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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정하 칼럼] 반전에 반전, ‘고아’ 전도여행

▲ 아내, 두 자녀 그리고 운전수 '알리' 씨와 함께. 사진: 원정하

이번 ‘고아’ 전도여행은 정말 출발 전부터 너무나 많은 장애물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주님께서 합력하여 선을 이루셨습니다!

인도 서남부의 ‘고아’는 특이한 곳입니다. 인구 156만명의 가장 작은 ‘주’로서, 인도의 다른 지역들이 1947년에 영국 식민지에서 독립했지만 1960년대까지 포르투갈의 식민지로 남았던 지역입니다. 중국에서의 홍콩이나 마카오를 생각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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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인도에서는 드물게 기독교 박해가 없습니다. 천주교 인구가 25%로 소고기 돼지고기 취식이 자유롭고, 천주교의 영향으로 술과 담배도 자유롭습니다. 그러다 보니 60년대 이후 전 세계의 히피족들이 인도 여행을 할 때, 마지막 힐링 포인트로 마치 남유럽 같은 문화에 아름다운 해변, 그리고 먹거리가 가득한 고아를 거쳐가곤 했지요.(지금도 그 문화가 남아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전 인도의 중산층들이 휴가 장소로 선택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오토바이로 전 인도, 전 세계를 누비는 바이커들이 매년 만 명 이상 모여 큰 축제를 벌이는 곳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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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원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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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참가자들과 함께. 사진: 원정하

이곳이 우리에게 중요한 전도여행지였던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기독교 박해가 없으니 거리에서 아무리 전해도 문제가 없다. 고아 주민 중 상류층 및 오래된 가문들, 경찰 및 고위 공무원들도 기독교인들이 대부분이다.

2. 그러면서도 점차 외지인의 비율이 늘어나는 중이라, 힌두교가 70% 이상이다. 거기에 전 인도, 전 세계에서 온 관광객들이 많아 힌디, 영어 전도책자로 전도 할 수 있다.

​3. 특히 매년 11/18~20에 열리는 ‘라이더 매니아’에는 전 인도의 바이커들이 몰려오는데, 그들에게 복음과 함께 ‘금주 금연’ 메시지의 ‘절제회 전도팩(금주금연 팜플릿 + 만화 전도책자 + 껌 세 통)’은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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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제회 전도팩 앞면. 사진: 원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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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제회 전도팩 뒷면. 사진: 원정하

그러나, 이 거대한 축제 때문에 그 기간에 방을 구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라고도 합니다. 그래서 호텔 부킹 및 비행기 티케팅을 아주 오래전부터 해 놓고 기다렸지요. 또한 절제회 전도팩 재료도 2만개 어치나 준비했고, 이로 인해 든 재정도 약 7백만원 이었습니다. 거기에 그것을 포장하는데 들 시간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지요.

저희의 계획은 이러했습니다.

1. 제 외부 일정(북동부 내전지역, 태국, 비하르, 캄보디아, 기타 전도여행들)이 끝나는 11/5~14일은 ‘절제팩 포장 주간’으로 지정해서 저희 가정, 김재옥 선교사님 가정, 백일학 집사님 가정, 현지인 동역자들이 정말 밥 먹고 포장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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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열한 포장 현장. 사진: 원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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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만큼이 5000팩 재료, 2만 팩이면. 사진: 원정하

2. 저와 김재옥 선교사님은 SUV 두 대에 각각 최대한의 팩의 절제회 전도팩을 싣고 12시간 이상 육로로 이동한다. 노미화 선교사님, 손정아 선교사, 석정, 송정 등은 비행기로 이동하되 본인들의 짐을 최대한 줄이고 팩을 가득 싣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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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현지에서는 숙소에 입추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팩을 쌓아두고, 계속해서 바이커들의 축제 및 동선을 따라다니며 팩을 나눈다.

이것만으로도 상당히 치열하고 무리한 계획이었지요. 그런데 … 여러 가지 변수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첫 번째로, 김재옥&노미화 선교사님께서 일시적인 비자 문제로 입국이 지연된 것입니다. 일 년이나 준비했던 전도여행에 같이 가지 못하시게 된 것이었지요. 현장에서 지도해 주지 못하시게 된 것은 물론, 열흘 간 포장을 같이해 주지도 못하시게 된 데다, 절제회 전도팩을 고아까지 가져갈 차량 역시 끊겨 버렸던 것입니다.

그래서 아쉬운데로 제가 우리 교회 형제 ‘아띠난드’와 함께 차 한 대로 최대한 싣고 내려가고, 제 아내와 아이들은 비행기로 가려 했더니 이번에는 우리 ‘마히마’ 교회 청년 팀이 같은 기간에 ‘카르나타카’ 전도여행이 잡혀 버렸습니다. 이미 일 년 전에 같은 기간 고아 전도여행을 계획했던 제가 못 가게 된 것은 물론, 아띠난드의 차량을 가져갈 수도 없게 된 것이었지요. 결국, 저까지도 급히 뭄바이 ↔ 고아 비행기 티켓을 끊게 되었습니다.

