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5호 | 청년선교
청년 선교사들의 생생한 좌충우돌 믿음의 순종기를 담은 [청년 선교]. 기독교인 청년을 찾아보기 어려운 지금, 복음과 운명을 같이한 20대 청년 선교사들이 선교 현장 곳곳에서 매주 치열한 믿음의 싸움을 벌이고 있는 현장을 소개한다. <편집자>
B 지역에서 개최된 컨퍼런스가 은혜 가운데 끝나고 G 지역으로 돌아가야 할 날짜가 좀 남아서 지훈 형제와 그곳에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컨퍼런스 후에 이곳에 며칠간 머무시는 선교사님들께 많은 섬김을 받았고, 함께 놀러 다니기도 하며 쉼을 얻는 시간이었습니다.
정말 많이 돌아다니다 보니 정신이 없을 때도 있었지만, 그 가운데서도 주님은 계속해서 말씀하셨습니다. 어떤 섬으로 들어가서 지낼 때는 오토바이 렌탈비가 교통비보다 더 싸서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기도 했습니다. B 지역으로 돌아와서도 오토바이를 탔습니다. 오토바이가 얼마나 위험한지 부모님께 많이 들었고 지훈 형제도 조금 신뢰하지 못하는 것 같아서 최대한 살살 안전 운전했습니다.
I국 사람들의 오토바이 운전 스타일은 오토바이가 들어갈 틈이라도 있다면 차선과 관계없이 무조건 들어갑니다. 어느 날 저녁, 운전하는데 차가 너무 막히길래 저도 현지인 식으로 막힌 도로 사이 사이를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운전하다가 앞에서 차가 막히는 원인을 알게 되었습니다. 오토바이 사고였습니다. 오토바이는 넘어져 있고, 한 분이 누워서 꼼짝을 안 하고 계셨습니다. 경찰처럼 보이는 사람이 차로를 정리하고 계셨고, 어떤 분은 구급차를 부르는 것 같아 보였습니다. 저는 사람들이 이런 사고에 익숙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상황이 정리되어 가기에 그냥 지나쳐 왔습니다.
그렇게 호텔에 도착한 후에, 지훈 형제가 아까 그 오토바이 사고를 다시 언급했습니다. “내려서 심폐소생술(CPR)을 해줬어야 했나? 골든타임을 놓치면 정말 위험할텐데…”라고 말을 꺼냈습니다. 저는 그 이야기를 듣고 ‘아차’ 싶었습니다. 그 광경을 보고도 ‘다들 알아서 하시겠지.’하는 마음에 그냥 지나쳤고, 그분에게 가서 CPR을 해드릴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지훈 형제의 말을 듣고 혼자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학교에서 심폐소생술 하는 방법을 여러 번 배웠던 것이 생각났고, 배울 때 선생님께서 선교지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사람이 쓰러졌을 때 도울 수 있다고 하셨던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다 알고 다 배웠다고 생각했는데, 배웠던 것을 전혀 실행하지 못하는 저의 모습을 보면서 ‘이게 어쩌면 주님이 주신 기회인데 내가 놓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학교에서 배운 것이 정말 많고 어마어마한 진리가 내 안에 있는데, I국에서 지난 5개월 동안 그 진리를 실제로 행할 기회가 있었지만 내가 놓친 게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곳은 무슬림 국가니까… 전도하는 것은 불법이고 보안상 위험하니까… 사람들과 대인관계를 맺는 것은 조심해야 하니까…’라는 이유로 ‘주님이 주신 기회를 놓치지는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시 한 번 제가 이곳에 온 이유에 대해서 생각하고 더 깨어있기를 결단하게 되었습니다. G 지역에서 지내는 동안 집 밖으로 나가서 사람들과 대인관계를 맺고, 단 한 명이라도 복음을 전하고자 하는 마음을 받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지금은 다시 사역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마음을 잘 다잡고 주님이 주신 마음을 가지고 흔들리지 않고, 저를 계속 주님께 드릴 수 있게 기도해주세요. 이번 달도 저의 삶에서 신실하고 멋있게 일하신 주님을 찬양합니다. [복음기도신문]
신빌립 선교사(헤브론원형학교 용감한정예병 파송본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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