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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죽음에는 준비가 필요하다…‘좋은 죽음 7대 원칙’ 발표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연합뉴스

저출산과 고령화가 맞물리면서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초과한 ‘다사(多死) 사회’에 진입한 가운데, 전문가들이 우리 사회가 ‘좋은 죽음’을 지원하기 위한 기본 원칙을 정해 발표했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은 원탁회의인 ‘NECA 공명’에서 전문가들이 토론을 통해 합의한 결과를 담은 ‘우리 사회의 좋은 죽음(Good death)을 위한 7대 원칙과 16개 주요 사항’을 21일 발표했다.

NECA 공명은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보건의료 분야의 현안과 쟁점에 대해 의견을 공유하고 숙의하는 원탁회의 프로그램이다.

이번 프로그램에는 상급종합병원, 요양병원, 재택의료, 방문간호 등 다양한 임종 현장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들과 법학 및 생명윤리, 언론 분야 전문가 등 12명이 참여했다.

전문가들이 제시한 7대 원칙은 ▲ 사람을 중심으로 한 생애 말기 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 ▲ 생애 말기 돌봄 계획은 미리 수립한다 ▲ 환자의 자기 결정권을 보장한다 ▲ 전인적이고 통합적인 생애 말기 돌봄을 제공한다 ▲ 환자를 편안하게 하는 데 최우선적 가치를 둔다 ▲ 임종 단계에서 환자 요구와 선호를 존중한다 ▲ 양질의 생애 말기 돌봄을 위한 국가적 투자가 강화되어야 한다 등이다.

세부적으로는 기술 중심이 아닌 가치 중심의 생애 말기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와 관련한 대화가 환자와 가족을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원칙을 제시했다. 기준을 마련해 대상자를 찾아내고, 대상자에 대해서는 환자, 가족, 의사가 함께 논의해 사전 돌봄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생애 말기 돌봄 대화는 환자와 가족이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정기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중요한 의사결정은 의료진과 환자가 함께 하되 환자의 의견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원칙도 내놨다.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생애 말기 돌봄 네트워크를 구축해 효율적으로 환자에게 의료적·사회적 지원을 하고 숙련된 전문인력이 참여하는 다학제 돌봄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돌봄 참여 인력의 질을 높이기 위해 교육 과정을 개발하고 이들이 느낄 정서적 부담에 대한 대처방안을 마련할 것도 권고했다.

전문가들은 또 생애 말기 돌봄 서비스의 접근성을 개선하고 좋은 죽음을 위한 관련 법·제도 정비와 거버넌스 구축, 죽음이 삶의 일부라는 인식 확산 홍보 활동 강화 등도 제안했다.

한국은 2020년을 기점으로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초과했다. 2023년 한해 사망자 수는 35만명에 이르며, 20~30년 후에는 50~60만명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원칙을 발표하며 “우리나라는 매년 사망자가 증가하면서 죽음의 질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반면, 이를 지원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미비하다”며 “한국 사회는 죽음에 대한 논의나 준비를 미루는 문화가 있어 죽음에 대한 준비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 국민이 필요할 때 누구나 양질의 생애 말기 돌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실천해야 할 원칙을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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