을 조장하는 동성혼 법제화를 반대하고 ▲자유의 나라를 위해 모든 국민이 신앙, 언론, 사상, 표현의 자유를 누리도록 하고 ▲창조의 나라를 위해 사회의 전 영역의 역동성이 보장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기 위한 정치, 경제, 문화, 영적 도약에 참여하고 ▲기적의 나라를 위해 우리 사회 갈등과 세대간의 단절, 지역간의 감정을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랑으로 해소되도록 교회가 역할과 책임을 다하자는 등의 의지를 담았다.
또한 대한민국 100만 성도의 이름으로 ▲정부에 대해 동성 결합을 사실혼 관계와 같게 취급하려는 국민건강공단의 위법한 업무지침을 즉각 개정하고 ▲성전환 수술 없는 성별 정정을 허용하거나 동성결혼 합법화의 길을 여는 판결을 하지 말며 ▲차별금지법과 같은 악법 제정을 중단하며 ▲초‧중등 교과서의 동성애 조장등의 내용을 삭제하고 건강하고 교육적인 내용으로 대체할 것을 요구했다.
한편, 이날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110만 목회자와 성도들이 초교파적으로 서울 도심에서 연합예배를 드렸지만, 예배가 끝난 후 질서정연하게 해산했으며 조직위 측의 안내대로 모든 참가자들이 자발적으로 쓰레기를 분리 수거해가며 깨끗하게 정리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여의대로와 국회의사당 앞 대로 한켠을 가로막고 마련된 집회장에서 참가자들은 1974년 엑스폴로 대회 등을 떠올리며 간간이 가랑비가 떨어지고 인터넷 회선장애로 대형전광판을 통한 중계가 끊어짐에도 불구, 전혀 요동치 않고 기도하며 대회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기도 했다.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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