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의 삶에서 분별력은 저절로 생겨나지 않는다. 진리와 거짓을 지혜롭게 분별하는 능력은 성화 되는 과정 가운데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추구해야 한다. 지난번 우리가 살펴본 것처럼, 분별을 위한 성경적인 처방은 열정적인 기도와 간절한 욕구로부터 시작된다. 이 두 가지가 매우 기본적인 것이지만 이것만 가지고는 충분하지 않다. 성경적 분별력을 키우는데 필요한 세 번째 핵심적인 요소는 바로 진리에 순종하는 것이다.
진리에 순종하라
어떤 사람은 솔로몬을 가리켜 최고의 지혜를 가졌던 사람이지만 그의 생애 말기에 형편없이 실패한 사람이었다고 말할 것이다(왕상 11:4-11). 이 세상에 살았던 사람 중에 가장 지혜로웠던 사람을 성경은 다음과 같이 평가하고 있다.
“왕의 마음이 그 아버지 다윗의 마음과 같지 아니하여 그 하나님 여호와 앞에 온전하지 못하였으니”(왕상 11:4b).
솔로몬왕은 많은 이방 여인과 바로의 딸들을 사랑했다. 이들은 모압, 암몬, 에돔, 시돈, 헷 등의 딸들로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던 족속들이다: “너희는 저희와 서로 통하지 말며 저희도 너희와 서로 통하게 말라 저희가 정녕코 저희의 마음을 돌이켜 저희의 신들을 좇게 하리라” 솔로몬은 이 여인들을 사랑하며 가까이했다. 칠백의 부인과 공주, 삼백의 첩을 두었고 이 부인들이 결국 솔로몬의 마음을 돌아서게 했다. 그 결과로 솔로몬은 늙었을 때 다른 신을 섬기게 된다. 솔로몬은 결국 시돈 사람의 여신인 아스다롯을 좇고 암몬 사람의 가증한 밀곰을 좇게 되었다. 솔로몬은 하나님의 보시기에 악을 행했고 그의 아버지 다윗이 했던 것 같이 여호와를 온전히 좇지 않았다. 그리고 솔로몬은 모압의 가증한 그모스를 위하여 예루살렘 앞 동편 산에 산당을 지었고, 암몬 자손의 가증한 몰록을 위해서도 그렇게 했다. 그는 또한 이방인 아내들을 위하여 그들의 신들에게 분향하며 제사했다.
“솔로몬이 마음을 돌려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를 떠나므로 여호와께서 그에게 진노하시니라”(왕상 11:9a).
그러나 솔로몬의 이러한 실패는 그의 인생 말기에 갑자기 일어난 것이 아니다. 몰락의 씨앗은 아주 처음부터 심겨졌다. 솔로몬이 지혜를 구하는 열왕기상 3장은 우리에게 묵시하기를, “솔로몬이 애굽 왕 바로로 더불어 인연을 맺어 (혼인함을 뜻함-역자 주) 그 딸을 취하고 데려다가”(왕상 3:1)라고 기록한다. 3절은 “솔로몬이 여호와를 사랑하고 그 부친 다윗의 법도를 행하되 오히려 산당에서 제사하며 분향하더라”라고 말씀하고 있다.
아주 처음부터 그의 순종에는 결함이 있었다. 그 많은 지혜를 소유했으면 더 잘 알았어야 했지만, 그는 타협을 받아들이고 하나님의 백성들 가운데 우상숭배를 허용했던 것이다(왕상 3:2). 심지어 그 자신도 일부 우상숭배 행위에 참여했다!
순종 없는 지식은 진리를 바로 알지라도 아무 소용이 없다. 아무리 진리를 안다고 하더라도 그 진리에 부합하는 행동을 하는 데 실패한다면 무슨 유익이 있겠는가? 그래서 야고보는 말하기를, “너희는 도를 행하는 자가 되고 듣기만 하여 자신을 속이는 자가 되지 말라”(약 1:22)고 했다. 순종하는 데 실패하는 것 자체가 스스로를 속이는 것이다. 아무리 고상한 지식이 있다 해도 그것은 참된 분별력이 아니다. 바로 솔로몬의 예가 참된 분별력을 거짓이 대신할 수 있다는 성경적인 증거이다(그 거짓은 자신을 기만하고 결국 멸망으로 이끌고 갈 것이다). 불순종은 마침내 분별력을 전복시키게 된다. 이를 방지할 수 있는 단 한 가지 방법은 도(말씀)를 듣기만 하는 자가 아닌 행하는 자가 되는 것이다.
