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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GC 칼럼] 신학교 입학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

사진: 미국 보스턴신학대학원 웹페이지 캡처

신학교(신학대학원) 첫 수업을 들었을 때 나는 대학을 갓 졸업하고 결혼한 지 한 달이 조금 지난 스물두 살이었다. 신학교 수업은 내 수준에서 감당하기 쉽지 않았다. 성경학으로 학사 학위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무슨 질문을 던져야 할 지도 가늠할 수 없었다. 당신은 당연히 이런 의문이 들 것이다. 그럼 지금 내가 왜 과거의 당신과 똑같은 젊은이들에게 신학교를 가라고 권유하고 있는 걸까? 이유는 명확하다. 그러함에도, 단점보다 장점이 더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기독교 역사를 볼 때, 남자들은 어릴 때부터 사역을 추구했다. 목회에 필요한 신학 교육을 위해서 기존의 직업을 그만두는 경우는 서구 기독교에서 상대적으로 드물다. 물론 좀 더 인생에 노련한 사람이 되어서 신학교를 가면 분명한 이점이 있다. 교인들의 삶을 훨씬 더 잘 이해할 수 있고 또 그들로부터 존경받을 이유도 더 갖춰져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아직 젊을 때 대학을 졸업하고 바로 신학교에 진학하면 상당한 이점이 있다.

1. 장수

어린 나이에 신학교에 입학한 사람은 두 번째 직업이나 노년의 부름을 받아 간 사람보다 훨씬 더 오랫동안 사역할 수 있다. 사역에서 금혼식은커녕 은혼식을 맞는 사역자를 거의 찾기 힘든 시대에 남들보다 일찍 시작해서 오랫동안 인내하며 사역한다면, 그런 사역자의 신실함은 눈에 띌 수밖에 없다. 

일찍 사역을 시작할수록 성장하고 성숙할 시간을 더 많이 가질 수 있다. 아무리 최고의 신학교라고 해도 사역에 관한 전부를 배울 수는 없다. 목회자의 진짜 교육은 사역지에서 이루어진다. 실전에 더 일찍 투입되는 일꾼인 만큼, 더 많은 경험과 성숙을 기초로 영혼을 목양할 더 많은 시간을 가질 수 있다. 

2. 에너지와 열정

젊음은 젊을 때 낭비된다는 유명한 말이 있다. 이건 나름 재치있는 과장이지만, 젊은이일수록 더 큰 에너지와 야망을 갖는 건 분명하다. 그럼에도 조심하지 않으면 열정에 넘쳐 과격해지는 유혹에 직면한다. 젊은 남자들이 신학교 시절에 쌓은 신학이 소위 말하는 “새장에 갇힌 단계”에 불과하다고 여겨지는 데에는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열심(딛 2:14)을 목표로 삼되, 그렇다고 지나치면 안 된다. 그리스도와 그의 나라에 헌신하되, 그렇다고 선동가가 되어서는 안 된다. 

젊은이가 젊음과 열정을 주님의 나라를 위해 사용할 때, 그는 무시할 수 없는 힘을 발휘한다. 다른 직업과 달리 젊음의 에너지를 사역에 쏟을 때, 교회에는 큰 선물이 될 것이다. 젊은이들이여, 전도하고, 봉사하고, 심방하고, 또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파하는 일에 인생을 바치라. 빠를수록 좋다.

3. 집중

쟁기를 잡은 사람은 뒤를 돌아보지 말라는 게 그리스도의 말씀이다(눅 9:62). 힘든 사역을 하다 보면 채 일 년이 되지도 않아서 모든 걸 벗어버리고 싶은 경우를 여러 번 만난다. 그때 기억해야 할 것은 당신이 단지 마구잡이로 사역에 투신한 게 아니라는 사실이다. 따라서 마음대로 사역을 떠나서는 안 된다. 그렇다. 때때로 사역에서 한 발 떨어지는 게 지혜로울 때가 있다. 예상치 못하게 만난 장애 또는 부양의 책임이 사역에 없어서는 안 되는 전적 헌신을 방해할 수도 있다. 더불어서 가족 간의 불화, 특히 부부 관계 또는 자녀와의 관계에 문제가 있을 때는 가족에 집중하는 게 우선순위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비상 상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사역을 포기하는 것은 당신에게 사역이 부르심이 아니라 단지 직업이고 개인적인 결정이었음을 시사한다. 그래서는 안 된다. 목사 안수는 교회를 통해서 추수할 밭에서 일할 사람을 구별하기 위해 하나님께서 이루신 역사이다. 

