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지금 4살인 큰딸과 함께 아침마다 묵상한 내용을 가지고 성경공부를 하게 되었다. 아이를 임신했을 때부터 어린 나이에 회심하게 되기를 소망하며 기도해 왔다.
어떻게 해서든 계속 말씀을 들을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마음과 신명기의 네 자녀에게 부지런히 가르치라는 말씀에 순종하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때로는 내가 묵상을 놓쳐 아이에게 먹여줄 양식이 없을 때도 있었다. 그러나 재미있는 것은 이제는 아이가 먼저 성경공부 하자며 나에게 다가온다는 것이다.
아이와 함께 그림을 그려가며 성경공부를 하면 어느 때는 아이가 정말 잘 듣고 전하는 나에게도 다시 은혜가 부어지기도 한다. 아이가 아멘도 잘하고 마지막 기도까지 또박또박 잘 따라하면 힘이 솟는다. 하지만 집중을 못하고 딴 짓을 할 때면 전하는 나도 너무 맥이 빠진다. 그래도 아이와 함께 할 수 있어 감사하다.
묵상한 본문에는 자주 천국과 지옥 이야기가 나온다. 지옥을 묘사하며 뜨거운 불이 활활 타오르는 그림을 그리면 아이는 언제나 지옥에 가지 않고 천국에 가고 싶다고 이야기 한다.
슬기로운 다섯 처녀들과 잠이 들어 기름을 준비하지 못한 처녀들에 대해 공부하던 날이었다. “기름을 준비하지 못한 처녀들은 혼인 잔치에 들어가지 못하고 문이 닫혀 버려 문밖에서 아마도 슬피 울었을 거야. 천국에 가는 것도 준비할 게 있어. 바로 복음이야.”
그러자 딸아이가 물었다. “엄마 아빠가 기름 준비해서 천국 문에 들어가는 데 나는 못 들어가면 엄마 아빠가 울어?” 본문의 내용과는 좀 다른 맥락이었지만 그래도 갑작스런 질문에 대답하게 되었다.
“그럼 엄마 아빠가 다 기름 준비해서 천국 문에 들어가는 데, 우리 딸이 못 들어가면 너무너무 슬퍼서 울지. 그러니까 우리 꼭 천국에 함께 들어가자!” 이 이야기를 하는데 괜스레 비장한 마음이 들며 눈물이 났다.
어느 날 섬기는 교회 연합예배에서 침례식을 하게 되었다. 한국에 노동자로 왔던 태국인들이 복음을 듣고 자진하여 침례를 받고 싶다고 하여 시행하게 된 감격적인 시간이었다. 함께 교회 앞마당에 나가 지켜보았던 딸은 또 이렇게 말한다.
“엄마 예수님이 물속에 있어? 나도 보고 싶어. 나도 침례 받고 싶어.” 침례를 받을 때 물속에 완전히 들어갔다 나오면서 예수님과 함께 부활했다고 고백하는 지체들을 보며 아이 나름대로 생각한 모양이었다. 침례의 의미를 이야기해 주었다. “자기 마음대로 하고 울고 떼쓰던 죄인인 사랑이가 십자가에서 예수님과 함께 죽었어. 이것을 정말 믿어?”
예전에는 자기 정신인지 주님 정신인지 믿는다며 고백했던 아이가, 그날은 정직하게 고개를 가로 저으며 못 믿겠다고 했다. 그렇다면 하나님께 정말 믿음을 달라고 기도하자고 딸과 함께 손 모아 기도했다.
부모가 자녀에게 줄 수 있는 그 어떤 유산보다도 가장 값진 것은 신앙의 유산이라는 말은 지극히 맞는 이야기다. 자녀를 정말 사랑한다면 그 영혼이 이 땅에서, 그리고 영원이라는 시간을 어디에서 보낼 것인가를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아직 어리다고 신앙교육을 나중으로 미룰 일이 아니었다. 하나님께서 친히 이 어린 생명들에게 복음을 심으시고 참으로 열매 맺는 역사를 이루시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부모 된 우리의 삶 속에서 살아계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을 보고 경험하게 되기를…. 그래서 부모인 내가 먼저 오직 십자가, 오직 그리스도께로 오늘도, 매순간 나아간다. 주님 도우소서! [GNPNEWS]
조민정(죽전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