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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하고 싶었던 부르심의 길… 그러나 순종했다

290호 / 믿음의 삶

“네 하나님 여호와를 섬기라 그리하면 여호와가 너희의 양식과 물에 복을 내리고 너희 중에서 병을 제하리니”(출 23:25)

2023년 새해를 시작하던 첫날, 약속의 말씀을 받았다. 왠지 복을 받을 것이라는 말이 먼저 눈에 들어오는 느낌에 한 해를 살아갈 약속의 말씀으로 받기에는 부담되는 말씀으로 여겨졌다. 그리고 한 해를 시작하며 한 주간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 시간을 통해 내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하나님을 섬기는 것에 있다는 것을 보게 하셨다. 하나님을 섬기라는 말씀에 갖게 되는 생각은 ‘이미 그렇게 하고 있는데?’였다. 앞서 가신 선배들에 비하면 이제 막 시작한 길일 수 있지만, 이제 10년이 넘는 시간을 선교사로 살아가고 있다. 해외 선교지에 장기간 있을 때에도, 국내에서 선교단체에 있을 때에도 나는 하나님을 섬기는 삶을 살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주님은 지금의 나에게 묻고 계셨다. “너는 네 하나님 여호와를 섬기고 있니?” 그렇게 말씀과 함께 한 해 동안 계속될 질문이 내 마음에 박히게 되었다.

첫 선교지인 태국에서 올해를 시작하며 하나님을 섬기는 자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더욱 고민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 고민을 구체적으로 할수록 그리스도인이자 선교사인 나에게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고민인 것을 알게 되었다. 나의 삶이 사역이 되고, 표본이 되고 곧 하나님을 섬기는 것이 되는 것임을 생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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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고은선

하나님을 섬긴다는 것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서도 그 고민은 계속되었다. 실제로 몸이 아프기도 했고, 사역지와 다음 걸음을 위한 고민이 갈수록 더해갔다. 어디에 있고, 어떤 사역을 하는지보다 중요한 것은 하나님이 나를 어떠한 부르심으로 부르시는지 알아야 했기에 더 어려웠다. 하나님을 섬기는 것에 대한 질문은 더욱 나를 고민하고 간구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기도하던 중에 주님은 내가 생각지도 않은 길을 보여주셨다. 한 기독학교에서 교육 선교사로 인도해주셨다. 처음에는 거절하고, 나의 길은 아니라고 확신했다. 교육에는 뜻이 없고, 성향과 맞지도 않고, 스케줄도 따라가기 어렵고 무엇보다 지금의 나는 해외 선교사로서 장기적인 헌신의 사역지를 구하고 있던 중이었다. 이러한 여러 이유들이 보여주신 길을 거부하게 만들었고, 그것이 합당하다고 여겼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은 내가 그분을 신뢰함으로 그저 순종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때에야 알게 되었다. 하나님을 섬긴다는 것은 나의 이유와 생각으로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그분을 위한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분이 인도하시는 대로 살아가고, 순종하는 것이었다. 나는 복음을 믿고 살아간다고 하면서도 여전히 쉽게 흔들리고 헷갈리는 존재였다. 하지만 이런 나를 일깨우시고 다시 붙들어주시는 주님이 계셔서 계속 나아갈 수 있다.

이제 한 달 정도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얼마 동안, 무엇을, 얼마나… 내 안에도 다른 이들로부터도 이러한 질문이 있지만, 나는 그저 순종함으로 하나님을 섬기고 있다고 말하고 싶다. 나는 주님이 부르신 자리에서 허락된 것에 충성하고 이를 통해 기뻐하고 감사할 것이다. 이것이 내가 나의 주님을 섬기는 삶이다. [복음기도신문]

최이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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