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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돈다 키나움와” 외침에…일회용밴드 처방“행복 만점”

콩고민주공화국 로아학교 이야기(1) 

‘아프리카의 슬픈 역사의 백과사전’으로 불리는 ‘콩고민주공화국’의 오지마을 부하사에서 온 소식이다. 이곳의 학교를 통해 다음세대 어린이들을 양육하고 지역주민을 섬기고 있는 선교사들의 삶을 통해 주님의 마음을 가늠해본다. <편집자>

내겐 이름도 생소하던 콩고민주공화국(이하 콩고). 수도 킨샤샤에서 무려 3일이 더 걸리는 동쪽 국경에 위치한 부하사 마을. 그래서 부룬디나 르완다 등을 통해 들어와야 하는 콩고에서는 오지 중의 오지마을이다. 이 마을 한 복판에 이방의 빛인 로아(LOA. The Light Of All Nations)학교가 내가 거주하는 곳이다.

이곳을 개척한 장 선교사와 부룬디에서 만나 처음 이 땅에 들어올 때는 정말 막막했다. 부룬디 국경에서 콩고로 넘어선 이후, 길은 중심도로임에도 불구하고 빨래판 같은 흙길이었다. 게다가 도로는 여기저기 패이고 우기철에 다리는 무너져있고 중앙선도 없이 마구 달리는 차들의 질주에 아찔하기만 했다.

국경을 지나 한 시간 달려 우비라 라는 시내에 도착하였다. 우리나라로 치면 도청소재지로 시청이나 은행, 각 유엔 산하기관들이 있는 곳이다.

중심도로도 빨래판 같은 흙길

그러나 도로 사정이나 삶의 수준은 지극히 낮고 먼지와 무질서한 모습이 첫 눈에 들어왔다.
우비라에서 한 시간 반을 더 달려 도착한 부하사 마을! 우기철 막바지 무렵, 천지는 초록 물결이었다. 그러나 길은 울퉁불퉁한 흙길에 가시나무 투성이었고 먼지와 소똥냄새가 나를 반겼다. 그렇게 도착했던 이곳 작은 마을에 오늘도 아침 해가 떠오르고, 햇살에 화답이라도 하듯 새들의 지저귐으로 아침이 열린다.

노크소리에 문을 열고 나가보니 아주머니 한 분이 세 살배기 어린 아이를 데리고 왔다. 지난 밤 고혈로 아이가 힘들었다고 한다. 함께 하는 두 선교사님이 인근 나라에 출타중이라 남편 윤성운 선교사가 말라리아 체크를 했다. 양성반응이 나와, 말라리아 약 3일치를 주었다. 시간을 보니 아침 7시가 조금 지났다. 아주머니가 사는 카조로 마을은 걸어서 한 40분 거리에 있는데 적어도 집에서 6시에는 나서야만 했을 텐데… 안쓰러웠다.

우리 동네는 아무리 찾아봐도 학교를 제외하고는 벽돌 건물을 볼 수 없다. 집들은 모두 흙벽돌로 지었고 사방을 둘러보면 평원에 야자수와 망고나무 그리고 가시나무가 있고 초목들이 무성하다. 학교에서 조금 떨어진 루지지 강 옆으로는 늪지대가 있고, 그 건너편으로는 부룬디의 산들이 보인다. 국경 근처에 부룬디 사격장이 있어 오후면 사격 연습하는 총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아픈 아이를 안고 새벽부터 찾아온 아주머니

울타리가 없는 우리 학교는 소를 몰고 가는 목동들의 휘파람 소리와 방목하는 돼지와 염소 울음소리가 가득하다. 그리고 방학 중이지만 학교는 부하사 마을 꼬마들의 놀이터다. 이른 아침부터 “마담에 마담에”하고 부르며 인사하고 놀기 시작한다. 그리고 “축구공 주세요. 물 좀 주세요. 읽을 책 주세요” 하면서 수시로 우리를 찾는다.

“미미 니나 호마(열이 나요)” “키돈다 키나움와(상처가 났어요)” “키츠와 키나움와 사나(머리가 아파요)” 자신들의 증상을 웅얼웅얼 말하는 아이들. 그래서 체온계로 온도를 재보면 열이 없는 아이도 있고 작은 상처도 많이 아픈 것처럼 찡그리고 찾아오는 아이도 있다. ‘호~’ 해주고 일회용 밴드 하나 붙여주면 정말 행복해 한다. 그러나 잠시 후면 여기저기서 “저도 밴드요! 저도요!”하고 자기의 키돈다(상처)를 내 앞에 들이민다.

사랑 받고 싶은 아이의 마음이 훤히 보이지만 다 받아 줄 수 없어 때론 엄한 목소리로 “안돼!”라고 말하면 울상이 되는 아이들이다. 이렇게 하루가 시작되고 수시로 찾아오는 말라리아 환자와 설사, 그리고 피부병 환자들에게 주님이 허락하시는 만큼 약을 나누고 함께 기도한다. <계속> [복음기도신문]

김경희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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