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복음주의 선교대회인 서울-인천 제4차 로잔대회가 222개국 50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22일 개막됐다. 또 이날 ‘교회여, 함께 그리스도를 선포하고 나타내자’라는 주제로 열린 이 대회의 성격을 가름할 서울선언문이 공개됐다.
선언문은 서문에 이어 복음, 성경, 교회, 인간, 제자도, 열방의 가족, 기술 등 7가지 영역을 중심으로 각 주제의 의미와 이 시대 기독교계의 사명과 역할, 방법론 등을 제시했다.
선언문은 먼저 서문을 통해 1974년 제1차 로잔대회에서 150개국 2700명의 교회 지도자들이 모여 온 교회가 온전한 복음을 온 세상에 전해야 한다는 공동의 신념을 확인한 이후, 수백만 명이 복음을 받아들이고 전례 없는 교회 성장을 이루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50년간 세계 교회는 신자들이 성경적인 세계관을 갖도록 돕는데 필요한 가르침을 제공하지 못했으며, 새 신자들이 급진적인 제자도를 향한 그리스도의 부르심에 순종하도록 양육하는데 실패했다고 고백했다.
선언문은 ‘복음: 우리가 살고 전하는 이야기’에서 복음은 공식이나 일련의 종교적 사상이 아니라 삶을 변화시키는 능력과 좋은 소식을 전하는 이야기로, 우리는 누구이며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 어디로 가는지를 말해주고 있다고 정의했다. 2010년 케이프타운 서약에서 밝혔듯이 하나님의 선교 이야기는 우리의 정체성을 규정하고, 우리의 선교를 주도하며, 그 결말이 하나님 손에 달려있음을 확신하게 한다고 정의했다.
이어 ‘성경: 우리가 읽고 순종하는 성경’에서 로잔운동의 기둥은 교회와 선교, 기독교인의 삶을 위한 유일한 신앙과 실천의 원칙인 하나님의 권위 있는 말씀으로서 성경에 대한 확고한 헌신이라고 선언문은 제시했다. 그러나 이러한 성경관이 항상 신실한 성경해석을 낳은 것은 아니며, 상충되는 해석으로 하나님의 영광과 복음의 진리를 증거하는 교회의 효율성이 위협받고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교회가 성경은 인간의 말로된 하나님의 말씀이며, 성령의 조명을 받아, 전통과 연결하며, 지역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성경의 본질뿐 아니라 모든 시대와 장소에서 성도의 교제와 함께 성경을 신실하게 읽어야 한다고 밝혔다.
선언문은 ‘교회: 우리가 사랑하고 세우는 하나님 백성’에서 우리가 교회를 어떻게 상상하는지 매우 중요하지만, 그동안 교회가 무엇인지, 기독교인의 삶에서 교회가 차지하는 중요성, 교리와 세상과의 관련성에 관한 합의를 내리지 않아, 그리스도와 복음의 가치를 왜곡하는 비정상적인 형태의 교회에 길을 열었다고 밝혔다. 이에 오늘날 기독교인에게 교회는 하나님 백성의 교제이며, 교회는 하나이며 거룩하고 보편적이며 사도적 공동체라고 정의했다. 또한 교회는 예배로 모일 때 성장하며 다양하지만 신실한 방식으로 그리스도를 나타내며, 교회의 선교를 그리스도의 제자를 삼는 것이라는 성경적 이해가 필요하다고 정리했다.
‘인간: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되고 회복되는 존재’에서 선언문은 오늘날 ‘인간이 된다는 것의 의미’를 질문하는 이 시대에 인간에 대한 기독교 교리를 제시했다. 즉, 성경은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되었으며, 은혜로 그리스도의 형상을 닮아 회복된다고 가르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 ‘인간’ 항에서 ‘하나님의 형상과 인간의 섹슈얼리티’라는 별도의 주제 아래 ▲성 정체성, ▲결혼과 독신, ▲동성 성관계에 대한 기독교적 관점을 제시하고 있다.
먼저 ▲성 정체성에 대한 기독교적 이해에서 인간은 남성과 여성이라는 명확하게 식별 가능한 특징을 가진 성적 존재로 창조되었으며, 창조성과 무관하게 젠더를 결정할 수 있다는 개념의 성적 지향성(섹슈얼리티)은 왜곡된 개념이며 상황과 경험에 따라 성별 표현이 달라진다는 성별 유동성 개념은 거부한다고 밝혔다. 또한 ▲결혼과 독신에 대한 기독교적 이해에서 결혼은 한 남자와 한 여자의 배타적 결합이며, 성관계의 유일한 합법적 상황인 결혼을 벗어난 성관계는 죄악으로 강조했다. 또한 ▲동성과 성관계에 대한 이해에서는 성경에서 여섯 차례(창 19:1-3, 레 18:20, 20:13, 롬 1:24-27, 고전 6:9-11, 딤전 1:9-11)나 나올만큼 동성 간의 성적 친밀감은 인류 문명만큼 오래됐으나 이는 도덕적으로 악한 상태이며, 바울은 동성애를 성적인 범죄이며 이런 행위자를 범법자, 반역자, 무종교적인 사람이라고 부른다고 밝혔다.
