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영토분쟁 후 평화 협정 체결을 추진해온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가 접경지 총격전으로 또다시 긴장 국면을 조성했다.
13일(현지시간) AFP·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아제르바이잔과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아르메니아 동남부 시우니크 지역의 초소에 있던 아르메니아 군인 4명이 총격에 숨졌다. 부상자도 1명 나왔다.
아르메니아 국방부는 텔레그램 메시지를 통해 “아제르바이잔군이 초소를 공격해 여러 명의 사상자가 나왔다”고 밝혔다.
아제르바이잔 국경수비대는 성명에서 “지난 11일 아르메니아군이 우리의 진지를 향해 사격하며 도발한 데 대한 보복 작전”이라고 주장했다. 아르메니아 국방부는 아제르바이잔 측의 이런 주장을 부인하고 있다.
이번 총격 사건은 작년 9월 아제르바이잔 내 영토분쟁 지역인 나고르노-카라바흐에서 벌어진 무력 분쟁 이후 군사적 활동으로 사망자가 나온 첫 사례다.
나고르노-카라바흐는 아르메니아계 주민들이 자칭 공화국을 세우고 군대까지 운영하며 30년 넘게 점유해온 곳이다.
아제르바이잔은 작년 9월에 이 지역을 대대적으로 공습했고, 아르메니아계 주민 12만명 가운데 10만여명이 아르메니아로 넘어갔다. 아제르바이잔으로선 기나긴 영토분쟁 끝에 승기를 잡은 사건이었다.
이후 유럽연합(EU)과 러시아 등의 중재 하에 남은 아르메니아계 주민의 안전을 보장하되 아제르바이잔의 통제권을 인정하는 방식으로 평화 협정을 맺기 위한 양측의 협상이 진행돼왔다.
이런 상황에서 또다시 국경 총격전이 발생하면서 두 국가 간 긴장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아르메니아 내 아제르바이잔 접경 지역에 평화유지군을 파견하며 양국 분쟁 문제에 관여해온 러시아는 충돌을 자제할 것을 촉구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취재진에 “총격 사건은 평화 협정을 체결하기 위한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 사이의 협상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우리는 협상 과정이 계속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는 “두 나라가 자제력을 보여줄 것을 촉구하며 러시아는 양측 모두를 계속 접촉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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