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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대법, 무슬림 극단주의 테러 위협에 굴복…종교자유 인정 “번복”

▲ 파키스탄 대법원. 사진: wikipedia.org 캡처

파키스탄 대법원이 이슬람의 이단 종파인 아프마디의 종교적 자유를 인정한 판결을 내린 뒤, 이슬람주의자들의 살해 위협을 받고 일부 철회했다. 이에 소수 종교인 기독교 박해도 예상되는 상황이라고 크리스천포스트가 최근 전했다.

이번 판결은 아흐마디 무슬림 단체의 일원인 무바라크 사니(Mubarak Sani)의 항소에 따른 것이다. 사니는 2021년에 시행된 펀자브 성 꾸란(인쇄 및 기록) (개정) 법에 따라 유죄 판결을 받았으나, 그는 이 혐의가 해당 법이 발효되기 전인 2019년에 발생한 사건과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파키스탄 헌법 제20조가 시민들에게 종교를 믿고, 실천하며, 전파할 권리를 보장하고 있으며, 사니가 종교 문헌을 출판한 것이 범죄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사니의 보석을 허가했다.

카지 파에즈 이사(Qazi Faez Isa) 대법원장이 내린 판결에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 테흐리크 에 라바이크 파키스탄(Tehreek-e-Labbaik Pakistan, TLP)이 격분해, 이사 대법원장에 대한 캠페인을 시작했다. 일부 TLP 지도자들은 대법원장을 살해한 무슬림에게 최대 1000만 루피(약 4억 7525만 원)의 포상금을 걸기도 했다.

소요 사태를 우려한 펀자브 주 정부는 헌법 제188조에 따라 재심 청원을 제기했으나, 지난달 24일 대법원은 연방 샤리아 법원과 대법원의 결정에서 어떤 방식으로도 벗어나지 않았다고 선언하며 보석 승인을 유지했다.

이 판결은 이슬람주의자들이 분노를 일으켰으며, 이로 인해 파키스탄 국회의 법무 및 사법 상임위원회에서 연방 정부가 대법원에 판결에 대한 재검토를 요청하는 청원서를 제출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펀자브 정부는 7월 24일의 수정된 판결에서 특정 부분을 삭제해달라는 청원을 제기했고, 연방 정부는 또한 8월 17일 셰바즈 샤리프(Shehbaz Sharif) 총리의 지시에 따라 추가 청원을 제출했다. 펀자브 정부는 이슬람 학자들과 국회의원들의 요청에 따라 대법원의 판결에서 수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판결 내용 중 일부가 이전의 법적 판단과 일치하지 않는 오류가 있다고 주장했다.

극심한 압박과 위협 속에서 대법원은 나라의 사법 역사상 처음으로 판결을 재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23일 이사 대법원장이 이끄는 3인으로 구성된 재판부는 종교의 자유와 관련된 내용을 포함한 일부 단락을 판결문에서 삭제하라고 명령했다. 삭제된 부분은 어떤 판결에서도 선례로 인용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사 대법원장은 이날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린 심리 중에 “어떤 말을 해야 할지조차 망설이게 되는 상황에 처해 있으며, 자신이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기를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리에 참석한 몇몇 베테랑 기자들은 세 명의 판사 모두가 눈에 띄게 두려워했고, 엄청난 압박을 받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들은 또한 파키스탄에서 많은 사람들, 특히 전직 주지사와 고등법원 판사가 거짓으로 신성 모독 혐의를 받은 사람들을 옹호하다가 살해됐다고 말했다.

이번 대법원의 판결로 인권 운동가들과 교회 지도자들은 기독교인과 다른 소수자들에게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파키스탄 교회의 아자드 마샬(Azad Marshall) 목사는 “우리는 대법원이 이처럼 극단주의 세력에 굴복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며 “국가의 최고 법원이 신앙에 관계없이 모든 시민에게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는 헌법의 약속을 보호하지 못한다면 상황이 개선될 희망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종교 세력이 사법부에 더 많은 공포를 심어놓았다.”며 “이런 상황에서, 나는 신성모독으로 잘못 기소된 사람들에 대한 어떤 정의도 기대할 수 없을 것 같다. 대법원은 종교를 믿을 자유에 관한 대법원의 의견을 삭제함으로써, 헌법을 보호하는 데 있어서 무력함을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매우 슬픈 일”이라며 “극단주의 세력은 처음에 하급 법원을 괴롭히는 데 성공했고, 그다음에는 고등법원을, 이제는 대법원까지 괴롭혔다. 이제 누가 신성모독 혐의로 기소된 기독교인들과 다른 사람들의 보석을 맡아줄까?”라고 반문했다.

진보적인 무슬림 인권 운동가이자 작가인 변호사 야세르 라티프 함다니(Yasser Latif Hamdani)는 파키스탄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면서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파키스탄 건국자 진나(Jinnah)는 언젠가 그를 불신자라고 부르던 사람들이 대법원에 판결을 바꾸라고 강요하는 날이 올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썼다.

그는 “이사 대법원장이 자신의 결정을 바꿀 수밖에 없었다면, 이 나라는 절대 앞으로 발전할 수 없을 것이다. 진나가 이 사람들에게 나라를 준 것은 큰 실수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파키스탄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2024년 오픈도어선교회의 기독교 박해 국가 순위에서 7위를 차지했다.[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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