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높이라 Prize Wisdom 잠 4:8

“행실이 나쁜 저는 주님과 함께 죽고 부활하신 주님이 제 안에 사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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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고민주공화국의 다음세대 위한 왕의친구학교

언어도 제대로 통하지 않고, 성경에 대해 잘 모르는 아프리카의 어린이들이 복음을 듣고 반응할 수 있을까? 그동안 아프리카를 품고 기도하던 동역자들과 함께 아프리카의 중심부에 위치한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복음을 전해야 한다는 마음의 부담을 갖게 됐다. 주님은 우리의 부담을 복음의 능력으로 순종하게 하시고, 마침내 복음의 영광을 드러내셨다. <관련기사 6면>

주님이 인도하신 콩고민주공화국으로

아프리카 한 가운데 위치한 콩고민주공화국(이하 민주콩고)은 면적이 남한의 23배에 이를만큼 넓다. 또 다이아몬드 등의 광물자원, 농업자원 등이 풍부하다. 자원이 많은 나라가 그렇듯 민주콩고 역시 끊임없는 전쟁과 분쟁과 지도층의 부패로 가장 가난한 나라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우리 일행이 방문할 부하사라는 지역은 수도에서 3000km 정도 떨어져 있다. 또 동쪽 국경지대의 우비라라는 도시에서도 30km 떨어진 작은 시골마을이다. 450여 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이 작은 시골마을을 인근 지역 주민도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다. 덕분에 전기도 물도 학교도 병원도 없는 그야말로 아프리카 오지다. 보건과 위생은 말할 것도 없고 특히 교육환경은 지난 1997년 전쟁으로 옆 마을 초등학교가 파괴된 이후 더욱 열악해졌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의 98%가 자신의 이름조차 쓸 수 없는 문맹으로 남게 되었다.

그런데 지난 2013년 9월 이곳 부하사 마을에 한국에서 교육 분야에 종사하던 선생님들이 선교사로 헌신, 자신들의 도움이 필요한 지역을 기도하며 찾던 중 주님의 인도하심으로 이곳에 도착했다. 그리고 현지인 다음세대를 섬기는 로아학교가 세워졌다. 마을 사람들은 ‘하늘에서 별이 떨어졌다.’라고 말할 만큼 이 학교는 주님의 은혜 그 자체였다. 현재 유‧초등부 6개 반에서 230여 명의 아이들이 공부하고 있다. 이 아이들을 향해 주님은 주님의 완전한 복음을 전할 계획을 가지고 계셨던 것이다.

2015년말 순회선교단 대구지부와 동역자들은 아프리카지부와 협력, 이 로아학교에서 총체적인 복음을 전하는 ‘왕의친구학교’와 지역주민들을 섬기는 사역을 진행하기로 했다. 2016년 1월, 일주일 동안. 3박 4일은 초등학생 아이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왕의친구학교’를 압축해서 실시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아이들을 위한 위생교육과 대민봉사, 환경정리, 학습자료 제작 등의 사역을 진행하기로 했다.

한국에서의 준비 기간 동안에는 ‘민주콩고를 위한 두 이레 기도집’을 제작, 동역자들과 함께 기도로 준비했다. 생각해보면 여러가지 난관이 많았다. 성경에 대해 이해함이 거의 없을 아이들에게 어떻게 복음을 전할 것인가. 함께 동역하게될 스태프들이 역할을 잘 해낼 수 있을지.

더욱이 언어의 한계도 적잖은 부담 요소였다. 부하사 마을 사람들은 대부분 플레로족이며 플레로어를 사용한다. 그렇지만 동부 아프리카에서 널리 사용되는 스와힐리어가 공용어 역할을 하고 있다. 로아학교 선교사님들도 대부분 스와힐리어로 아이들과 소통을 하기 때문에 왕의친구학교도 스와힐리어로 진행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스와힐리어를 쓰고 읽는 일에 서투른 아이들이 적지 않다는 점이 우려스러웠다.

지금이 우기라는 것도 염려되는 부분중 하나였다. 해가 뜨는 것을 보고 시간을 계산하는 아이들에게 비오는 날씨는 학교에 지각을 하게하며 학교가 제대로 진행될 수 없게 만드는 요소였다. 생각하면 염려 시나리오는 충만했다.

