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주류 기조에 맞서 이례적 ‘반대’…의회서 거부권 무력화될듯
미국 공화당 소속인 마이크 드와인 오하이오주 주지사가 당내 주류 기조에 반해 미성년자의 성전환 치료를 금지하는 주(州)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2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미 언론 보도에 따르면 드와인 주지사는 이날 트랜스젠더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사춘기 예방약, 호르몬 치료 및 시술을 받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했다고 밝혔다.
공화당 진영이 2024년 대선에서 ‘트랜스젠더 반대법’을 지지층 결집에 이용하고 있는 가운데 당내 인사의 이 같은 거부권 행사는 이례적인 행보로 여겨진다.
공화당이 석권한 오하이오 주의회는 이달 초 미성년자가 성전환 치료를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해당 법안은 여성 성정체성을 가진 트랜스젠더 학생이 고교와 대학 스포츠팀에서 여자팀 선수로 뛸 수 없도록 금지하는 내용도 담았다.
드와인 주지사는 이날 거부권 행사 배경에 대해 “법안이 시행되면 아이에게 의학적으로 무엇이 최선인지를 부모보다 주나 주 정부가 더 잘 알고 있다고 얘기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드와인 주지사는 앞서 스포츠팀 선수 제한은 개별 스포츠 조직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고 말해 거부권 행사를 시사해왔다.
다만, 공화당이 오하이오주 주의회를 석권하고 있어 드와인 주지사의 거부권 행사를 무력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예상했다.
드와인 주지사의 거부권 행사는 보수 성향이 강한 미국 주에서 트랜스젠더 반대법이 잇따라 시행된 와중에 나온 것이다.
미국에서는 그동안 성 정체성을 바꾸기 위한 치료인 전환치료가 의학적인 지지 속에 폭넓게 허용돼 왔다.
하지만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는 것도 진보적 정체성을 강조하는 ‘좌파 어젠더’라는 인식이 보수 정치권에 퍼지며 공화당 세력이 강한 지역에서 트랜스젠더를 규제하는 법안이 봇물 터지듯 나왔다.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법학전문대학원의 윌리엄스 인스티튜트에 따르면 미국 내 성전환 치료를 금지하고 있는 23개 주에 약 10만명의 트랜스젠더 미성년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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