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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 2년…고려인마을 피란민 고단함도 장기화

▲ 광주 고려인마을 축제 참여한 우크라이나 피란민. (연합뉴스 자료사진)

피란민 절반 일자리 찾아 흩어지고 일부는 우크라이나 귀국
광주 고려인마을 대표 “우리 사회가 온전히 품어줬으면”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예전 생활을 되찾을 수 있을지 걱정이 많습니다.”

고령의 부모와 몸이 불편한 딸만 겨우 챙겨 우크라이나에서 탈출한 고려인 동포 안 옐레나(44·여) 씨는 떠나온 마을의 기억이 빠르게 희미해져 간다고 20일 말했다.

안씨의 가족은 전쟁의 참상을 피해 2022년 4월 광주 광산구 월곡동 고려인마을에 도착했다.

고정적인 직업을 구하지 못한 안씨는 고려인마을의 일을 도우며 거동이 불편한 노부모, 장애가 있는 딸의 생계를 홀로 책임지고 있다.

전쟁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안씨 가족처럼 광주 고려인마을에 임시 안식처를 마련한 고려인 동포의 고단함도 기약 없이 길어지고 있다.

광주 고려인마을은 2022년 2월 24일 러시아의 침공 이후 마을과 인연이 있는 우크라이나 피란민 876명의 국내 입국을 도왔다.

전쟁이 쉽게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이 가운데 약 30명은 향수병이나 타향살이의 어려움을 견디지 못하고 우크라이나로 돌아갔다.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이나 전남 등 타지역으로 뿔뿔이 흩어진 피란민도 400여 명으로 추정된다.

피란민 동포 가운데 광주에 남아 있는 인원은 450명 안팎 정도로 보인다.

잔류 중인 피란민 대다수는 전쟁이 끝난 후에도 한국에 정착하기를 바라는 것으로 광주 고려인마을은 파악하고 있다.

이들의 생활은 여느 이주노동자와 비슷하지만, 멀리 내다보는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한국에서 하루 단위로 일상을 견뎌낸다.

우크라이나 피란민의 국내 체류 비자가 전쟁 종식 등 정세 안정화 때까지만 연장되기 때문이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함 탓인지, 피란민 연령대는 10대 청소년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도 고려인마을 대안학교인 새날학교에 재학 중인 우크라이나 출신 학생은 12명에 불과하다.

신조야 고려인마을 대표는 “피란 생활 와중에도 새로운 생명들은 태어나고 있다”며 “하지만 이 아이들은 모두 부모의 국적을 갖고 태어났기 때문에 언젠가는 한국을 떠나야 하는 처지에 있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먹고 자고 입는 문제만 해결된다면 사람은 어떤 환경에서든 살아 나갈 수 있다”며 “우리 사회가 전쟁 초기 베풀었던 온정을 우크라이나 피란민들에게 지속해서 보여주고 그들을 품어주는 노력을 이어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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