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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GC 칼럼] 우주의 지배자 그리스도를 드러내는 기이한 디테일

Unsplash의 Mads Schmidt Rasmussen

좋은 스토리에는 종종 기이한 디테일이 들어 있다. 하지만 처음에는 이상하고 무작위로만 보이던 게 나중에 흥미롭고 통찰력 있는 내용으로 밝혀지기도 하는데, 예를 들어, 백 투 더 퓨처 3부에서 닥 브라운이 쓴 스카프가 2부에서 그가 입었던 셔츠와 같은 소재로 만들어졌다는 디테일이 여기에 해당한다. 더 큰 내러티브에 비추어 볼 때 평범한 천 조각마저도 새로운 의미를 갖는다.

마가복음 16장에도 이와 비슷한, 이상하지만 중요한 디테일이 들어있다. 명확한 부활의 모습이 없는 마가복음 엔딩(1~8절)은 일부 주석가들에게 오랫동안 문젯거리였다. 마가복음과 달리 마태, 누가, 요한은 예수님이 제자들과 두 여자에게 나타나신 사건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마가복음 엔딩에서 만나는 이상한 세부 사항 하나가 어쩌면 이 복음서에 굳이 예수님의 부활 후 모습이 없는 이유 중 하나에 해당하는지도 모른다. 혹시라도 천사의 수수께끼 같은 자세가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지 않을까?

자세한 묘사

마가복음 16장은 세 여인, 막달라 마리아, 요한과 야고보의 어머니 마리아, 살로메가 주일 새벽에 예수님의 무덤으로 가는 장면으로 시작한다(1~2절). 여인들은 무덤을 봉한 큰 돌을 놓고 고민한다. 하지만 그들이 도착했을 때 놀랍게도 돌은 이미 굴려져 있었다(3~4절).

여인들은 무덤으로 들어가 “오른쪽에 앉아 있는 청년[kathēmenon en tois dexiois]이 흰 옷을 입고 있는 것을 보았다”(5절). 마가는 여기서 세 가지 생생한 세부 사항을 밝힌다. 한 사람(“청년”), 그 남자가 입은 옷(“흰 옷”), 그리고 그 남자의 자세와 위치(“오른쪽에 앉아 있음”)이다. 

반복 표현

이러한 구체적인 세부 사항은 이 이야기가 세 여인의 확실한 목격담을 근거로 한다는 사실을 강조하지만, 마가가 이를 언급한 데에는 또 다른 중요한 이유가 있는지도 모른다. 단지 상징적 의미 때문에 마가는 천사가 “오른쪽에 앉아 있다(kathēmenon en tois dexiois)”는 이상한 세부 사항을 포함했을 수도 있다.

이 문구의 문자적 번역은 “오른쪽에 앉아 있다.”이다. 종종 형용사 “오른쪽(dexios)”은 그 자체로 의미가 충분하기에 명사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따라서 어떤 명사가 암시되었는가는 맥락에 따라서 결정된다(예: 마 6:3; 막 10:40; 눅 1:11). 마가복음 16장 5절에서 “오른쪽” 아마도 무덤 안에 있는 의자(bench)의 “오른쪽”을 의미할 것이다. 하지만 “오른쪽에 앉다.”는 마가복음에서 두 번 더 나온다.

다윗이 성령의 감동을 받아서 친히 이렇게 말하였다. ‘주님께서 내 주께 말씀하셨다. 내가 네 원수를 네 발 아래에 굴복시킬 때까지, 너는 내 오른쪽에 앉아 있어라[kathou ek dexiōn].’ (12:36)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바로 그이요. 당신들은 인자가 전능하신 분의 오른쪽에 앉아 있는 것과[ek dexiōn kathēmenon], 하늘의 구름을 타고 오는 것을 보게 될 것이오.” (14:62)

이 두 구절은 시편 110:1의 그리스어 번역의 핵심 예언을 인용한다. “내가 네 원수를 네 발 아래에 굴복시킬 때까지, 너는 내 오른쪽에 앉아 있어라[Kathou ek dexiōn].” 시편 110편은 선재하고 신성한 인물, 메시아 즉위에 대한 예언이다. 역사의 마지막에 등장하는 이 인물은 하나님의 모든 원수들을 다스릴 것이다(2, 5~6절).

의도된 암시? 그렇다! 

천사의 수수께끼 같은 자세도 시편 110편을 암시하는 걸까? 시편 기자의 위대한 예언을 예수님이 처음 성취하신 것을 상징할까? 그렇다면, 의자 오른쪽에 앉은 천사는 아버지의 오른쪽에 앉으신 예수님을 상징한다. 

