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마가복음은 제자들이 예수님의 정체성과 가르침을 오해와 무지로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기술하고 있다. 예를 들어 제자들은 가버나움의 과거 영광을 얻고자 기도하시는 예수님을 방해하기도 하고, 바다 위로 걸어오시는 예수님을 유령으로 보았고, 오병이어의 기적을 나눈 사건도 금방 잊어버렸다. 그리고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죽음을 당하시는 이유를 알 수가 없었고, 마지막까지 서로 누가 더 큰 자인지 다투며 경쟁하거나, 유월절 만찬에서 고난의 잔의 의미도 모른 채 참여하였다. 심지어 가룟 유다는 예수님을 배반하여 유대 교권자에게 팔아 버리기도 하였다. 또한 예수님이 잡히시던 날, 나머지 제자들도 하나 같이 도망하였다. 심지어 베드로는 세 번이나 예수님을 부인하였다. 제자들은 예수님의 영광이 수난 이후에 주어진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했다. 예수님 방향과 제자들의 방향이 어긋나는 것으로 묘사되어 있다.
반어적으로 먼저 된 제자들(반면교사)과는 달리 주변에 머무르며 영성으로 제자도를 훌륭히 수행한 부류가 이 복음서에 등장하고 있다. 공동체에서, 사회에서 소외된 또 다른 진면교사들인 소경 바디메오, 여인들, 백부장 등의 제자들의 일에 버금가는 순종이 소개되고 있다.
소경 바디메오를 통해 제자가 된다는 것은 세상의 기준이 아니고 예수님이 누구인지를 제대로 파악하고 이해하는 것에 달려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예수님의 처형을 집행하는 백부장이 로마황제에게 줘야 할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고백을 예수님께 한 것은 예수님의 정체성을 바로 알고 최종적으로 재확인하는 고백을 이방인의 입술로 전한 획기적인 고백 사건이다. 그리고 등장하는 여인들(막달라 마리아 포함)에 의해 묵묵히 그 길을 따르며 빈 무덤이 지켜지며, 예수님의 부활소식이 남성제자들에게 전해졌다. 또한 전 재산 소유물을 헌물해 칭찬받은 이도 가난한 과부였으며, 남성제자들이 다 떠난 십자가 현장에서 끝까지 목도한 사람도 여인들이었다. 나중 된 자가 먼저 되는 신앙의 반전, 역설을 잘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이웃과 열방을 향해 참된 진면교사로서 제자도의 삶을 순종하며 나아가자! [복음기도신문]
글‧그림 서정일 선교사 | 영국 버밍엄/WEM소속/선교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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