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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진 칼럼] 조선예수교장로회, 1919년부터 마약퇴치운동 벌였다

▲ 초콜릿 안에 숨겨진 코카인. 사진: 관세청.

(1) 미끄러운 경사길의 최종 종착역 마약

생명을 위협하는 미끄러운 경사길의 최종 종착역이 마약이다. 낙태는 배아파괴 연구 허용으로 이어졌고, 안락사 허용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전체주의적인 차별금지법을 만들어 생명존중의 목소리를 잠재우고 재갈을 물리려고 한다. 차별금지법이 만들어진 나라들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이들 나라들은 대부분 낙태와 동성혼을 허용하고 포르노를 합법화했으며 마약을 허용하고 있다. 생명을 경시하는 성적 타락과 극단적인 쾌락추구의 종착역이 마약이다.

(2) 마약의 시대 변천사
마약은 중독성으로 인해 인간의 몸과 정신을 파괴하고, 사회질서에 해악을 끼치게 되는 약물이다. 의학적으로 꼭 필요한 통증 완화와 정신과 치료 등에 이용되는 의학적 이외의 마약 사용은 반드시 중독을 일으키게 된다. 세계보건기구는 마약을 ⓵ 약물 사용의 욕구가 강제에 이를 정도로 강하고 (의존성) ⓶ 사용 약물의 양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으며(내성) ⓷ 사용 중지시 온 몸이 견디기 힘든 증상이 나타나고(금단현상) ⓸ 개인에 한정되지 않고 사회에 해를 끼치는 약물로 규정하고 있다.

한때 마약은 중독의 개념이 없었던 시절에는 가정상비약으로 이용되기도 했다. 과학의 발달과 함께 각종 합성마약의 출현은 인간에게 유용한 이용보다는 인간의 극단적인 쾌락 추구의 도구로 전락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세종실록에 있는 지리지(地理志)에 양귀비와 대마가 재배되었다는 기록이 있다. 우리나라는 중국과 일본 사이에 위치한 지리적 위치와 역사적 시대변천에 따라 이용되는 마약의 종류가 바뀌어 갔다.

일제 강점기에는 양귀비 재배에 양호한 경작 조건으로 인해 아편의 공급지로 한반도가 이용되기도 했다. 조선 말에 아편중독자가 급증하게 된다. 이 당시 아편중독의 증가에 대한 원인을 분석한 결과는 현재의 마약 유통과 중독자 증가 경향을 파악하는 데 많은 참고가 된다. 첫째, 전쟁 중 수요가 급증하던 아편계 마약인 몰핀이 제 1차 세계대전 종전과 함께 남아돌자 몰핀 재고량이 대거 조선으로 유입되었다. 둘째, 마약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의사들의 오남용이 상당수 있었다. 만병통치약으로 소문이 나면서 오남용이 심해졌다. 셋째, 느슨한 일제 당국의 단속정책이 한몫을 했다.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에서 필로폰(히로뽕)이 피로 회복제라는 이름으로 대량 생산되면서 군인에게 보급되었다. 종전과 함께 또다시 한반도에 유입되어 번져간다. 광복 후에는 1965년 합성마약인 메타돈을 진통제에 섞어 팔면서 메타돈 파동을 일으켰다. 1970년 이전까지는 아편과 몰핀이 주를 이루고 1970년대에는 월남전에 유행했던 대마가 주를 이룬다. 일본에서 필로폰 생산 단속이 강화되자 한국이 필로폰 생산지로 이용된다. 일본으로 밀수출이 힘들어지자 생산된 필로폰이 국내로 공급되는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한때 청소년 사이에 유행했던 본드 흡입은 환각성 물질을 빼고 생산된 이후로 잠잠해지고, 기침약 성분에 들어간 약 (덱스트로메토르판)을 오남용하거나, 엑스타시와 LSD, 그리고 성범죄에 등장하는 물뽕까지 등장하고 있다. 일명 우유주사로 알려진 프로포폴 주사를 의료용이 아닌 목적으로 이용하여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뉴스를 접하고 있다.


