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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정하 칼럼] 남인도 카르나타카에서 불어오는 성령의 바람

사진: 원정하

남인도 ‘카르나타카’ 주에서는 얼마 전에 ‘반 개종법’이 통과되었습니다. 이로써 많은 선교사와 현지인 목회자들의 사역이 침체 되었습니다. 그런데 대법원을 통해서, 이 반 개종법이 다시 무효가 되었습니다. 다시, 복음을 자유롭게 전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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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원정하

반 개종법이 없는 주는 선교사를 내보낼 때 ‘비자법 위반’으로 철수시킵니다. “왜 학생비자로 선교를 했냐?”, “왜 사업비자로 선교를 했냐?”는 것입니다. 선교를 하려면 ‘선교사 비자’를 받으라는 것인데, 사실상 함정에 가깝습니다. 선교사 비자를 신청하면, 99% 거부, 그리고 이후에는 블랙 리스트에 올라서 관광비자도 안 나올 것입니다. 인도에 있는 한인 선교사 중 선교사 비자를 받아보신 적이 있는 분은 한 분뿐입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박해는 ‘비자 연장 거부’의 형태로 나타납니다. 이는 엄밀히 말하면 ‘추방’이 아닙니다. 추방이라면, 중국이나 이슬람권에서처럼 경찰서에 끌려가서 취조받고, 재판을 받아 유죄 판결을 받고 강제로 쫓겨나는 것입니다. 경우에 따라 판결이 나올 때까지 감옥(구치소)에도 들러야 할 수도 있습니다. 사실 인도에서 비자 연장 거부를 당했거나, 심지어 세금만 내면 더 체류할 수 있는데 철수하신 분들이 ‘추방’이라는 용어를 잘못 사용해 문제가 심각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이로 인해 몇몇 교단이나 선교단체들에서 인도 선교의 위험을 과장되게 파악해서, 정책적으로 인도에 선교사 파송을 중단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래서 나온 용어가 ‘비자발적 철수’입니다. 엄밀히 말하면 인도에서 선교사들이 ‘비자발적 철수’를 한 적은 있어도, 다른 나라들처럼 진짜 ‘추방’당하신 경우는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그 판이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인도의 몇몇 주에서 ‘반 개종법’이 통과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주들에서는, 심하면 10년 징역 후 ‘추방’이 될 수도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반 개종법이 통과되는 주 역시 점점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제가 사는 ‘마하라슈스트라’주는 아직 반 개종법이 없습니다.

카르나타카주에는 제 2의 실리콘 벨리로 유명한 ‘방갈로르’시가 있습니다. 한때 전 인도 선교사 체육대회를 하면 ‘방갈로르 선교사 VS 안(非) 방갈로르 선교사’로 축구를 했을 정도로, 그곳은 ‘선교사의 낙원’이라 불리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여러 가지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선교가 점점 침체 되다가… 결정적으로 반 개종법까지 통과되면서 아예 지역 선교사회 자체가 해산(?)되는 상황까지 가 버리고 말았습니다.

전인도 선교사 협의회의 증경(전임) 회장이신 김재옥 선교사님께서는 이렇게 외치기도 하셨습니다.

“방갈로르의 좋았던 시절을 기억하는 선배로서, 후배 선교사들과 성도님들께 참 죄송한 마음도 있다. 우리는 어쩌면 궁전에서의 에스더와 같은 상황일지도 모르겠다. 보안을 위해, 모르드개의 충고에 따라 스스로 유대인인 것을 밝히지 않아야 했던... 그렇게 자신의 정체성을 숨기고 주님의 때를 기다리던 그 에스더 말이다.

그러나, 자기 백성이 죽어가는 시점에서도, 자기의 안전을 위해서 정체성을 숨길 수는 없다. 그때 모르드개는 ‘너만 홀로 궁에 있어 이 재앙을 면할 것 같냐, 이스라엘은 다른데서부터 구원받지만, 너와 네 가정은 망하리라!’고 경고했다.

우리가 크리스천이고 선교사임을 드러내지 않아야 할 때도 있지만, 우리 삶의 목적은 은퇴할 때까지 안전하게 있다가 철수하는 게 아니다. 생존이 아니다. 복음을 전하는 것이다. 우리가 전한 전도책자 한 권으로 죽을 영혼이 살고 가정이 살아나는데, 숨어버려서는 안 된다. 일어나서 복음을 전하자!”