분별하는 지도자를 좇으라
분별력에 있어서 또 하나의 중요한 요소는 이것이다. 잘 분별하는 이들을 본받는 것이다. “모든 교훈의 풍조에 밀려 요동하는”(엡 4:14) 지도자를 따르지 말라. 분별할 수 있는 능력을 보이며 오류를 분석하여 반박하고, 성경을 명확하고 정확하게 가르치는 지도자를 찾아 따르라. 하나님의 진리를 주의 깊게 다루는 저자의 책을 읽으라. 진리의 말씀을 올바로 분별하는 설교자의 말을 들으라. 비판적이고 분석적이며 조심스럽게 사고하는 이들의 가르침을 접하라. 역사 속에서 오류가 교회를 어떻게 공격해 왔는지를 이해하는 이들에게 배우라. 교회의 파수꾼 역할을 하는 이들의 지도 아래 있어야 한다.
나 자신도 그렇게 한다. 말씀을 훌륭하게 다루고 입증하여 신뢰감을 주는 저자들이 있다. 내가 어려운 문제에 봉착할 때 – 신학적인 문제나 논쟁이 있는 부분, 또는 내가 들어보지 못한 새로운 가르침 등 – 이런 저자들의 글을 우선 찾아본다. 믿을 수 없는 원전이나 깊이 없는 신학자들의 도움을 받지는 않을 것이다. 오류를 훌륭히 찾아낼 수 있고 진리를 보여줄 수 있는 이들이 어떤 의견을 가지고 있는지를 먼저 알고 싶기 때문이다.
교회사의 거의 모든 시대마다 매우 훌륭한 분별력을 가진 이들이 있었다. 이들의 저술은 분별력을 키우고자 하는 이들에게 값으로 따질 수 없는 자료로 남아있다. 마틴 로이드 존스와 그레샴 메이첸은 지난 세기에 진리를 위한 전쟁에서 뛰어난 역할을 했던 많은 이들 중 두드러지게 활약했던 두 사람이다. 19세기에 찰스 스펄전, 찰스 호지 등 그외에도 수십의 저자들이 진리와 오류를 분별하는데 도움이 되는 풍부한 자료를 우리에게 물려 주었다. 그 전 세기에도 토마스 보스턴, 조나단 에드워즈, 조지 휘트필드와 그 외에 많은 이들이 진리를 사수하기 위해 분투했다. 그전 시대는 청교도의 시대였다 – 16~17세기로 분별을 위한 가장 풍부한 자료의 목록을 남겼다. 그전에는 종교개혁자들이 용맹하게 하나님의 말씀의 진리를 거역하는 인간의 전통과 싸웠다.
종교개혁 전에도, 거의 모든 시대에도 경건하고 분별력 있는 선진들이 오류를 대적했고 하나님의 말씀의 진리를 사수했다. 예를 들면, 어거스틴은 존 칼뱅보다 천 년 이상 앞서 살았지만 똑같은 신학적 논쟁을 했었고 동일한 교리를 선포했었다. 칼뱅과 종교개혁자들은 오류에 대한 반증의 틀을 잡을 때 어거스틴의 저술에 크게 의지했다. 주후 325년 어거스틴과 동시대 인물인 아타나시우스는 아리아니즘의 오류에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는데, 이 오류가 바로 우리 시대 여호와의 증인들이 계속 이어가고 있는 오류이다. 그의 저술은 바로 이 오류에 대한 명확한 반증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 신앙의 거인들이 저술한 유물은 오늘날에도 접할 수 있다. 이 선진들로부터 분별력을 배울 수 있는 것이다. 나아가 진리를 대적하는 오류에 대해서 명확하게 반박했던 그들의 본을 우리가 모방할 수 있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이처럼 하나님은 거짓 교사들의 오류를 색출하고 바른 답을 할 수 있고 비판적이며 명확하게 사고할 수 있는 도구들을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에 주셨다. 이들로부터 우리는 배워야 하는 것이다. [복음기도신문]
존 맥아더(John MacArthur) | 그레이스투코리아 칼럼니스트
GTK칼럼은 우리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성경의 말씀에서 답을 찾고자 하는 미국 그레이스커뮤니티교회의 존 맥아더 목사와 GTK 협력 목회자와 성도들이 기고하는 커뮤니티인 Grace to Korea(gracetokorea.org)의 콘텐츠로, 본지와 협약을 맺어 게재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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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K 칼럼] 분별력 조리법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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