(3) 
대한민국을 위협하고 있는 마약 처방

마약의 불법 유통과 이용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로 엄격히 규제 단속하고 있다. 문제는 법률 기준을 교묘히 빠져나갈 방법이 많고, 특히나 의사들의 처방에 의한 오남용과 불법적인 오남용이 문제가 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펜타닐 팻치 처방의 남발과 마약성 비만 약물 처방, 프로포폴의 오남용으로 인한 부작용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구한말과 60년대 의사와 약사들의 무지와 탐욕으로 발생했던 몰핀 중독과 메타돈 파동의 역사가 반복되고 있는 것 같다.

좀비 마약 펜타닐

최근에는 좀비 마약으로 알려진 펜타닐 중독이 세계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펜타닐은 헤로인 효과의 50배에서 100배 정도의 강력한 마약이다. 이것은 제조방법이 쉽고 가격이 저렴하여 북미 여러 나라에서 펜타닐 중독과 약물로 인한 사망수가 급증, 약물로 인한 사망원인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펜타닐의 대부분은 중국에서 원료가 생산되어 멕시코를 거쳐 미국 전역으로 공급되고 있다. 공급 방법도 다양해져서 사람이 직접 운반하거나, 땅굴을 이용하는 방법, 드론, 해외 구매, 해상을 통한 방법 등 문명의 이기(利器)발달과 함께 지능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미 미국은 중국과 마약 전쟁을 시작했다. 아편전쟁으로 홍콩을 내어준 흑역사를 가진 중국이 마약으로 미국을 무너뜨리려고 하고 있다.

펜타닐은 지금까지 개발된 마약 중에서 중독성이 최강이다.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이미 대한민국도 펜타닐 오남용이 심각하다. 펜타닐 팻치의 오남용이 중고등학교 학생들에게까지 번져가고 있다. 병의원의 펜타닐 팻치 처방이 남발되어 병의원이 펜타닐 팻치의 공급원이 되고있는 상황이다. 최근 국내에서도 통증 완화를 위해 극히 제한적으로 처방되어야 하는 펜타닐 팻치를 마구 처방한 의사에게 중징계를 내렸지만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펜타닐 팻치는 보험으로 등재되어 있어 처방전이 있으면 10장에 3만 원 정도로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다. 약국은 병의원의 과다한 처방에 난감해 하지만 조제를 거부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구입한 팻치는 한 장에 3 만원 이상의 가격에 뒷거래된다고도 한다.

마약성 비만약물 처방

현재 마약성 비만치료제로 펜터민, 펜디메트라진, 디에틸프로피온, 마진돌의 4가지 성분이 승인되어있다. 이들 마약성 비만치료제는 일반적인 비만 치료로 조절이 안 되는 경우, 3개월 미만 단기간으로 처방해야 하고, 1회에 4주 이내로 처방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비만 치료원칙이 지켜지지 않고 처음부터 마구 처방되고 있다.

펜디메트라진과 일명 나비약으로 알려진 펜터진은 히로뽕으로 알려진 암페타민( amphetamine) 유도체로 히로뽕 중독과 유사한 환청, 환각, 흥분, 정신이상 등의 증상을 나타내고 있다. 향정신성 약물의 오남용이 심각한 단계로 들어섰다. 실제로 SNS에 공개된 정보를 보면 개원가에서 마약성 약물이 너무나 쉽게 처방되고 있다.

우유주사 프로포폴 장사

프로포폴은 전신마취, 수술이나 진단 시 진정 등에 사용되는 마취제다. 마취 효과가 빨리 나타나고 빨리 깨어나며 깨어날 때 구역, 구토 등의 부작용이 비교적 적어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프로포폴은 뇌에서 쾌락과 관련된 물질인 도파민 농도를 증가시켜 투약시 숙면을 취한 것과 같은 느낌이 있다. 불규칙한 수면과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는 연예인들과 유명인들이 프로포폴 주사를 의료 목적이외로 이용하면서 문제가 되고 있다. 2011년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지정되어 규제하고 있지만, 일부 의사들이 이를 악용하여 치료목적이 아닌 불법적인 프로포폴 장사를 암암리에 하다가 적발된 뉴스를 쉽게 접할 수 있다.


