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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규 칼럼] 내 곁에 서 계신 주님

Unsplash의 Chloe Si

이상규의 성경묵상7

딤후 4:9~18

“내가 처음 변명할 때에 나와 함께 한 자가 하나도 없고 다 나를 버렸으나, … 주께서 내 곁에 서서 나를 강건케 하심은 나로 말미암아 전도의 말씀이 온전히 전파되어 이방인으로 듣겍 하려하심이니”

딤후 4:16~17

혹시 살아가면서 인생의 외로움을 느낀 일은 없습니까? 주변의 모든 이들이 다 나를 떠나고 나 혼자 남아 있다고 느낀 일은 없습니까? 바울에게도 이런 경험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바울의 마지막 서신이 디모데후서입니다. 4장으로 구성된 이 책의 마지막 본문이 위에서 제시된 4장 9절 이하입니다. 바울은 디모데에게 “속히 오라”고 말하면서, 자신을 떠나간 이들을 열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는 13절에 보면 디모데에게 “드로아 가보의 집에 둔 겉옷”과 특히 가죽종이에 쓴 책을 가져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겨울 전에 어서 오라.”(21절)는 청을 보면 바울은 습기가 많은 지하 감옥에 갇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어떤 연유인지 알 수 없으니 바울은 자신의 겉옷을 가보의 집에 두고 미처 챙기지 못했음을 암시합니다. 또 여기서 말하는 가죽 종이에 쓴 책은 양피지에 쓴 구약을 의미하는 것 같습니다. 16절에서 바울은 그 주변에 사람들이 다 떠나갔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순교를 앞둔 지금 그는 외로운 가운데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울은 주님께서 함께 계신다는 사실을 말하면서 위로를 전하고 있습니다. 17절 서두에 “그러나”라는 말이 있으나 우리말 성경에는 번역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단어를 넣어 읽으시면 뜻이 더욱 분명해 집니다. 이전에 나와 함께 있던 이들이 다 나를 버리고 갔습니다. ‘그러나’ 주께서는 내 곁에 서 계시고 나를 강건케 하십니다 라는 뜻입니다. 사람들은 다 나를 버리고 갔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우리 곁에 계시고 우리와 함께 계시고, 강건하게 하셔서 주의 말씀을 담대히 증거하게 하신다는 것이 이 서신의 마지막입니다.

바울의 여정을 뒤돌아봅시다. 바울이 성경에 처음 등장하는 것은 사도행전 7장의 스데반의 순교 때입니다. 9장에서는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게 됩니다. 이때 바울은 극적인 변화를 겪습니다. 베스도 총독에게 심문을 받을 때(행 22장) 그리스도와의 만남은 자신의 삶의 일대 변화를 가져온 한편의 간증이 됩니다. 바울은 아라비아에서 침거하는 3년간 하나님을 깊이 묵상하며 신앙의 성숙을 이룬 것으로 보입니다. 그 후 안디옥교회의 부름을 받고 교회를 섬기던 중 성령님의 인도를 받고(행 13:2) 전도자로 파송됩니다. 그래서 세 차례의 전도여행을 통해 당시 세계로 복음을 전파합니다. 바울이 여행한 거리는 타스리알란 박사(Dr Mehmet Taslialan)에 의하면 약 2만 킬로미터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 전도 여행 중에 기록한 서신을 ‘여행서신’이라고 부릅니다. 데살로니가전,후서, 고린도전,후서, 갈라디아서, 그리고 로마서 등이 이 부류에 속하는데, 바울의 전기(前期)서신으로 분류됩니다.

전도 여행 후 바울은 유대인들의 오해를 받고 사형(私刑)을 맞아 죽을뻔했으나(행 21:27~36), 가이사랴의 백부장의 보호로 가이샤라로 호송되어 2년간 감금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바울이 무죄한 것을 알면서도 석방 시켜주지 않았습니다. 로마 시민권자였던 바울은 로마 황제에게 상소하였고, 로마로 이송됩니다. 이 여정이 사도행전 마지막인 27장과 28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때 바울의 나이가 60세 가량이었을 것으로 추측합니다. 로마에서 바울은 2년 동안 가택연금 된 상태였으나 내방자와 면접할 수 있었고, 비교적 자유롭게 복음을 전할 수 있었습니다. 이 2년의 기간을 보통 1차 투옥기라고 말합니다. 이때 쓴 서신이 옥중서신입니다. 그 후 바울의 행적은 신약의 여러 편린들을 통해 재구성할 수 있습니다.

바울은 석방되어 다시 복음을 전한 것으로 보입니다. “나를 위하여 처소를 예비해 달라”(몬 22)는 부탁은 석방을 감지하고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바울은 아마도 동부 지역과 서부의 스페인까지 다니며 복음을 전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 기간에 디도가 사역하던 그레데도 방문한 것으로 추측됩니다. 이 기간에 쓴 편지가 바울의 후기 서신에 속하는 디모데전서와 디도서입니다. 그러던 중 기독교에 대한 박해가 시작되었고, 바울은 다시 체포됩니다. 이것이 바울의 2차 투옥입니다. 이때의 상황은 1차 때와는 판이했습니다. 습기 찬 감옥은 외적인 환경이지만 그 주변에 있던 이들이 다 떠나갔습니다. 순교를 눈앞에 두고 있는 현실에서 외로움이 그의 환경이었습니다. 바울도 우리와 동일한 사람입니다. 그도 혼자 있을 때는 외로웠고, 고난당할 때 고통을 느꼈습니다. 주변에 있던 이들이 다 떠나가고 혼자 남았을 때, 그는 어떻게 했을까요? 그는 함께 계신 하나님의 임재를 고백하고 있습니다. 그는 사람의 위로에 연연하지 않고, 곁에 서 계신 하나님의 손길을 의식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것이 17절의 말씀입니다.

우리가 다 평안하고 안녕한 것 같지만, 뒤돌아보면 우리 안에 아픈 상처와 고통이 있고, 남 모르는 고뇌를 안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사별의 아픔도 있고, 병마와 씨름하며 힘겨운 나날을 보내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다 내 곁을 떠나고, 황량한 들판에서 홀로 겨울의 세찬 바람을 안고 살고 있다고 느낄 때가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사람들은 다 내 곁을 떠나도 하나님은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사실입니다. 바울에게는 이 확신이 있었기에 하나님은 내 곁에 서서 나를 강건케 하신다고 고백했던 것입니다.

이 세상에 어디에도 나 혼자 있는 곳은 아무 곳도 없습니다. 고난의 현장에 있을 때 내 곁에 계시는 주님을 바라보십시오.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서 방황하며 때로는 배신과 반역, 고통과 아픔을 체험했던 다윗은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하늘에 올라갈지라도 하나님은 거기 계시며, 음부에 내 자리를 펼지라도 거기 계시나이다. 내가 새벽 날개를 치며 바다 끝에 가서 거할지라도 곧 거기서도 주의 손이 나를 인도하시며, 주의 오른손이 나를 붙드셨나이다.”(시 139:8~10). [복음기도신문]

이상규 교수 | 전 고신대 교수. 현 백석대 석좌교수. 교회사가로 한국교회 사료 발굴에 기여했으며, 한국장로교신학회 회장과 개혁신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저서로 <한국교회와 개혁신학> 등 다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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