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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아프리카, 역사상 최악의 디프테리아 기승

▲ 서아프리카 기니서 디프테리아 확산으로 고통받는 아이들. 사진 : 유튜브 채널 SBS pick! 캡처

최근 몇 달 동안 서아프리카 전역의 국가들에서 대륙 역사상 최악의 디프테리아 유행과 싸우고 있다고 유엔 인권 정보 사이트 릴리프웹이 최근 전했다.

디프테리아는 2022년 8월, 니제르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알제리, 모리타니, 나이지리아, 기니로 확산됐다.

기니의 첫 번째 환자는 2023년 7월 기니 북동부의 시귀리 지역에서 진단됐다. 그 이후로 생명을 위협하는 이 질병의 발병 사례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사란 케이타(Saran Keita)는 “딸은 목에 염증이 생겼고, 먹고 마시는 것도 힘들어하며 울기만 했다.”며 “그때 누군가 우리를 시귀리에 있는 전염병 치료 센터로 데려갔다.”고 말했다

국경없는의사회(Médecins Sans Frontières, MSF)가 지원하는 이 치료 센터에 도착하자마자 딸은 검사를 받은 후 디프테리아 항독소 주사를 맞았다.

디프테리아 환자가 증가함에 따라 시귀리 지역에서 대대적인 대응이 진행되고 있다.

MSF는 2023년 8월 중순, 시귀리에서 대대적인 대응에 나섰다. 2024년 1월 4일 현재, MSF 직원 64명과 보건부 직원 184명으로 구성된 치료 센터 팀은 2122명의 디프테리아 환자를 치료했다. 대부분이 어린아이들이지만 청소년과 성인도 포함됐다. 환자의 18%는 5세 미만 어린이였으며, 43%는 5~15세, 29%는 15~29세, 10%는 30세 이상이었다.

대기실에서 환자와 보호자들은 MSF 보건 활동가들이 현지 언어인 말린케어로 디프테리아 증상을 알아보는 방법과 질병이 어떻게 전파되는지 설명하는 것을 듣는다.

MSF 의료 코디네이터 아델라드 샤야카 박사는 “디프테리아는 호흡기를 공격하는 세균 감염”이라며 “공기 중의 비말에 의해 전염되며 특히 어린이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 또한 심장과 신장을 포함한 신체 기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독소를 방출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도 독소는 심장, 신경 및 기도의 세포를 죽인다. 독소로 인해 위막(僞膜)도 형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위막은 실제 염증이나 손상된 부위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죽은 세포, 염증물 및 기타 물질로 형성된 가짜 막이다. 항독소(antitoxin)를 신속하게 투여하지 않으면 빠르게 성장하는 위막은 곧 감염자의 기도를 막아 호흡 곤란을 유발할 수 있다.

디프테리아의 잠복기는 2~10일이다.

이에 샤야카 박사는 “디프테리아에 노출된 후 이틀째부터 미열이 나기 시작해 인두나 후두에 염증이 생기고 음식 섭취와 호흡이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다”며 “위막은 보통 3일 또는 4일째에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디프테리아는 이번 유행에 앞서 전 세계적으로 거의 사라진 상태였다. 기니에서는 30년 이상 디프테리아 환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그 결과 대부분의 현지 보건 종사자들은 최근까지 디프테리아를 접한 적이 없었고, 디프테리아를 치료할 수 있는 항독소도 찾기 어려울 정도였다.

MSF 부의료 코디네이터 찰스 톨노 박사는 “이 질병을 인식하고 치료하는 방법을 아는 의료 전문가가 부족하다”며 “치료는 복잡하고 많은 자원이 필요하며, 특히 항독소의 가용성 측면에서 많은 자원이 필요하다. 항독소가 부족하기 때문에 가장 심각한 증상을 보이는 환자에게 선별적으로 투여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현재는 치료 센터의 병상이 50개밖에 없기 때문에 증상이 경미한 환자는 항생제를 투여하고 집으로 돌려보내 질병을 치료하고 다른 사람에게 전염될 위험을 줄이고 있다. 또한 전염 위험을 줄이는 방법에 대한 엄격한 지침을 받는다. 3일과 7일 후 환자는 센터로 돌아와 검진을 받는다.

증상이 더 심한 환자는 치료를 위해 센터에 입원해 최대 5일간 머문다. 항독소 투여가 필요한 환자는 사전에 혈중 산소, 포도당, 체온 등 여러 가지 검사를 받아야 한다. 예를 들어, 환자에게 열이 있어 체온을 낮춰야 하는 경우에는 항독소를 투여할 수 없다.

이러한 방법은 디프테리아로 인한 사망자 수를 줄이는 데 성공했다.

톨노 박사는 “MSF 개입 덕분에 사망률이 급격히 감소했다.”며 “우리가 도착했을 때 사망률은 약 38%였지만 지금은 5% 미만”이라고 밝혔다.

대부분의 환자와 간병인들은 라디오, 학교, 입소문을 통해 시귀리에 있는 치료 센터에 대해 들었다. 질병과 그 증상에 대한 인식이 전반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진단을 받기 전까지는 자신에게 무엇이 문제인지 전혀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40세의 판타 포파나는 “이곳에 오기 전까지는 내가 디프테리아에 걸렸다는 사실을 몰랐다”며 “3일 전 오토바이를 타고 이곳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목소리를 잃은 상태였다. 치료를 받고 나니 기분이 나아졌다. 잘 먹고 잘 자고 하루에 두 번씩 약을 복용하면서 건강을 되찾을 수 있었다. 곧 퇴원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지귀 베레테의 11살 아들 역시 디프테리아 치료를 받고 있다. 그는 “아이가 열이 나고 목이 아프고 두통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자마자 병원에 갔다.”며 “병원에서는 디프테리아라고 했다. 병원에 구급차를 요청했다. 나는 1만 기니 프랑(약 1유로)밖에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것으로는 아이를 치료할 수 없었다. 치료 센터에 도착한 후, 우리는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도 먹고 마시고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MSF에서 제공하는 모든 것이 무료였다. 아들은 약을 복용하고 있고 기분이 훨씬 좋아졌다.”고 전했다.

환자와 함께 지내는 사람들은 이 센터에서 성인용 디프테리아, 파상풍, 소아마비, B형 간염, 어린이용 B형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Hib) 등 다양한 질병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예방 접종도 받을 수 있다.

톨노 박사는 “이상적으로는 첫 환자가 발생하자마자 모든 연령대, 특히 어린이를 포함한 시귀리 지역 전체에 백신을 접종했어야 했다.”며 “하지만 백신이 부족했기 때문에 환자와 밀접 접촉자에게 백신을 접종하는 데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질병을 억제하기 위해 시귀리에서 본격적인 백신 접종 캠페인을 벌일 수 있는 수단을 확보하고 실행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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