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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요나 칼럼] 앞으로 뭐 먹고 살래?

일러스트: AI제작. DALL-E.

소리전쟁 5

올해로 신앙생활 한 지 34년이 되었다. 대학교 1학년 때 예수님을 극적으로 만나 삶이 뒤집어진 후에 ‘그리스도의 제자’로 살기 위해 몸부림치던 시간들이 있었다. 지금 그렇게 살라고 하면 엄두가 나지 않을 만큼 수 많은 모임들, 집회들 그리고 사역한 시간들을 생각해보면 나의 열심이 아니라, ‘하나님의 열심’이었다. 예수님을 만나 변화된 후에 가졌던 내 삶의 유일한 목표와 비전은 오직 ‘선교’였다. 이 땅에 푸르고 푸른 그리스도의 계절이 오게 하는 것, 민족을 변화시키고, 세계를 변화시켜 이 땅에 진정한 주의 나라가 임하게 하는 것이야말로 내 삶의 존재 목적이자, 이유가 되었다. 입술로 고백한 만큼 삶으로 증명하고 싶어 나의 젊음을 드렸던 그 시간은 지금도 나의 신앙생활에 기초가 되었고, 자양분이 되었음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

때가 되어 대학교를 졸업할 즈음에 누가 이렇게 물었다.

“앞으로 뭐 먹고 살래?”

물론 나의 가장 가까운 지인이 한 말이었다. 제자 훈련받느라 자격증 하나 없고, 예수님께 미쳐서 오직 찬양, 기도, 전도에 ‘올인’하며 살던 시간이 마쳐지고 이제 졸업을 앞둔 나를 걱정해서 한 말이었다. 정말 대책이 없었던 삶이었다. 아니, ‘주님이 나의 대책이며 계획입니다!’라는 고백은 전심의 고백이었기에 주저함이 없었다. 정말 거침이 없는 삶이었다!

대학 졸업 후에 여러 가지 일을 하다가, 포항 한동대학교 생활관 사감(주:기숙사 상담 간사)으로 4년간 섬기게 되었다. 한동대 후원회 모임인 ‘갈대 상자’ 사무실에서 잠시 일을 돕던 지금의 아내를 만나 결혼을 하게 되었고 가정을 이루게 될 즈음 누가 이렇게 물었다.

“앞으로 뭐 먹고 살래?”

물론 나의 가장 가까운 형제가 한 말이었다. 포항 한동대학교에서 계속 일을 하며 지내도 되는데, 4년 만에 사직서를 내고, 결혼과 동시에 선교사로 나가기 위해 준비하는 모습을 본 형제가 걱정해서 한 말이었다. 그랬었다! “정말 대책 없이 이렇게 사는 것이 가능할까?” 그때 만난 아내는 사실 나보다 더 대책이 없는 아니, 더 믿음이 있는 사람이었다. 앞으로의 진로와 세상 걱정을 하면 늘 이렇게 도전을 했으니 말이다. “주님이 우리의 대책입니다!” 정말 세상이 감당할 수 없는 사람이었다.

외국에 나가 언어를 배우고, 선교 단체 안에서 진행하는 여러 가지 훈련을 소화하며 선교에 대해, 그리고 선교사의 삶을 조금씩 배우게 되었다. 때가 되어 한국에 돌아와 신학을 공부하게 되었는데 머물 집이 없었고, 재정은 더욱 없던 시절이었다. 앞이 보이지 않는 막막한 현실 속에 던져진 상태였지만,나와 아내는 기쁨과 성령이 충만하였다.

“앞으로 뭐 먹고 살래?”

한국에 들어오기는 했으나, 집도 직업도 후원자도 없이 사는 우리의 모습을 본 가까운 지인이 던진 질문이었다. 가장으로서, 남편으로서 무언가는 해야 할 것 같았는데, 신학교를 가기 위해 매일 입시 준비를 하는 것만큼 열심히 입학 시험을 준비했다. 그렇게 6-7개월 간의 시간을 보내고 신학 대학원 입학 시험을 치게 되었다. “주님이 공급하실 겁니다!”라는 고백대로 주님은 아주 작은 월세집을 주셨고, 필요할 때마다 까마귀를 통해 쌀과 김치를 공급해 주셨다. 그렇게 해서 들어가게 된 신학대학원이었고, 안양에 있는 교회에서 사역을 시작함으로 전도사의 생활은 시작이 되었다. 물론 그때도 집은 없었지만, 하나님은 한다면 하시는 분이시기에 우리 가족이 살 작은 공간을 허락해주셨다. 교회와 학생부 아이들을 섬기며 복된 전도사의 생활을 하는 동안 선교지로 나가기 위한 구체적인 준비를 하게 되었다. 때가 되어 2011년 1월 29일 이스라엘 선교사로 출국을 앞둔 어느 시점에 가까운 지인이 이렇게 물었다.

“앞으로 뭐 먹고 살래?”