따라서 동성 파트너십을 결혼으로 정의하려는 교회 내 모든 시도를 애통한 일이며, 이를 창조주의 선한 설계를 왜곡하는 행위로 ‘죄악’이라고 규정했다. 또한 지역 교회는 동성애적 매력을 경험하는 신자들의 존재를 인정하고, 이들을 목회적 돌봄의 대상으로 여겨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자도: 거룩함과 선교에 대한 우리의 소명’항에서 선언문은 제자됨을 그리스도의 성육신, 삶, 죽음, 부활, 승천의 좋은 소식에 부합한 삶의 본으로 형성되는 것이며, 선교는 하나님과 이웃에 대한 사랑이 한마음으로 연합된 제자 형성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우리는 교회에서 잘못된 재정 관리, 성추행과 학대, 지도자의 권력 남용 등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의 아픔을 외면하고 이를 은폐하려는 우리의 죄를 탄식하며 겸손히 회개한다고 고백했다. 그리고 제자는 복음으로 삶이 변화된 사람이며, 이러한 변화는 우리가 죄를 회개하고 복음을 믿을 때 시작된다고 말했다. 또한 선교의 올바른 목표는 좋은 소식을 듣고 믿는 사람들이 주님이 가르친 모든 것에 순종하는 제자로 살기 위한 변화라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지역 교회는 십자가에 못 박히신 그리스도의 메시지에 부합하는 삶의 형태를 공동체 생활에 반영하도록 노력할 때 성장하고 성숙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열방의 가족: 우리가 인식하고 그들의 평화를 위해 섬기는 분쟁 중인 민족들’항에서 선언문은 복음을 통한 하나님의 목적은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민족이 상호 간의 축복을 하는 관계로 화해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그러나 교회가 항상 세상에서 교회의 존재를 규정하는 특성으로 그리스도의 평화를 존중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교회가 선포하는 복음을 더럽히는 행위에 대해서 즉, 폭력을 옹호하고 전쟁을 조장하는 활동과 사업에 대해서는 분명히 교회가 관여한 역사적 사례가 있다고 밝혔다.
현재 전 세계에서 발생한 100건이 넘는 무력 분쟁 가운데 지금도 진행중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가자지구의 전쟁이 주목을 받고 있지만, 시리아, 미얀마, 수단, 에티오피아, 또 한반도에서 일어나고 있는 ‘잊혀진 전쟁’도 소개했다. 이때 우리 교회가 침묵하며 민족주의를 조장하거나 신학적 정당성이 결여된 갈등을 부당하게 지지해 폭력을 규탄하고 제지하지 못한 것을 회개한다고 밝혔다. 또한 서울-인천에서 열리는 이 대회에서 북한과 남한에 그리스도의 평화와 빛이 한반도와 이 국민에게 임하도록 기도할 것을 다짐하며, 북한 정부의 기독교 형제자매들에 대한 박해가 종식되기를 촉구했다.
선언문은 마지막 항인 ‘기술: 우리가 분별하고 관리하는 가속적 혁신’에서 기술 발전으로 인한 급격한 변화는 사회와 지구에 미치는 영향 측면에서 도덕적, 윤리적 우려를 불러일으켰다고 밝혔다. 이때 성경적 지혜의 도움으로 교회가 복음 전도와 제자도를 가속화하는 방법을 포함, 신흥 기술의 도덕적, 윤리적 함의에 관하여 분별력 있고 분명하게 판단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특히 죄가 인간 활동의 모든 측면에 영향을 미치므로 죄의 영향이 기술 사용뿐만 아니라, 혁신 자체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강조했다. 이때 기독교인은 기술을 예언자적으로 비판하고 관여하도록 부름받았으며, 모든 교회와 지도자들이 디지털 시대의 기술을 제자훈련에 활용할 것을 요청했다.
이와 함께 기독교인은 자연이나 인간 본성이 인간의 자유를 제한하도록 허용해서는 안된다고 선언문은 밝혔다. 유전자 치료나 인공지능의 잠재력은 엄청나지만, 이 기술 적용에는 여러 가지 윤리적 질문이 따르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선언문은 기술이 이전에 접근할 수 없었던 지역으로 복음의 범위를 넓히고 성경 번역 사역을 촉진하며 하나님 백성의 이동과 사역을 촉진한 것을 기뻐하며, 기술적으로 진보된 세상에서 복음으로 동기를 부여받은 신실한 기술의 청지기가 그리스도를 따르고 증언하는 세대를 돕게 되기를 기도한다고 끝을 맺었다.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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