그렇다면 일찍 시작한 신학교가 어려움을 만난 사역자가 하나님의 부르심에 계속 집중하는 데에 어떻게 도움이 될까? 신학을 일찍 시작할수록, 아무리 사역이 어렵다고 해도 다른 곳에 한눈팔 가능성이 줄어든다. 그러나 애초에 목사가 아닌 다른 직업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사람이라면, 사역이 어려워질 때 얼마든지 다른 직업으로 돌아가고 싶은 유혹을 받을 수 있다. 세상 직업에서 받는 돈이 사역에서 받는 사례보다 더 많을 때도 적지 않다. 그렇다고 목회자가 교회 밖에서 다른 교육을 받거나 기술을 익히는 게 잘못이라는 건 아니지만, 일찍부터 오로지 목회에만 집중하면 분명한 유익이 있다. 한눈팔 가능성을 현저하게 줄이는 동시에 참고 견디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 

4. 유연성

젊을수록 오로지 공부에만 신경쓰면 된다는 장점이 있다. 게다가 젊을수록 어떤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도 않는다. 따라서 최고의 신학교 교육을 받기 위해 얼마든지 이동이 가능하다. 지역사회에 기반을 둔 교육이 항상 온라인 교육보다 우수하다고 나는 믿는다. 

이런 식의 이동이 모든 사역 후보자에게 가능한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감당할 수만 있다면, 교수, 급우, 지역 교회 공동체와 함께 생활이 가능한, 보다 완전한 신학교 경험을 하라고 권면하고 싶다. 

젊은 가족일수록 유연한 선택이 가능하다. 신학생의 가족이 기존의 삶에서 시작하는 대신에 새로운 환경에서 온 가족이 사역을 통해서 함께 성장할 수도 있다. 젊기에 적응과 변화는 좀 더 쉽고, 온 가족이 사역을 중심으로 함께 성장하는 통일된 경험은 소중하게 남을 것이다. 나는 반복되는 이사에도 잘 적응하는 우리 어린 자녀들의 회복력에 몇 번이나 놀라곤 했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지역사회와 특정 장소에 매이기 마련이다. 결과적으로 한번 내린 뿌리를 뽑기는 어렵다. 

그리스도와 그의 교회를 섬기는 것은 특권이다. 왜 굳이 늦게 시작해야 하나? 하나님의 말씀을 연구하는 것은 기쁨이다. 그의 나라에 투자하는 것은 축복이다. 경건한 교수들로부터 멘토를 받고 동료 학생들로부터 격려를 받는 것은 좋은 일이다. 젊은 세대가 일어나 봉사하는 건 하나님의 백성에게 유익이다. 왜 하루라도 빨리 사역에 투신하지 않는가? 젊은이들이여, 무엇을 기다리는가? 신학교 교육을 받는 데에 지금보다 더 좋은 때는 없다! [복음기도신문]

원제: Why You Shouldn’t Wait to Go to Seminary

키스 에반스 Keith A. Evans | 키스 에반스(ThM, Southern Baptist Theological Seminary)는 Reformed Presbyterian Theological Seminary의 Biblical Counseling Institute 원장이자 성경적 상담학 교수이다. 

이 칼럼은 개혁주의적 신학과 복음중심적 신앙을 전파하기 위해 2005년 미국에서 설립된 The Gospel Coalition(복음연합)의 컨텐츠로, 본지와 협약에 따라 게재되고 있습니다. www.tgc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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