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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구 칼럼] 유산 남기기

unsplash의 James Wheeler

마틴 루터 킹(Rev. Martin Luther King, 1925~1968) 목사는 미국의 민권 운동가요 위대한 설교자요 연설가이다. 그는 1963년 8월 28일 워싱턴의 링컨 메모리얼 앞에서 불멸의 메시지인 <나는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I have a Dream)>라는 메시지를 했었다. 그의 인종차별 철폐에 대한 위대한 메시지는 한 사람에게 꿈을 심어 주었고, 결국 오바마 대통령을 탄생시켰다. 그런데 킹 목사가 민권운동과 전도 운동에 사용되었던 성경과 1964년 노벨 평화상 메달에 대한 소유권을 두고 아들 형제 간에 유산 싸움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킹 목사의 아들들이 서로가 자기의 것이라고 주장하는 바람에 결국 법정에서까지 서로 다투고 있다는 것이다. 소식에 의하면 킹 목사의 아들 킹 3세와 그의 동생인 텍스터 스콧 킹이 운영하는 마틴 루터 킹 재단은 그들의 누나가 관리해 왔던, 킹 목사의 성경과 노벨상 메달을 돌려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렇게 형제들이 법정으로 싸우는 것은 그것이 엄청난 돈이 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결국 철없는 자녀들의 일그러진 욕망 때문에 위대한 설교자요, 민권 운동가인 마틴 루터 킹 목사를 세상 한가운데 욕보이고 있다.

킹 목사가 담임했던 에베네저 침례교회의 부목으로 있었던 맥도날드 목사는 킹 목사의 자녀들의 유산 싸움을 보고 “성경과 노벨상 메달을 판다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다. 그 둘은 민권운동에 가장 중요하고 가치 있는 유물이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의 말을 빌리자면 킹 목사가 사용했던 성경은 100만 달러, 노벨 평화상 메달은 1,000만 달러로 평가한다는 것이다. 중요한 역사적 보물이 경매장(Auction)에 나오면 그 값은 훨씬 더 올라갈 수 있다. 필자는 역사적 개혁주의 신학과 신앙과 교회사 자료를 찾으려고 50년 동안 유럽과 미국을 다니면서 여행을 해봤다. 한국에서는 여러 해 전에 <김소월>의 <진달래>라는 작은 시집은 1억 대가 훨씬 넘게 낙찰된 사례도 있다. 유산에는 동산도 있고 부동산도 있다. 부동산에는 아파트나 전답이 있지만, 동산 가운데는 역사적 가치가 있는 유물이 있다면 그것은 어마 무시한 가격이 된다.

한국에는 전직 대통령 아들들도 선친의 명예를 생각지 않고 부친의 재산 상속문제로 법적 다툼을 하고 있는 볼 쌍스러운 사건이 계속되고 있다. 그뿐 아니라 한국의 대기업 총수들 자녀들의 상당수가 유산 분배로 재판 중인 것도 많다고 들었고, 유명 연예인들 중에는 재산 분배로 변호사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에 일본이나 한국에서는 부모의 재산을 바라보고 부모가 죽을 때까지 눌러앉아 있는 캥거루족도 많이 있다. 또한 정당한 노력과 근로의 대가 없이 일확천금을 노리는 젊은이들도 많다. 그래서 형제들끼리, 자매들끼리 피 튀기는 소송전도 불사하는 것이 오늘날 한국의 현실이다.

한편 한국의 원로 언론인 김경래 장로는 <유산 남기지 않기 운동>을 수십 년 전부터 해 오고 있다. 유산 남기지 않기 운동은 자기와의 싸움으로 보고, 이 세상에서 가치 있게 여겨지는 것들을 과감하게 상대화할 수 있는 용기 있는 사람이어야 유산을 남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재물을 모으기 위해서는 정신적, 육체적 노동이 필요하다. 때문에 정당한 노력의 대가로 얻은 재물은 귀하다고 할 것이다. 반면에 불로소득은 어떤 경우라도 정당화될 수 없고, 유산 상속은 불로소득 가운데 하나인 것이다. 유산 분배 때문에 혈육간 법정 투쟁이 일어나고, 살상까지 일어나는 형편이다. 유산 남기지 않기 운동의 대부분은 기독 실업인들이 앞장서고, 변호사, 판사, 교수, 의사, 문화 예술인들 다수가 참여한 바 있었다. 이것은 성경적 세계관을 가진 사람들이나 할 수 있는 일이다. 우리가 소유하고 있는 모든 재화는 결국 <하나님의 선물>이라는 사상이었다.

독자들에게 양해를 구할 것은 지금부터 나와 우리 가정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나의 신앙 간증이라 생각하고 끝까지 읽어주기 바란다. 나는 결혼할 때 50호 정도 사는 농촌 개척교회 목사였다. 사례금 5천 원에 쌀 한 말이 고작이었다. 사택이라고는 한 칸짜리 초가집 오두막이었다. 참으로 찌들게 가난했고 부모로부터 받은 유산은 숟가락 하나도 받은 적이 없었다. 그런 가운데 가정을 일궈 56년 동안 하나님의 은혜로 유학을 다녀와서 교수로, 총장으로 살았고 지금 여기까지 왔었다. 얼마 전 나는 50여 년 동안 준비해 왔던 1500년대에서 1900년대까지 값으로나, 가치로나 도저히 매길 수 없는 귀중한 기독교 자료를 전부 나의 모교에 아낌없이 기증하겠다고 서약식을 했었다. 그런데 그 이후에 내게 찾아온 마음의 평화로 이루 말할 수 없이 행복했다.

지난 주말 아내의 산수연(팔순 잔치)을 조그마한 식당에서 가졌다. 그런데 그 예배 중에 아주 특이한 순서 하나가 있었다. 그것은 <유산 전달식>이라는 것이었다. 그 유산은 황금 보자기에 싸여 있었는데 7kg짜리의 묵직한 보따리였다. 나는 아들, 딸, 손녀에게 “베드로가 성전 미문에 구걸하는 걸인에게 은과 금은 없으나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걸으라 한 것처럼, 이 보따리 속에 있는 것은 은도 아니고 금도 아닌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이 쓰여져 있다. 엄마가 약 6년 가까이 영어 성경 NIV(New International Version)을 창세기에서 계시록 마지막까지 대학노트에 볼펜으로 꾹꾹 눌러서 쓴 육필성경이다. 시편119:105절에 주의 말씀은 내 발에 등이요, 내 길에 빛이라고 했으니, 너희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이 등이 되고 빛이 되기 바란다. 이것이 엄마가 너희들에게 주는 유산이다!”고 했다. 함께한 모두가 숙연했고, 모두가 <아멘>으로 화답하는 감동의 순간이었다. 대학노트에 쓴 영어 필사 성경은 2756(신약607, 구약2149)페이지나 되었다. 4권으로 제본해서 묶은 것이었다.

「자녀에게 남기는 유산 중의 최고의 유산은 바로 <신앙의 유산>이 아닐까?!」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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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구 박사 | 전 총신대. 대신대 총장. 40여년간 목회자, 설교자로 활동해왔으며, 최근 다양한 국내외 시사를 기독교 세계관으로 조명한 칼럼으로 시대를 깨우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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