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키나파소에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이틀간 수백명의 민간인들을 학살했으며, 여기에는 교회 예배 중이던 26명의 신자도 포함됐다고 크리스천포스트가 23일 전했다.
이번 공격은 이슬람 반군이 9년 전 활동을 시작한 이후 서아프리카 국가에서 일어난 가장 치명적인 공격 중 하나로 지목됐다.
박해 감시 단체 국제기독연대(CSI, Christian Solidarity International)는 지난 8월 말 부르키나파소 북부의 바르살로고(Barsalogho)와 서부의 사나바(Sanaba) 지역에서 총격사건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당시 무장 세력은 바르살로고 외곽의 마을 주민 수백 명에게 총격을 가했고, 다음 날 사나바의 한 개신교 교회를 습격했다.
바르살로고의 희생자들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부르키나파소군의 명령에 따라 참호를 파고 있던 중 기습을 당했다. 이슬람 무장단체인 알카에다(al-Qaeda) 계열 ‘이슬람과 무슬림 지원그룹'(Jama’at Nusrat al-Islam wal-Muslimin, JNIM)이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사망자 수는 최대 400명에 달하며, 많은 이들이 부상을 입고 병원 치료를 필요로 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나바에서 희생된 이들은 지난 8월 25일 주일 예배에 참석한 ‘기독교 연합 복음주의 교회(Christian Alliance Evangelical)’ 성도들이었다. 이후 현장을 방문한 부르키나파소 수도인 와가두구(Ouagadougou) 지역의 목회자에 따르면, 무장 세력이 26명의 기독교인 남성의 손을 묶고 목을 졸라 살해했으며, 생존자들은 지역 학교로 피신했다.
이 혼란 속에서 미셸린(Micheline)이라는 어린 소녀는 오른쪽 다리에 총알 세 발을 맞고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현재 그녀는 위탁 가정에서 회복 중이며 학교로 돌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목사는 전했다.
바나바에이드(Barnabas Aid)에 따르면, 무장 세력은 여성과 어린이를 남성들과 분리한 후 남성들을 처형했다. 공격 후 그들은 집을 불태우고 가축을 훔쳤으며, 사제 폭발물에 의해 무장 세력 두 명이 사망하는 사고도 발생했다.
사헬 지역의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 반란은 2012년 말리에서 시작돼 다른 국가로 확산됐다. 알카에다와 아이시스(ISIS·이슬람국가)와 연계된 단체를 포함한 다양한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들은 정부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이슬람 율법에 따라 통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분쟁으로 인해 부르키나파소 정부는 영토를 통제하는 데 고군분투하고 있으며, 이번 분쟁은 부르키나파소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분쟁 감시단체인 ‘무장 분쟁 위치 및 사건 자료 프로젝트(ACLED·Armed Conflict Location and Event Data Project)’에 따르면, 부르키나파소의 분쟁은 2023년 급격히 악화돼 약 8000명이 사망했다. 현재 정부군은 국가의 약 60%를 통제하고 있다.
반란으로 인해 200만 명 이상이 집을 떠나야 하는 등 대규모 인구 인동이 발생했다.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들은 기독교인과 교회를 여러 차례 표적으로 삼았으며, 지난 2월에는 우달란주에서 미사를 드리던 가톨릭 신도 최소 15명을 살해했다. 5월에는 세례식에 참여하던 15명의 신도가 살해당했다.
지난주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보고서를 통해 부르키나파소의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들이 “민간인에 대한 공격을 급격히 확대하고 마을 주민, 피난민, 기독교인들을 학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HRW는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민간인에 대한 공격을 목격한 31명을 인터뷰했다.
HRW의 사헬 지역 선임 연구원인 일라리아 알레그로치(Ilaria Allegrozzi)는 성명을 통해 “우리는 부르키나파소에서 매우 우려할만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폭력이 급증하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 이들이 마을 사람, 예배자, 피난민을 학살하는 행위는 전쟁 범죄일 뿐만 아니라 인간의 존엄성을 무참히 짓밟는 잔인한 행위”라며 “이슬람 무장단체의 지도자들은 민간인에 대한 이러한 치명적인 공격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복음기도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