그러나 주님은 기도 가운데 내게 필요한 것은 긍휼과 돕는 은혜(히 4:16)라고 말씀해주셨다. 그리고 그것을 얻는 길은 은혜의 보좌 앞으로 나아가는 담대한 믿음 뿐이었다. 그리고 주님은 고린도후서 4장 7절을 통해 “능력은 나에게 있는 것이지, 질그릇 같은 너에게 있는 것 아니다.”라고 말씀하셨다. 주님이 마치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 같았다.

“너, 질그릇을 보배에 어울리게 바꾸려고 노력하지 마! 내가 일부러 그렇게 한 거야.” 하나님은 일부러 보배이신 그리스도를 질그릇 같은 나와 이 상황 속에 담아두시는 신비로운 은혜의 선택을 하셨다. 내가 질그릇이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었다. 문제는 단 하나였다. 질그릇 안에 ‘보배되신 예수 그리스도가 계시는가?’ 이것이었다. “아멘!” 내가 아무리 질그릇이라도 내 안에 그리스도를 부인할 수는 없었다. 이 진리가 나를 자유케 했다.

다윗이 누군지도 몰랐지만, 복음의 진리를 이해

▶ 훈련을 마치고 학생들과 함께 ‘복음을 영화롭게 하라’는 현수막을 들고 기념촬영
▶ 훈련을 마치고 학생들과 함께 ‘복음을 영화롭게 하라’는 현수막을 들고 기념촬영

콩고민주공화국 현지에서 열린 왕의친구학교를 통해서 능력이 하나님께 있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놀랍고 특별한 시간들이었다.

먼저 왕의친구학교가 진행되는 4일 동안 비가 한 차례도 오지 않았다. 한 사람도 지각해서 복음을 듣지 못하는 경우가 없었다. 아이들은 진지하게 선포되는 복음의 진리에 반응했다. 현지 선생님들은 아이들이 이렇게 수업에 진지하게 참여하는 모습은 처음이라고 고백했다. 또한 아이들 대부분이 기독교 배경을 가지고 있지만, 성경 지식이 너무 부족했다. 심지어 아이들은 다윗이 누군지 몰랐다. 그래도 아이들은 진지하게 자신의 실존을 복음의 빛 앞에 비춰보기 시작했다. 식사 전 조별로 요절을 암송하는 때에도 아이들은 전심으로 말씀을 암송했다. 하루, 이틀 시간이 지날수록 참 기적의 현장 속에 있는 듯 놀라웠다.

질그릇 같이 매끄러움과 화려함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투박하고 거치른 강의와 통역을 통해서도 아이들이 복음의 내용을 이해하고 알아듣고 있다는 사실이 신기할 따름이었다. 그리고 ‘복음과 선교’ 강의 시간. 선교사로 콜링하는 시간에는 모든 현지 선생님들과 한 두 아이를 제외한 대부분의 아이들이 선교사로 헌신을 결단하는 놀라운 광경이 벌어졌다. 처음에는 믿을 수 없었다. ‘이 아이들이 지금 자신들의 선택이 무슨 의미인지 알고 헌신한 것일까?’ 처음에는 아이들의 헌신의 진실성에 대한 의구심이 밀려들었다. 그러나 곧 내 마음에 믿음의 소리가 들려왔다. ‘다 깨달아 알 수 없다 하더라도 이들의 헌신을 받으신 분이 주님이시라면 앞으로 주님이 이 아이들을 멋진 선교사로 인도해 가실 것이다!’ 주님을 더욱 기대하게 되었다.

그리고 마지막 날 자신에게 실제 된 믿음의 고백을 하는 시간. 진지하게 로마서를 통해 바울이 고백하듯 ‘나의 복음’을 기록하는 아이들이 대견하고 사랑스러워 보였다. 한 번도 자신의 내면을 사람들 앞에서 나눈 적이 없는 아이들이 친구들과 선생님들 앞에서 자신의 실존을 드러낼 때, 아이들의 얼굴에는 비장함과 긴장감이 잔뜩 묻어나왔다.