이스라엘은 중동의 태풍과도 같은 지역이고, 집값은 훨씬 비싸고, 먹고 살기가 힘들뿐더러, 선교하기는 더더욱 어려운 사람들이 유대인들인데, 어떻게 하려고 이렇게 가족들을 데리고 선교지로 나가냐는 볼멘소리를 한 것이다. 욥의 친구들처럼 욥을 위로해 주는 것 같았지만, 실상은 욥의 아픈 곳을 후벼판 사람들이 바로 욥과 친구들 간의 논쟁이 아니던가! 마찬가지였다. 우리의 삶 속에 주님이 얼마나 세밀하게 그리고 친근하게 인도해 오셨는지 수도 없이 고백하고, 간증하고 나누었지만, 그들의 눈은 가려졌고, 귀는 듣지 못한 아이러니한 상황이었다. 이스라엘에서 좌충우돌하며 보낸 10년 동안의 시간속에 하나님은 매달 내는 집세와 먹고 사는 문제에 어려움이 없도록 보호하시고, 인도해 주셨다.

“여호와께서 그를 황무지에서, 짐승이 부르짖는 광야에서 만나시고 호위하시며 보호하시며 자기의 눈동자 같이 지키셨도다. 마치 독수리가 자기의 보금자리를 어지럽게 하며 자기의 새끼 위에 너풀거리며 그의 날개를 펴서 새끼를 받으며 그의 날개 위에 그것을 업는 것 같이 여호와께서 홀로 그를 인도하셨고 그와 함께 한 다른 신이 없었도다”(신 32:10-12)

그렇게 이스라엘에서의 시간을 보내고, 주님의 이끄심 속에 2020년 1월, 책 출판과 개인 일정 때문에 잠시 한국에 나오게 되었는데 머물 집이 없었다. 죄 많은 이 세상이 내 집은 아니지만, 자녀들이 커가고 십대의 시절을 보내고 있는 과정에 머물 집이 없다는 것은 견디기 힘든 아픔이자,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었다. 그래도 주님은 단 한 번도 우리를 실망시킨 적이 없으신 좋은 아버지가 아니던가! 한국에 들어온 뒤 얼마 되지 않아 가까이 있는 가족 중에 한 분이 이렇게 말씀하셨다.

“앞으로 뭐 먹고 살래?”

물론, 이렇게 물은 사람은 예수님을 믿고 신앙생활을 하는 분이다. 우리 가정이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왔는지, 무엇을 먹으며 살아왔는지 그리고 하나님은 어떻게 일을 하셨고 인도해 오셨는지 가장 가까이에서 보았던 증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보이지 않고 코로나로 인해 경제가 무너지고, 후원이 끊어지는 현실의 상황이 더 크게 보인 것이다. 하나님은 죽은 분이 아니신데 말이다! 참으로 ‘웃픈(주: 웃지만 슬픈 현실의 줄임말)’ 현실의 모습을 보게되었다.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 순간 당황했지만, 곧바로 나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앞으로 뭐 먹고 사냐구요? 이때까지 우리 가정이 어떻게 먹고 살았는지 잘 아시면서, 몰라서 이런 질문을 하시는 건 아니시죠?” 하고 반문을 하였다. 자칭 코로나 시대라고 불리워지는 이 어려운 시기에 많은 사람들이 무엇을 먹으며 살아야 하는지 걱정하고 고민을 한다. 선교사라고 해서 이러한 고민과 현실적인 걱정이 없다는 것은 거짓말일 것이다. 그러나 분명하고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은, 하나님은 지금도 시퍼렇게 살아 계시고, 인도하시는 ‘에벤에셀’의 하나님이시다. 지금까지 하나님의 도우심을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직접 목격 했는데 어찌 신앙을 부인하며, 주님의 도우심을 의심할 수 있겠는가?

아.뿔.싸 !

“눈이 있다고 다 보는 것이 아니요, 귀가 있다고 다 듣는 것이 아니다!”

“이 백성들의 마음이 완악하여져서 그 귀는 듣기에 둔하고 눈은 감았으니 이는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마음으로 깨달아 돌이켜 내게 고침을 받을까 두려워함이라 하였느니라. 그러나 너희 눈은 봄으로, 너희 귀는 들음으로 복이 있도다” (마13:15-16)

“주님!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하나님의 일하심과 역사하심을 보고 들을 수 있는 복된 눈과 귀가 되게 하소서.” <계속> [복음기도신문]

이 칼럼은 필자의 저서 <소리전쟁(엎드림출판사)>에서 저자의 허락을 받아 발췌, 게재합니다.

최요나 선교사 | 총신대 신학대학원 졸. 국제오엠 이스라엘 소속. CCC와 YWAM 예배인도자와 순장으로 사역. 저서 <네가 나의 영광을 짓밟았다>(규장 간, 2020)에 이어 최근 그동안 우리가 놓치고 살아왔던 ‘하나님의 소리’를 갈구하는 마음으로 2023년 11월 <소리전쟁(엎드림출판사)>를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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