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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K 칼럼] 성경이 말하는 결혼: 8. 부부의 대화(1)

▲ 사진 : Andrik-langfield on Unsplash

꼭 부부가 아니더라도 두 사람이 오랜 시간 화목하게 동행하며 같은 목표를 두고 함께 애쓰고, 또 같은 기준을 따라 생활을 영위하면서 서로 돕고 달콤한 교제를 나누는 것을 보면, 그들 사이에 만족스러운 의사소통이 있을 것이라고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성경은 “두 사람이 뜻이 같지 않은데 어찌 동행하겠으며”라고 말한다(암 3:3). 계속해서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뜻을 하나로 조화롭게 만들기 위해서는 대화가 필요하며, 좋은 대화는 절대로 자동으로 생기지 않는다. 그리스도인 가정도 마찬가지다.

결혼 생활에 문제를 일으키는 가장 궁극적인 이유는 이기심인데(빌 2:3-4), 그것이 기능적으로 가장 잘 나타나는 방식이 바로 대화 방식이다. 대화는 두 사람의 관계를 건전하게 발전시키고 유지해 가는 데 필요한 가장 기본적인 기술이고, 만족한 의사소통 없이는 남편과 아내의 만족스러운 결혼 생활이 불가능하다. 실패한 부부 관계 속에서 당신은 항상 실패한 의사소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부부가 나누는 대화 방식만 들어도 둘 사이 관계를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다. 친밀하고 화목한 관계를 누리는 부부는 대부분 효과적인 대화를 나눈다. 반대로 심각한 갈등과 냉소를 겪고 있는 위기의 부부 사이엔 대화 자체가 없거나 건강한 대화 방식이 부재하다. 말은 정말 중요하다. 성경은 일관성 있게 말이 중요하다고 가르친다:

의인은 입으로 그의 이웃을 망하게 하여도 의인은 그의 지식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얻느니라(잠 11:9)
성읍은 정직한 자의 축복으로 인하여 진흥하고 악한 자의 입으로 말미암아 무너지느니라(잠 11:11)
칼로 찌름 같이 함부로 말하는 자가 있거니와 지혜로운 자의 혀는 양약과 같으니라(잠 12:18)
죽고 사는 것이 혀의 힘에 달렸나니 혀를 쓰기 좋아하는 자는 혀의 열매를 먹으리라(잠 18:21)
혀는 곧 불이요 불의의 세계라 혀는 우리 지체 중에서 온 몸을 더럽히고 삶의 수레바퀴를 불사르나니 그 사르는 것이 지옥 불에서 나느니라(약 3:6)

당신의 대화 방식이 이웃과 (심지어) 성읍 전체를 망하게 할 수 있고, 반대로 구원하거나 발전시킬 수도 있다. 당신의 입에서 나온 말은 칼처럼 누군가를 찔러 상처를 입힐 수도 있고, 약처럼 누군가를 치유할 수도 있다. 혀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그 맺는 결실이 달라지고, 혀를 잘못 놀리면(?) 개인의 일상뿐만 아니라 생애 전체를 파멸로 이끌 수 있다. 특별히 부부 사이에서 건강한 대화를 나누지 못하면, 부부 관계는 형식적이고 빈약해진다. 하지 않으면 안 되는 몇몇 말들만 형식적으로 주고받는 사이가 된다. 당연히 함께하는 것이 즐겁지 않고 지루하다. 둘이 생각을 모아 현명하고 지혜로운 선택을 해야 하는데, 그럴 수 없다. 둘 사이에(혹은 다른 사람이 섞여서) 생긴 문제들을 풀어나가려면 긴밀히 생각을 나눠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서 쓴 뿌리가 생기고 해결되지 못한 문제가 쌓여 간다. 서로에 대한 오해가 바로잡힐 기회도 잃고, 선입견으로 굳어진다. 단순한 의견 차이가 쉽게 갈등과 심한 다툼으로 번지고, 한 번 금이 간 관계를 회복할 수도 없다. 이 모든 것이 부부가 나누는 대화가 잘못될 때 일어나는 재앙이다.

그러면 부부가 좋은 대화를 나누기 위해 따라야 할 성경적 원칙은 무엇인가? 네 가지 원리가 있다:

1) 참된 것을 말하라(진실을 사랑스럽게 경청하면서)
2) 즉시 해결하라
3) 문제를 다루고 사람을 공격하지 말라
4) 반응(React)하지 말고 행동(Act)하라

하나씩 다루기 전에 먼저, 대화란 일시적 사건이 아니라 지속적인 과정이라는 것을 잊지 말자. 단기간에 익힐 수 있는 기술이 아니라 오랜 세월 훈련해야 할 방식이다. 하나님은 사람에게 동물과 다른 방식으로 대화할 수 있는 능력을 주셨다. 우리는 대화를 통하여 정보와 감정을 나눈다. 우리는 본능에 이끌려 신호를 주고받는 동물과 달리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대화를 나눈다: 하나님의 영광과 배우자의 유익(고전 10:31; 엡 4:15). 우리는 동물처럼 아무 때나 소리를 내지 않는다. 필요한 때, 필요한 내용을 명료하게 전달할 수 있는 지혜를 주셨다(잠 15:23). 그러면, 이와 같은 전제를 가지고 에베소서 4장 25-32절 말씀을 통하여 좋은 대화를 만들어 주는 네 가지 원리를 살펴보자.

