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창조하신 우리의 몸은 원래 어떤 상태였을까? 최근 목과 허리 디스크 치료를 받기위해 병원을 다니며 가장 많이 하게 된 질문이었다.
내 나이 스물일곱에 총체적 복음을 만났다. 나는 그 전까지 교회를다녔지만 완전히 세상 사람이었다. 특히 예뻐지려고 안간힘을 쓰며 살았다. 그중 유독 집중했던 것은 하이힐이었다.
155. 이것이 내 키를 가리키는 숫자다. 살은 굶어서 얼마든지 뺄 수 있어도 작은 키는 해결할 방법이 없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하이힐에 나의 발을 단련시켰다. 발이 신발 높이에 익숙해지면 곧바로 1cm씩 늘려나갔다. 무려 17cm가 될 때까지. 10년을 넘게 하이힐 위에서 걷고 뛰었다. 그렇게 살아온 삶의 결과는 지금 나의 목과 허리에 남게 되었다.
허리는 몸의 중심을 잡기 위해 신발 높이가 더할수록 점점 심하게 휘어졌다. 자연스런 워킹을 위해서도 목은 자연스레 앞으로 빠질 수밖에 없었다. 결국 찾아온 척추변형과 디스크 탈출.
주사치료가 끝나자 근육운동과 도수치료가 시작되었다. 치료시간엔 항상 바른 자세로 움직이는 훈련을 한다. 주님이 만들어 주신 모양 그대로를 찾아가는 시간. 그러나 원형의 몸을 찾아 자세를 잡는 것은 스스로는 할 수 없다. 정확히 말하자면 나는 정상적인 자세를 모른다. 선생님의 말을 계속 들어야 바른 자세가 가능하다.
바른 자세를 통한 믿음의 훈련
선생님은 이것이 바른 자세라고 말해준다. 그러나 내 몸은 너무 어색함을 느낀다. 심지어 그 자세를 유지할 수도 없으며 뒤로 넘어질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흔들흔들 자세를 유지하려 안간힘을 쓴다.
고통스러운 치료를 받으며 이러저러한 생각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간다. 나도 정상으로 태어났을 텐데…. 그러나 나는 지금 비정상으로 앉고 서는 것이 훨씬 편하다. 바른 자세를 잡으려고 하면 얼마나 많은 신경을 쓰며 아픈지 모른다. “배에 힘주세요. 허리 펴고, 어깨 내리고 목 길게 위로…, 배에 힘 더….” 선생님의 말은 끊임없이 선포된다. 동시에 주님의 말씀도 선포되기 시작한다.
너무 오랫동안 잘못된 믿음으로 살아왔다. 그것이 몸에 배어 너무 익숙하다. 그러나 그것은 반드시 복음으로 회복되어야 한다. 나만의 경험과 상식이 아니라 주님의 말씀을 믿는 믿음으로 살려고 하니 계속 신경이 쓰인다. 믿음의 삶은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한다. 복음의 능력을 믿고 사는 것이 처음엔 너무 어색하다.
휘청휘청 이러다 넘어지는 건 아닐까 염려도 된다. 어쩔 땐 믿음으로 사는 것이 너무 힘들고 아프고 불편하다는 생각이 든다. 믿음의 근육이 아파오면 그만 포기하고 싶어진다. 그러나 그때 들려오는 주님의 말씀이 나를 다시 세운다. ‘믿음에 힘을 줘. 어깨 펴고, 땅을 보지 말고, 하늘을 봐. 믿음에 힘을 더….’
포기하고 싶을 때 마다 다시 세우시는 말씀
격렬한 운동도 아닌데 치료를 마치고 나면 땀에 흠뻑 젖는다. 사지가 부들부들 떨리기도 한다. 하지만 이 길 끝에 무엇이 있을지 알기에 난 또다시 다음 운동시간을 예약하고 돌아간다.
정상인이 되면 바른 자세가 더 이상 힘들지 않게 될 것이다. 신경 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바른 자세로 앉고 걷고 달릴 수 있을 것이다. 신경 쓰지 않아도 예수의 생명이 내 삶에 자연스럽게 충만해 질 때까지, 비록 지금은 어색해도 믿음의 바른 자세를 취한다.
사탄은 쉼 없이 집중력을 흐트러트린다. 그러면 금새 편하지만 비정상인 자세로 내 몸과 영혼이 돌아와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그러면 다시 어깨를 펴고 하늘을 우러러 믿음에 힘을 더 싣는다. 그날이 오기까지 믿음의 질주는 계속된다. [GNPNEWS]
서연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