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연구자들, 세계 에이즈의 날 맞아 논문 발표…“교육·예방·성매매 통제 필요”
중국 농촌 노인들의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진단 건수가 7년 새 50% 넘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29일 중국 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중국질병통제센터 소속 성병·에이즈예방통제센터 연구자들은 세계 에이즈의 날(12월 1일)을 맞아 최근 발간한 논문들에서 중국의 60세 이상 HIV 감염자 숫자가 2015년 1만7천451명에서 2019년 3만7천275명으로 두 배로 늘었다.
지난해에는 2만7천4명으로 줄었지만, 2015년과 비교하면 7년 사이 54.7%가 늘어났다.
HIV는 에이즈를 일으키는 원인 바이러스다. 인간 체내에서 생존·증식하면서 감염인의 혈액이나 체액을 통해 사람에게서 사람에게로 전파된다.
연구자들은 “2019년 이후 노년 HIV 감염자의 신규 보고 숫자와 신규 진단율은 감소 추세를 보였다”면서도 “자발적인 검사 노력이 줄어든 것일 수 있어 추세는 여전히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60세 이상 중국인 10만명 중 HIV 감염 진단을 받은 이의 비율은 2015년 9.0명에서 2022년 10.2명으로 상승했다.
연구자들은 감염자가 주로 중국 남서부와 화난(華南·중국 남부의 광둥성, 광시좡족자치구, 하이난성, 홍콩, 마카오 등) 지역 일부에 집중됐다고 설명했다. 또 남성이 감염될 확률이 여성의 3배이며, 주로 교육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고, 농업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했다.
2015∼2022년 중국에 보고된 60세 이상 HIV 감염 사례 총 22만1천600여건 가운데 쓰촨성이 6만3천100건(28.5%)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광시좡족자치구(2만6천300건·11.9%)과 충칭(2만900건·9.4%)이 뒤를 이었다. 구이저우성과 후난성, 광둥성, 윈난성도 모두 5% 이상씩의 비중을 보였다.
7년간 진단된 이들 노인 감염자 가운데 71.9%가 초등학교 이하의 학력이었고, 70.4%가 농민이었다.
차이신은 최근 몇 년 사이 HIV 감염자 ‘고령화’가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는 현상이 됐다고 짚었다. 치료법이 발달하면서 기대수명이 늘어나고, 감염자의 질병 사망률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다만 이런 점을 고려해도 중국 노년층의 HIV 진단율은 미국·유럽보다 높은 편이다.
중국 연구자들은 미국의 2019년 60∼64세 신규 HIV 진단율이 10만명 중 5.4명, 65세 이상은 1.6명이었고, 유럽의 경우 2020년 50세 이상 신규 진단율이 10만명 중 3.5명이었다고 설명했다.
연구자들은 “일부 노인은 HIV 위험 의식이 약하고, 고위험 성행위를 하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일부 노년 남성들은 상업적인 성 서비스를 찾거나 혼외 성관계를 해 감염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고 분석했다.
이 밖에 잠복기가 긴 HIV가 노년이 될 때까지 발견되지 않았을 가능성과 노인 대상 검사가 확대되면서 진단 건수가 늘어났을 가능성도 제시했다.
논문을 발표한 연구자들은 “사회·경제·문화·심리 등 측면에서 노인 에이즈 예방·치료 연구를 심화하고 농촌 노년 농민에 대한 홍보·교육·예방 사업 및 농촌 성매매 여성에 대한 관여(개입) 사업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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