원리1: 참된 것을 말하라(진실을 사랑스럽게 경청하면서)

그런즉 거짓을 버리고 각각 그 이웃과 더불어 참된 것을 말하라 이는 우리가 서로 지체가 됨이라(엡 4:25)

본문은 우리에게 “말하라”고 명령한다(λαλεῖτε). 현재형 명령어는 이 명령에 계속해서 반복적으로 순종해야 함을 알려 준다. 아무리 가까운 관계라도 말하지 않으면 그 속을 다 알 수 없다. 우리와 관계를 맺으시는 하나님은 ‘말씀하시는’ 하나님이시다. 그분은 당신이 어떤 속성을 가지고 계시는지, 어떤 능력을 행하셨는지, 특별히 자기 백성에게 어떤 은혜로운 일을 베푸시는지 말씀하셨을 뿐만 아니라 기록하여 계속해서 알 수 있도록 하셨다. 만일 하나님께서 말씀하지 않는 분이라면 우리는 만물을 보며 더듬거리긴 하겠지만, 결국 우리를 구원하신 하나님에 관하여 철저히 무지하게 되었을 것이다.

남편과 아내는 서로에게 자신을 알려야 한다. 다 알고 있다고 착각하지 말고, 대충 알고 있다고 추측하지 말고, 마음을 열고 솔직하게 묻고 말해야 한다(잠 23:7). 마음을 터놓고 속에 있는 것을 말로 표현하라. 그렇게 서로에게 “말하라.”

1) 진실을 말하라
본문은 대화할 때, 버려야 할 것과 그 자리에 채워야 할 것을 모두 말한다. 버려야 할 것은 “거짓”이고, 채워야 할 것은 “참된 것” 곧 진실이다. 현재형 명령어의 특징은 말하는 내용까지 미치는데, 곧 말할 때마다 진실을 말해야 한다는 것이다. 참된 것은 단지 거짓이 없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확대 및 과장하거나 반대로 축소할 수 있다(절반만 참인 정보를 제공하거나 일부러 불리한 것을 말하지 않는 방식으로). 참된 것을 진술하면서 동시에 여러 가지 핑계를 대거나 둘러댈 수 있다. 최대한 자신에게 유리하게 전달되게 하려고 많은 포장과 꾸밈이 섞인 말을 할 수도 있다. 아무리 많은 수식어로 꾸며도 정직한 말처럼 아름다운 말은 없다. 항상 진실을 말하라.

2) 사랑스럽게 말하라
에베소서에서 ‘참된 것을 말하라’는 명령은 두 번 나온다(엡 4:15, 25). 15절 말씀에서는 전달하는 내용(진실)뿐만 아니라 전달하는 방식까지 포함된 명령이 주어졌는데, 바로 “오직 사랑 안에서 참된 것을” 말하라는 명령이다. 성경은 사랑의 여러 가지 필수 요소 중 하나를 “진리와 함께 기뻐하”는 것이라고 말한다(고전 13:6). 진리와 사랑은 따로 있지 않고 함께 한다. 당신은 배우자에게 진실만을 말할 것을 하나님 앞에서 엄숙히 서약하고 또 그 진실을 사랑으로 말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므로 당신이 어떤 태도로 말하는지 점검해 보라. 상대방이 들을 수 있는 좋은 때를 기다리면서 말하는지 아니면 내가 말하고 싶을 때 성급하게 쏟아내는지 생각해 보라. 혹시 너무 많이 (상대방에게 필요해서가 아니라 당신이 원하기 때문에) 말하는 것은 아닌가? 당신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배우자에게 유익이 되는가 아니면 상처가 되는가, 건설적인가 아니면 파괴적인가? 당신이 사용하는 단어와 표현은 전달하는 내용을 담아내는 가장 좋은 도구인가? 당신은 말하기 전에 사랑과 진리의 하나님께 지혜를 구하는가?

