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신안군에 조성된 ‘섬티아고 순례길’의 상징인 12사도의 이름을 딴 예배당 명칭이 불교계의 항의로 변경된 것과 관련, 한국교회언론회(이하 언론회)가 종교를 돈과 관광의 즐길거리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며 23일 논평을 발표했다.
‘섬티아고 순례길’은 지난 2017년 신안군에 속해 있는 대기점도, 서기점도, 소악도, 진섬, 딴섬 등 5개 섬을 연결하는 12km 둘레길이다. 신안군은 ‘가고 싶은 섬’으로 홍보하기 위해 순례길에 12개의 작은 건축물을 지었다. 2019년 완공된 12개의 작은 예배당에는 예수님의 12제자의 이름을 따서 붙였다.
그런데 불교 조계종이 문화체육관광부 ‘공직자종교차별신고센터’에 종교 차별 민원을 제기하면서, 지난해 4월 이름을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건강의집(베드로), 생각하는집(안드레), 그리움의집(야고보), 생명평화의집(요한), 행복의집(빌립), 감사의집(바돌로매), 인연의집(도마), 기쁨의집(마태), 소원의집(야보고), 칭찬의집(다대오), 사랑의집(시몬), 지혜의집(가룟유다) 등으로 명칭이 변경됐다.
이에 언론회는 “이런 둘레 코스는 기독교가 요청하여 만든 것은 아니지만, 신안군이 기독교인 전체 다수를 차지하고 있고, 주로 기독교인들이 찾아가고 싶은 작은 섬들에 예수님의 제자들 이름을 붙인 것이 특이하다 했다.”며 “그런데 그것이 불과 3~4년 후에 처음의 기독교적인 흔적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건강의 집, 생각하는 집, 그리움의 집 등으로 명명했다는 것은 오히려 기독교를 모욕한다는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 가운데 울산광역시(시장 김두겸)가 울산시 동구에 있는 대왕암 인근 해상(海上)에 떠오르는 불상(佛像)을 만든다고 한다.”면서 “울산시는 천주교에도 울주군 언양에 살티공소(천주교 순교성지)를 조성하고 세계 최대 성경책을 제작하여 전시할 계획이며, 관내에 태화사를 복원하여 관광지로 만든다”며 이런 대규모 종교 시설 건립이 불교에서 말하는 종교차별이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언론회는 “각 지자체가 종교 시설과 이와 관련된 건축물이나 형상을 관광지로 만들어 그 수입을 기대한다는 것도 마뜩찮은 일이지만, 자기들 마음대로 종교와 그 이름을 차용(借用)하여 구경거리로 만들었다가 반대 의견이 나오자 다시 슬그머니 그 이름을 바꿨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웃 종교에 관한 것은 무조건 ‘종교편향’으로 몰아가고, 자기들을 위한 종교시설에는 천문학적인 예산이 들어가도 괜찮은 듯 함구한다면, 종교를 한낱 구경거리나 관광지로 삼아 재정 수입이나 올리려는 지자체와 그 단체장들에게 너무나도 우습고, 가볍게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언론회는 “종교가 그 자체적으로 만든 역사적이고 문화적인 종교시설에 대해서는 각 지자체가 홍보할 수 있으나, 인위적으로 자기들이 종교를 빙자하여 지역에서 돈벌이 수단으로 종교를 이용하려는 것은 옳지 못하며, 이런 행정을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울산시의 대왕암공원에 거대 부처상 건립 계획에 대해 울산 동구 기독교연합회는 24일 울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울산시가 추진하는 대왕암 앞바다 한가운데 특정 종교를 형상화한 조형물 사업은 종교 간, 시민 간 갈등을 부추길 수 있다”며 “모든 계획과 사업을 철회하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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