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남쪽에 접한 조지아 공화국 의회가 서구의 동성애 지지 입장을 거부하고 전통적인 가족 가치를 지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라이프사이트에 따르면, 지난 9월 17일 조지아 의회는 유럽연합(EU)의 압력을 거부하고 84대 0으로 반 엘지비티(LGBT) 법안인 가족 가치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에는 연례 행진을 포함한 이른바 ‘프라이드’ 행사와 같은 공공장소에서의 LGBT 관련 행사 금지 및 영화와 책에서 트랜스젠더와 기타 성적 행태를 법적으로 검열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미 조지아의 민법은 결혼을 남성과 여성 간의 결합으로 정의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표결은 서구의 지원을 받는 야당에 의해 보이콧됐다. 의원들이 투표를 하는 동안 소수의 친 LGBT 시위대가 의회 밖에서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이에 유럽연합(EU)은 조지아의 유럽연합 가입 절차가 사실상 중단됐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조지아 당국이 EU와의 통합 노력을 재개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살로메 주라비치빌리(Salome Zourabichvili) 조지아 대통령은 법안에 서명할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으며, 만약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더라도 집권당이 이번 표결에 충분한 표를 행사함에 따라 거부권을 무효화시킬 충분한 지지를 확보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러시아와 가까운 정책을 펼치고 있는 이라클리 코바히제(Irakli Kobakhidze) 총리가 주라비치빌리 대통령 대신 법안에 서명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이 법안과 유사한 법안이 몇 년 전 러시아에서 통과된 바 있다.
이 법안의 통과는 조지아가 서구와 함께하지 않겠다는 최근의 또 다른 신호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서구는 조지아를 오랫동안 EU에 가입시키려 시도했으며, 때로는 무력을 동원하기도 했다. 2003년에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지원한 ‘장미 혁명’이 그 예다.
또한 6월 조지아 의회가 비정부기구(NGO)와 미디어 단체들이 외부 자금으로 20% 이상을 지원받을 경우 정부에 등록하도록 요구하는 ‘외국 영향력’ 법안을 승인했다. 이에 수천 명의 시위대는 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라며 거리 시위에 나섰으며, 일부 지리정치 분석가들은 이 시위가 미국의 지원을 받아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또 다른 색깔 혁명이 일어날 수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앞서 2023년, 미국 국제개발처(USAID) 관리인 사만다 파워는 이 법안이 민주주의와 자유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비난한 바 있다.
이번 가족 가치 법안의 통과에 대해 EU 외교관인 조셉 보렐(Josep Borrell)은 엑스(X) 게시물에서 불만을 표출했다. 그는 이 법안이 “국민의 기본권을 훼손하고 차별과 낙인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이 조치가 “조지아가 EU와의 협력과 통합의 경로에서 더 멀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용어 해설
장미 혁명은 2003년 조지아에서 부정선거와 부패에 반발해 일어난 비폭력 정치 혁명이다. 시위대는 장미를 들고 평화적으로 거리에 나와 당시 에두아르드 셰바르드나제 대통령의 사퇴를 요구했다. 결국 셰바르드나제가 사임하고, 새 선거에서 야당 지도자였던 사카슈빌리가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이후 조지아는 친서방, 친유럽 정책을 추구하며 개혁을 이어갔다. 장미 혁명은 구소련권 국가들에서 민주주의와 자유를 촉진하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평가받고 있다.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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