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높이라 Prize Wisdom 잠 4:8

[원정하 칼럼] 박해 지역 중국 선교를 위한 첫걸음

사진 : 원정하 제공

정확한 통계는 잡을 수 없지만, 중국에는 한때 약 1만 가정의 한국인 선교사님들이 활약하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시진핑 집권 후 중국의 기독교 박해는 아주 심해져서 세계 박해 순위 19위(오픈도어 집계, 2024)에 이르기까지 했습니다. 한인 선교사의 90%가 추방당했고, 또 현지에서 만화 전도 책자를 인쇄하는 것은 상상도 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일단 만화전도책자 ‘좋은소식(김종두 저)’중국어 판 파일은 완성되었으니, 먼저는 중국 정부의 허가를 받은 교회를 통해 정식으로 인쇄를 시도하거나, 또 하나는 한국 내 화교들에게 나누는 방법, 그리고 마지막 하나는 태국을 통한 방법입니다. 이를 위해 저는 ‘땅에쓰신글씨(이하 ‘땅글’)’의 총무로서, 지난 한 주간 A국에 가서 관계자를 만났습니다.

사진 : 원정하 제공

동남아시아를 ‘인도차이나’라고 하듯, 이 지역은 인도 문화와 중국 문화가 반반쯤 되는 곳입니다. 인도차이나반도에는 엄청난 규모의 화교 커뮤니티들이 있습니다. 싱가포르 70%, 말레이시아 25%, 태국 10%, 인도네시아 4%, 필리핀 1.5%…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화교 비율이 70%든, 1.5%든 대부분의 나라에서 이들은 해당 국가 경제의 50%를 차지할 정도로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습니다.

게다가 청나라 말 – 중화민국(자유중국) 시기에 넘어온 화교들(구화교)만큼이나, 요즈음에는 신화교, 즉 현 중국 본토 출신의 화교들(신화교)도 어마어마합니다. 이들은 중국 본토를 자유롭게 오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중국에서 추방된 선교사님들 중 많은 수가 인도차이나 지역으로 옮겨 계속 중국인 대상 사역을 감당하고 계십니다.

그래서 저희 ‘땅글’ 팀은, 인도차이나에서 중국 선교사님들이 가장 많이 옮겨오신 A국(약 800 가정)을 통해 만화 전도책자를 중국으로 전하려 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북경 출신 ‘신화교’면서도 스웨덴에서 예수님을 믿고, 태국 자매와 결혼해 양국을 오가며 사는 복음 유투버 ‘총총’ 형제를 통해 중국어 파일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먼저 인도에서 시범 인쇄 1079부를 해서(이렇게 소량 인쇄를 하기에는 인도보다 싼 곳이 없습니다.) 제가 직접 들고 현지를 방문하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일정 중 조융&송화숙 선교사님과 김재옥&노미화 선교사님, 총총 형제, 그리고 홍서아 교수님과 수차의 미팅을 가졌습니다.

저희는 첫 중국어 만화 전도 책자들에 손을 얹고 같이 기도하며 앞으로의 사역을 위해 간구했습니다. 또한 방콕의 유서 깊은 화교 교회 세 곳을 다니며 목회자들과 대화하고 만화 전도 책자를 비치하기도 했습니다. 128년 된 교회, 89년 된 교회, 72년 된 교회… 그 옛날에 본국의 지원도, 현지의 환영도 없이 이런 공동체를 만들어온 화교 목회자와 성도분들께 존경의 마음이 벅차오르더군요.

사진 : 원정하 제공

그리고 체감 41도의 날씨에 차이나타운을 걸어 다니며(15000보 이상 ㅜㅜ) 직접 화교들에게 복음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인도 같았으면 수백 권 정도는 금방 나누고 끝났을 것인데, 아무리 차이나타운이라지만 현지인과 중국인이 구분이 잘 안 될 때도 있고, 중국인인데도 구화교라 간체자를 모르거나, 아예 중국말을 거의 못하시게 된 분들도 계셨습니다. 그러니 신화교들을 찾아서 나누어야 하는데, 자기들끼리 중국어로 대화하는 장면을 포착해야 겨우 한 권을 나눌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중국분들은 거절도 참 잘하시니.. ^^;; 너무 체력적으로 힘들고 시간도 많이 걸리더군요.

그러나 받으신 분들은 참 흥미 있게 보셨습니다. 본토에서 바로 오셨거나, 본토를 자주 오가는 게 신화교분들의 특징이니… 이 씨앗이 민들레 홀씨처럼 대륙 전체에 날아가기를! 본토에서건 수천만 부씩, 수억 부씩 나눌 수 있게 되기를! 그리고 신화교와 홍콩, 대만(자유중국)분들을 위한 번체자 버전도 곧 준비할 수 있게 되기를 소망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아편전쟁의 상처로 인해 마약에 대해서는 무조건 사형! 수준의 엄벌 정책을 펴는 중국과, 반대로 대마를 합법화해 버린 A국의 온도차를 보며, 혹여라도 이곳에서 마약을 접했다가 본국에서 끔찍한 변을 당하지 않도록, A국 내 화교들을 대상으로도 금주 금연 및 마약 확산 방지 운동을 활발히 하는 ‘대한기독교여자절제회’와의 연계를 강화해야겠다는 생각을 품게 되었습니다.

중국어를 한마디도 못 하는 인도 선교사와 현재 선교사들이 중국 선교를 위해 기도하고 모인 게 참 재미있습니다. 정말 중국어도 완벽하시고 공산당의 온갖 고통과 박해를 이겨내신 훌륭한 중국 선교사님들께서 보시기에 얼마나 귀엽고 우스울까도 싶습니다.(베테랑 중국 선교사님들의 연락과 지도를 부탁드립니다.) 그러나 저희도 더욱 열심히 달려가겠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준비하며, 제 자랑스러운 의형제, 탈북자 유성혁 집사와 긴 통화를 했습니다. 본인은 북한에서 중국으로 넘어와 수년을 살다가, 태국의 감옥을 거쳐 대한민국으로 들어와 예수님을 만났다고 합니다. 형은 태국을 거쳐 중국을 통해 북한으로 복음을 전하겠다고 했습니다. 인도에서 ‘좋은 만화 전도 책자로 복음을 전하고 싶다.’는 데서 시작된 작은 소망이 벌써 또 다른 대륙으로까지 연결이 되었습니다.

저희에게는 많은 과제가 있습니다.

1. 중국 본토에서의 인쇄&출판 루트 찾기
2. 국내 외국인 전도사역 팀들 및 화교 교회와의 연계
3. A국 수요 파악 및 인쇄&출판 루트 찾기
4. 동남아 및 세계 각국의 화교들에게 중국어 판 보급할 방법 찾기
5. 구화교 및 홍콩, 대만 분들을 위한 번체자 만화전도책자 사역 시작하기
6. 이를 위한 재정 및 인력, 그리고 보안 지원 …

주님께서 저희를 뱀 같은 지혜와 비둘기 같은 순결 중에 이끌어 주시기를 기도 부탁드립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전액 기독교대한감리회 행하는교회의 후원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이로써 53차 프로젝트가 종료되고, 160만 4141번째 만화 전도책자가 열방에 보급되었습니다. [복음기도신문]

원정하 | 기독교 대한감리회 소속 목사. 인도 선교사. 블로그 [원정하 목사 이야기]를 통해 복음의 진리를 전하며 열방을 섬기는 다양한 현장을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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