그리고 얼마 전, 카르나타카주에서 반 개종법이 철폐되었습니다. 물론 언제 다시 발효될지 모르고, 인도의 기독교 박해 순위는 계속 올라가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그래도 전진하기만 하던 박해의 흐름이 한번 멈춘 것이 얼마나 기쁜지 모릅니다.

이제 인도의 기독교 박해 순위는 세계 9위에서 11위 정도를 오가고 있습니다. 북한, 아프리카, 리비아, 소말리아보다는 낮지만, 사우디아라비아나 중국보다는 높은 수치입니다. 아마 정상적인 ‘선교사회’가 구성된, 인구가 5000만 이상인 나라 중에서는 거의 가장 높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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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한국오픈도어선교회

그러나, 아직도 용기를 갖고 현장을 뛰어다니는 분들이 계십니다. 얼마 전, 방갈로르 인근에서 동료 선교사님 및 막 복음학교를 마친 박시헌 형제와 함께 만화 전도책자를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뭄바이로 돌아온 후 기쁜 소식이 들렸습니다. 그날 함께 식사하고 만화 전도책자를 받은 이들 중 한 명이 귀신이 쫒겨나고 예수님을 믿었다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역시 방갈로르의 한 선교사님께서 운영하시는 미용실에서는 손님들을 위해 만화 전도책자도 비치해 주셨고, 또 저희가 보내드린 만화 전도책자를 전 직원이 다 필사하기도 했답니다.

그리고 역시 방갈로르에 거주하시는 김형민, 박정숙 성도님도 시간이 나실 때마다 만화 전도책자를 나누시는데, 며칠 전 간증을 보내 주셨습니다. 건강상의 문제로 며칠 전에 일을 그만두신 운전기사분이 두고 온 짐을 찾으러 방문하셨는데, 너무나 밝아진 모습에 놀랍고 감사하셨답니다. 그 운전기사분 말씀이 두 분 덕에 예수님을 알게 되었다며, 두 분이 만화 전도책자를 나눌 때마다 외치던 ‘예수님만도 프리티수따레(예수님은 당신을 사랑하십니다.)’로 인사를 남기셨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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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원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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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원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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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원정하

직접 만화 전도책자를 나누는 것도 기쁘지만, 이렇게 저희가 공급한 전도책자를 통한 간증들을 듣는 것 역시 큰 보람입니다. 지금까지 ‘땅에 쓰신 글씨’를 통해 나누어진 만화 전도책자가 150만 권이 넘는데, 우리가 알지 못하는 역사와 간증들은 얼마나 많았겠습니까!

모두가 어렵다고 할 때도, 복음은 전진합니다.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우리는 힘써 말씀을 전할 뿐이지요. 설교의 기회가 없다면, 저희가 하고 싶은 모든 말이 다 쓰여있는 만화 전도책자를 주는 것 역시 ‘말씀’ 전함입니다. 이를 위해 만화 전도책자를 계속 인쇄하고, 또 새로운 언어로 번역도 해 나가려 합니다. 남인도에 성령의 바람이 불고 있으니, 저희가 쉴 수 없습니다. 요즈음 여러 나라들에서 만화 전도책자를 인쇄하느라 본진(?)인 인도에서의 공급이 늦어지곤 했는데, 남인도 카르나타카의 소식은 저희를 더욱 분발하게 합니다.

‘영적인 민감함’ 및 ‘정서적인 기쁨’과 ‘성령 충만’을 헷갈리지 않는 방법은 오직 예수님의 말씀입니다. 사도행전 1:8에서 말씀하신 대로, ‘오직 성령이 우리에게 임하시면’, ‘증인이 된다.’ 고 하셨으니까요. 성령님께서는 늘 구령의 열정, 전도의 소망과 함께 오시는 분입니다.

그 성령의 바람이 남인도에 불고 있습니다. 연이 자신을 바람에 맡기듯, 그 바람을 따라 날고 또 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늘 감사드립니다!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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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원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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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정하 | 기독교 대한감리회 소속 목사. 인도 선교사. 블로그 [원정하 목사 이야기]를 통해 복음의 진리를 전하며 열방을 섬기는 다양한 현장을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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