이 결론에 대한 추가 근거가 본문에 있을까? 위에서 언급했듯이, 마가는 본문에서 시편 110편을 두 번 인용한(12:36; 14:62) 다음 마지막에 미묘하게 다시 암시한다. 또한 예수님이 변화산에서 입었던 것과 똑같은 “흰 옷”을 입고 있다는 점도 고려하라(9:3). “오른쪽에 앉았다.”는 건 결코 스쳐 지나가는 세부 사항이 아니다. 절대 아니다. 천사의 모습은 마가복음 메시지의 핵심이다. 

마가는 예수께서 이스라엘의 왕 또는 “메시아”이자 신성한 “하나님의 아들”(1:1)임을 보여주기 위해 복음서를 썼다. 승천까지는 아직 몇 주가 남았지만, 그리스도의 신실한 사역, 죽음, 부활은 이미 그로 하여금 아버지의 “오른편”에 앉을 자격을 갖추도록 했다. 부활하신 후, 예수님은 하나님의 모든 육체적, 영적 원수들은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죽음 자체를 다스리기 시작하셨다.

이런 추론이 터무니없는 것처럼 보이는가? 신약에서 시편 110:1이 갖는 두드러진 위치를 생각해 보라. 신약이 언급한 구약의 모든 암시와 인용 중에서 시편 110:1이 가장 많이 언급된 구절이다. 시편 110편이 압도적으로 영향력 있는 예언이었음을 확신할 수 있다. 또한 구약에서는 “주님의 천사”가 지상에서 하나님의 독특한 대표자로서 기능하는 사례가 있다(예: 출 3:2; 23:20; 민 22:22~27; 사 6:11~12; 13:20~21). 천사는 주님께서 하시는 일을 한다. 

이상한 디테일에 주의를 기울이라 

지금까지 살펴본 마가복음 서사에 담긴 이 독특한 요소에서 알 수 있는 건 무엇일까? 복음서 저자들은 가장 적절한 정보만 자신들의 서사에 포함했다는 점이다. 그들은 자기들이 알고 있는 모든 역사적 세부 사항을 다 서술하지 않았다. 

예를 들어, 마가복음 16:5의 무덤에는 천사가 한 명이다. 그러나 누가복음 24:4에는 두 명이 있었다고 한다. 이게 모순일까? 결코 아니다! 마가는 결코 천사가 한 명뿐이라고 주장하지 않는다. 그는 단지 한 천사에게만 주목한 것이다. 특정 천사가 그 장면에서 어떻게 기능하는지에만 집중했다. 복음서 저자들은 이처럼 해석적 가치가 있는 세부 사항만 포함했다.

복음서 저자들이 제공하는 모든 정보가 하나같이 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기억하면 성경을 읽을 때 많은 도움을 받을 것이다. 복음서를 펴서 일단 각 장면을 점검하고 다음 질문을 던지라. 이 이야기는 어디에서 일어나는가? 이 사건에는 누가 등장하는가? 말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말하는 내용은 무엇인가? 구약성경에 대한 암시나 인용문이 있는가? 전후 사건과의 관계는 무엇인가? 그 구절이 복음서에 포함된 이유는 무엇인가? 그리고 가장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이 장면이 그리스도와 그의 사역에 어떤 역할을 하는가? 

말씀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하면, 시간을 내서 그 부분을 연구하라. 좋은 주석을 참고하고 성경 사전과 백과사전의 성경 색인에서 해당 구절을 찾으라. 특히 단어 연구가 이런 종류의 문제 해결에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이상하게 보이는 구절이 믿음을 더 키우는 원천이 될 수도 있다. [복음기도신문]

원제: An Odd Detail That Points to Christ’s Cosmic Reign

벤저민 글래드(Benjamin L. Gladd) | 벤저민 글래드(PhD, Wheaton College)는 TGC 이사, 카슨 센터 수석 디렉터이다. 지은 책으로는 ESBT 하나님 백성 성경신학: 아담·이스라엘·그리스도·교회(From Adam and Israel to the Church), Handbook on the GospelsThe Story Retold (with G. K. Beale)가 있다. Essential Studies in Biblical Theology를 편집했고, 돈 카슨과 함께 New Studies in Biblical Theology를 편집했다.  

이 칼럼은 개혁주의적 신학과 복음중심적 신앙을 전파하기 위해 2005년 미국에서 설립된 The Gospel Coalition(복음연합)의 컨텐츠로, 본지와 협약에 따라 게재되고 있습니다. www.tgc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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