고아 전도여행을 위해 우리 집에 쌓아 둔 팩의 재료는 2만 개 분량인데, 비행기로는 아무리 우리 짐을 줄여도 2500팩 이상 가져가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포장도 큰일이지만, 포장된 팩들조차 많이 가져갈 수가 없는 상황이 온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감사하게도 절제회 전도팩의 상당 부분이 마히마 교회의 ‘카르나타카’ 전도여행 팀 및 마친 ‘라뚜르’ 지역에서 온 인도인 목회자, ‘타네’ 지역에서 온 인도인 목회자, 그리고 늘 이 지역에서 용감하게 거리 전도를 하는 청년 등에 의해 상당히 소모가 되었습니다. 고아 한 곳에서 쓰여질 예정이었던 전도팩들이 다른 곳들에 더 널리 퍼져나가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인근 ‘방갈로르’ 시에서 직접 고아로 오셔서 전도여행에 합류해 주신 한 집사님께서 일정 내내 좋은 차량과 기사를 마련해 주셔서, 현지에서의 차량 운용 걱정도 전혀 없었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고아 현지 경찰서에서, 원래 11/18~20이었던 ‘라이더스 메니아’ 축제가 올해만 현지 사정으로 며칠 연기되었다는 정보를 전해주셨습니다. 작년부터 관계를 이어왔던 ‘고아’주의 경찰서를 방문했는데, 제일 높은 분들이 저희 사역을 반기면서도, 본인들이 올해에는 다른 날짜에 허가를 주었다며, 고급 정보를 주시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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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 경찰서에서 가장 높은 분(Inspector)과 만남 후. 사진: 원정하

한편으로는 아쉬웠지만, 또 한편으로는 감사했습니다. 거친 마초 바이커가 만 명 이상 모이는 축제에 저 빼고 모두 여자와 어린이인 연약한 팀이 겨우 2000팩만 들고 가는 긴장 넘치는 상황이 아니라, 도리어 가족끼리 편안한 차를 타고 아름다운 고아의 구석 구석을 다니며 경찰서, 어촌, 터미널, 공사장, 하교 중인 학생들과 교제하며 나누는 평안한 전도여행이 되었던 것입니다. 결국 외지인인 ‘바이커들’ 대신에, 이곳 ‘고아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었던 것도 행복합니다.

사실 출발 전에 우리 아이들은 ‘고아 전도여행’이라는 말에 ‘고아원에서 한 주일이나 살다 와야 한다니 ㅜㅜ’ 하고 오해하고 있었습니다. 저와 아내가 배꼽 빠지게 웃고, ‘고아원’이 아니라 ‘고아’에 간다고 말해 주었지요. 정말 큰 고생을 각오했던 아이들이 도리어 팔자에 없는 가족 여행을, 인도에서도 가장 아름다우며 맛있는 고장에서 하게 되었습니다.

전도 여행 이전에는 엄청난 재정적 압박(팩 재료 값만 700만원)과 주요 멤버들의 불참, 포장 인력 부족, 그럼에도 지나치게 많이 남아 버린 전도팩, 마히마 교회 전도여행과의 중복, 차량 섭외 실패 등 이런 저런 문제가 산적했었습니다만, 끝까지 굴하지 않고 출발하고 나니 …

도착한 후에는 가장 가족적이고 행복하며, 안전하고 난이도가 낮은 전도여행이 되었습니다. 전도 여행 바로 다음 날부터 혼자 가족과 떨어져 한국에 가야 하는 힘든 일정이라 아쉬웠는데, 도리어 아이들과 충분한 시간을 가질 수 있는 행복한 추억과 안식의 시간이 되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어촌에서 절제회 전도팩을 나누던 순간들입니다. 막 항구에 정박해서 물고기들을 내리고, 다시 원양으로 나가는 청년 어부들에게 전도팩을 줄 때는 너무나 행복하더군요. 그들이 좁은 배에서, 핸드폰도 안 되는 먼바다에 나가서 심심하고 서럽고 힘들 때, 저희가 준 만화 전도책자와 껌에서 영육간의 위로를 느끼게 되리라는 소망을 품으며… 이런 귀한 일에 저희를 불러 주신 주님께 감사하는 마음이 가득했습니다.

인구 156만명의 고아에 2000여 개의 전도팩이 나누어졌습니다. 원래 계획했던 2만 팩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지만, 그 대신 앞으로 더 자주 오려고 합니다. 바이커들의 축제에 맞춰서, 그리고 전 인도의 관광객들이 몰려오는 시즌에 맞춰서 … 이 인도에서 몇 안되는 복음이 자유로운 땅에서, 때로는 고아 사람들에게, 때로는 바이커들에게, 때로는 관광객들에게 열심히 복음을 뿌리고 심겠습니다. 이곳에서 복음을 받은 이들이 다시 전 인도로 뿔뿔이 돌아가는 것도 너무나 아름다운 일이니까요. 우리를 만나는 모든 이들이 예수님의 사랑을 알게 되기를 기도해 주세요!

이렇게 또 한 번의 전도 여행이 무사히 끝났습니다. 주님께서 계획하셨고, 주님께서 하셨습니다. 늘 그렇듯이, 저희의 생각보다 크신 주님 덕에 늘 평안함으로 이 길을 걸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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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술집 앞에서 금주 금연 절제회 전도팩을 나누는 용감한 형제들. 사진: 원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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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아 지역 어부들에게 복음을. 사진: 원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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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 이름이 ‘나사렛 예수’입니다. 사진: 원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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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원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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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스 터미널에서. 사진: 원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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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원정하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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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정하 | 기독교 대한감리회 소속 목사. 인도 선교사. 블로그 [원정하 목사 이야기]를 통해 복음의 진리를 전하며 열방을 섬기는 다양한 현장을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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