스와힐리어를 읽거나 쓰지 못하는 아이들은 선생님과 함께 나와서 선생님이 대신 읽어주는 자신의 믿음의 고백을 들으며 부끄러워 얼굴을 들지 못하기도 했다. 그리고 땅콩과 카사바를 훔쳐 먹었다는 ‘귀여운’ 죄의 열매들 속에서도 자신들의 존재적 죄를 인정하고 자신은 이천년 전에 십자가에서 예수님과 함께 죽었으며 예수님이 자신 안에 산다는 고백이 이어질 때면 감격의 ‘아멘’이 섬기는 선교사님들과 함께한 동역자들의 입술에서 터져나왔다.

특별히 왕의친구학교 시간을 통해 주님은 6명의 현지 선생님들 안에 놀라운 일을 행하셨다. 매일 학교가 마치면 선생님들과 교실에 남아서 함께 기도하며 주님이 행하신 일들을 나누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선생님들도 치열하게 복음 앞에 서는 모습을 보였다. 죄의 진리가 선포되는 날에는 질문과 의문이 쏟아져 나와 토론이 벌어지기도 했지만, 주님이 은혜로 선생님들의 마음을 십자가로 이끌고 계셨다.

학교가 다 마친 이후 현지 선생님들과 함께 주님이 행하신 일을 나누는 시간을 잠시 가졌다. 모두 복음 앞에 서서 자신 안에 행하신 주님의 놀라운 일을 감격적으로 나누었다. 한 선생님은 우리의 존재가 ‘죄 곧 나, 나 곧 죄’인 것을 깨닫는 압도적인 은혜를 나누었다. 한 선생님은 이 복음을 모르는 사람들이 이 주변 마을에 너무나 많기 때문에 어른들을 위한 학교도 진행해 줄 것을 요청했다.

또 다른 선생님은 이 작고 작은 마을까지 복음이 전해 진 것은 하나님이 행하신 일이라며, 이번 시간을 통해서 자신은 박해받는 지역에 선교사로 나갈 것을 결정했다고 고백했다. 나눔이 끝나자 자연스럽게 선생님들은 찬양을 부르기 시작했다. 날이 어두워져 서로의 얼굴을 확인할 수 없는 캄캄한 교실에서 울려 퍼지는 찬양 소리 속에서 영광을 받으신 능력의 하나님을 마음껏 누리는 복된 시간이었다.

경건의 모임 가지며 십자가 복음 붙들고 있는 선생님들

한국으로 돌아온 이후, 현지에서 반가운 연락이 왔다. 왕의친구학교를 마치고 한 달이 넘는 시간이 흐른 뒤에 현지인 선생님들과 에베소서 말씀으로 함께 경건의 모임을 갖기로 결정하고 첫 시간을 보냈는데, 현지인 선생님들 모두 십자가의 복음을 견고하게 붙들고 있어서 놀랐다는 것이다. 교사들은 한결같이 자신들은 ‘그리스도와 함께 죽고, 살아서 새로운 피조물이 되었다. 이제는 그 기업의 영광을 바라보며 나아간다.’고 고백했다는 것이다. 그 고백을 들으면서 이들 안에 주님이 얼마나 신실하게 일하고 계셨는지 감사하는 시간이었고, 반면 자신 안에는 이들을 향한 믿음이 없었음에 대해서 뉘우치는 마음이 있었음을 겸손하게 나누어 주었다.

그리고 이번 왕의친구학교를 통해 많은 은혜를 받은 두 아이를 복음으로 양육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리고 교사들과 아이들에게 복음이 더욱 실제가 되도록 기도해달라는 요청을 보내왔다.

주님은 작은 마을에서 벌어진 작은 해프닝이라고 할 수 없는 놀랍고도, 엄청난 일들을 행하셨다. 복음의 수혜자로서 가장 잊혀진 것 같은 ‘저들’을 선택하신 주님의 선택이 놀랍고 아름답다. 그러나 더욱 놀라운 것은 그 영광스러운 복음의 통로로 나 같은 죄인을 선택하셨다는 사실이다. 이것이 참으로 놀라운 은혜의 영광이 아닐 수 없다. 그 은혜면 너무나도 충분하다. [GNPNEWS]

김주선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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