(4) 
교회가 앞장서고 전문가 단체와 정부가 나서야 할 때

전문가 단체와 정부가 나서야 할 때

우리나라 모든 약물의 사용 허가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담당하고 있다. 펜디메트라진은 2002년, 펜터민은 2004년 사용 허가된 약물이다. 이들 약물은 우리나라에서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이 처방되고 있다. 20년 동안 이들 약물이 발생시킨 부작용은 의사를 믿고 처방받은 국민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고 있다. 약물 사용을 식약처에서 마약류 통합관리 시스템(NIMS)으로 관리하고 있지만 현재의 약물 사용 허가 기준으로는 마약성 약물 오남용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먼저 대한의사협회는 전문가 단체로서 마약류 처방 가이드라인을 선제적으로 만들어 마약류의 오남용을 막고, 마약류 의약품에 대한 교육을 필수 교육에 포함하여 의사들의 처방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전문가 단체가 먼저 나서서 해할 일을 미루는 것은 전문가 단체의 사회적 책무를 져버리는 일이다.

주무관청인 식약처는 마약성 의약품 사용기준을 더 엄격하게 조정해야 한다. 또한 과도하게 처방하는 의사에 대한 조사와 징계를 위해 조사권을 의사단체에 주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일련의 일들이 시급히 이루어져야 한다.


마약 퇴치에 앞장서 온 기독교의 활동

일찍이 기독교는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몸의 소중함을 잘 알기에 건강과 신앙을 해치고, 사회와 국가에 피해를 주는 마약 퇴치를 위해 앞장서 왔다. 기독교 생명윤리 함양을 통해 기독교의 선한 영향력을 통해 마약의 피해로부터 민족과 교회를 지켜내는 활동에 앞장서 왔다.

1919년 1월 조선 예수교 장로회 총회는 신도들에게 치료 목적 외에 아편을 흡연하고 매매하는 자에 대해 교회 차원에서 개입해 지도하겠다고 공식 선언하고 마약 퇴치 운동을 이끌었다.

평양 결백회 강연회에서는 아편을 먹는 일, 아편 침을 맞는 일을 포함한 12개 항목(1.아편 먹는 일, 2. 아편 침 맞는 일, 3. 담배 먹는 일, 4. 음주 하는 일, 5. 권련하는 일, 6. 음행하는 일, 7. 부정한 말 하는 일, 8. 부정한 책 보는 일, 9. 첩을 두는 일, 10. 기생집 다니는 일, 11. 조혼하는 일, 12. 인신매매하는 일)을 하지 않을 것을 선언했다. 1924년 조선 여자 기독교 청년절제회는 전국 지회를 통해 마약 퇴치를 위한 강연회와 가두행진 등의 활동으로 아편 중독으로부터 민족을 지켜내는 애국 애족 활동을 전개했다.

나가면서

마약 중독과 피해를 막기위해서는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예방과 단속, 회복 치료 등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마약과 술과 도박으로 썩어가던 조선 땅에 복음을 전하며 시작했던 마약 퇴치 운동을 교회가 다시금 나서야 할 때이다. 마약퇴치 운동은 이 시대 크리스천들에게 주어진 사명의 하나가 되었다. 생명을 위협하고 하나님의 형상을 파괴하는 미끄러운 경사길의 끝판왕인 마약 퇴치 운동에 교회가 앞장서고 전문가 단체와 정부가 힘을 모아야 한다. [복음기도신문]

lee mj

이명진 원장 | 명이비인후과 원장 겸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 운영위원장. 이 세상에 하나님의 생명주권이 잘 드러나고 인간생명의 존엄성이 제대로 지켜지도록 성경적 생명윤리 연구, 실천, 전파를 위해 의사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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