3) 경청하면서 말하라
본문에는 ‘듣는 것’에 관한 내용이 없지만, 대화는 항상 쌍방향으로 말하기와 듣기 모두가 사용된다. 잠언은 “사연을 듣기 전에 대답하는 자는 미련하여 욕을 당하느니라”라고 말하며 경청의 중요성을 분명히 밝힌다(잠 18:13). 부부가 건강한 대화를 주고받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누구도 경청하려 하지 않아서다. 상대방에게 온전히 집중하여 공감하는 기술은 쉽게 발견되지 않는다. 로렌 휘트먼은 그녀의 책 <성경적 상담의 길잡이>에서 공감을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공감은 사랑의 또 다른 말이다. 공감은 “나는 고군분투하고 있는 당신을 봅니다. 예수님이 당신으로부터 멀리 계시지 않는 것처럼 나도 당신으로부터 멀리 있지 않을 것입니다. 나는 당신과 당신의 경험, 그리고 당신의 관점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나는 당신을 알고 싶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하는 것이다(토기장이, 2023, 29p)

부부는 서로에게 공감해 주는 최고의 상담가가 서로에게 되어주어야 한다. 잘 경청하여 공감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상대방의 이야기가 듣고 싶지 않아서 속으로 대답을 미리 생각하거나 말을 뚝 끊어버리고 자신이 원하는 주제로 화제를 전환하려 하지 말라. 급히 판단하여 해결책을 제시하려 하지 말고, 흥미 없다는 표정과 몸짓을 보이지 말라. 상대방의 입장에서 주님의 마음을 가지고 이해하기 위해 들으라. 그리고서 진실을 사랑스럽게 말해야 한다.

원리2: 즉시 해결하라

분을 내어도 죄를 짓지 말며 해가 지도록 분을 품지 말고 마귀에게 틈을 주지 말라(엡 4:26-27)

좋은 대화를 만들어주는 두 번째 성경적 원칙은 그날의 문제를 그날 푸는 것이다. 본문은 그 긴급한 대처를 “해가 지도록… 품지 말라”라는 말로 요구한다. 즉시 해결하지 않으면 사소한 의견 차이가 감정 문제가 되고 금세 죄의 문제가 된다. 기분이 망가지고 생각이 복잡해지는 수준을 넘어 분노가 폭발한다. 단순했던 문제가 복잡하고 심각해진다. 관계에 작은 균열을 일으키는 정도였는데 부부의 친밀함을 크게 무너뜨리는 원인이 된다. 계속 놔둘수록 부부는 낙심하고 절망하게 되고 해결하려는 의지 자체를 상실한다. 해가 지도록 분을 품는 것은 마귀에게 틈을 주는 것이다. 마귀는 선악과 하나로 인류 전체를 전적으로 부패하게 만들지 않았는가? 오래 놔둘수록 옛사람은 부부에게 선한 생각 곧 자기 잘못을 돌아보고 하나님 앞에서 회개하려는 생각이 아니라 옛 본성에 따른 악한 생각 곧 배우자의 잘못을 더 크게 보고 자기 잘못은 축소하여 가리는 생각으로 전환된다. 그러므로 즉시 해결해야 한다.

문제가 생겼을 때 즉시 대화를 시도하는 것이 좋지만, 적어도 다음의 질문을 스스로에게 한 뒤에 하는 것이 좋다:

  • 나는 모든 사실 관계를 알고 있는가? (잠 18:13, 15)
  • 문제를 언급하는 나의 동기와 이유는 무엇인가? (잠 27:6; 마 12:34)
  • 내 눈의 들보를 먼저 보았는가? (마 7:1-5)
  • 나의 말들은 사랑으로 전해졌는가? (엡 4:15; 잠 15:1)
  • 내가 말한 때와 장소는 적절했는가? (잠 15:23; 25:11)
  • 나는 하나님께 지혜와 이해심을 달라고 기도하고 구했는가? (잠 3:5)
  • 사랑으로 덮을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는가? (벧전 4:8)


질문에 합당한 답을 찾았으면, 미루지 말고 즉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진실을 사랑으로 경청하면서 말하라! [복음기도신문]

조정의 | 그레이스투코리아 칼럼니스트

GTK칼럼은 우리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성경의 말씀에서 답을 찾고자 하는 미국 그레이스커뮤니티교회의 존 맥아더 목사와 GTK 협력 목회자와 성도들이 기고하는 커뮤니티인 Grace to Korea(gracetokorea.org)의 콘텐츠로, 본지와 협약을 맺어 게재되고 있습니다.

[관련기사]
[GTK 칼럼] 성경이 말하는 결혼: 1. 결혼의 목적
[GTK 칼럼] 성경이 말하는 결혼: 2. 결혼의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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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K 칼럼] 성경이 말하는 결혼: 5. 남편의 역할 (3) 이끄는 사람
[GTK 칼럼] 성경이 말하는 결혼: 6. 아내의 역할 (1) 순종하는 사람
[GTK 칼럼] 성경이 말하는 결혼: 7. 아내의 역할 (2,3) 채워주는 사람, 지지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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