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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논리와 정반대로 연약함을 자랑하는 복음의 길

제임스 패커 지음 | 윤종석 옮김 | 디모데 | 144p | 2014

289호 / 뷰즈 인 북스

구약 성경을 보면 두 부류의 사람들이 나온다. ‘하나님을 찾았던 사람들’과 ‘하나님을 찾지 않았던 사람들’이다. 하나님을 찾았던 사람들의 공통점은 모두 자신의 무능과 연약함을 직면하고, 스스로의 힘으로는 구원할 수 없음을 깨닫고 하나님을 찾았다. 고린도후서를 통해 ‘연약함’을 주제로 제임스 I. 패커가 펴낸 책 표지에도 이렇게 적혀 있다. ‘약함이 길이다’, ‘우리의 힘, 그리스도’. 그가 이 책에 담고 싶은 내용의 핵심이다. 그는 연약함의 길로 마지막 순간까지 우리의 힘이 되신 예수 그리스도만 찾고 따라가라는 복음으로 초대했다. 내 마음에 던져진 이 ‘연약함’이라는 단어, 강해져야 한다는 세상의 논리와는 정반대로 말하고 있는 이 보배로운 단어가 참 경이롭다.

연약함이란 철저히 무언가 부족하다는 개념이다. 연약함은 많은 형태로 나타난다. 우리는 날마다 다른 사람들의 연약한 모습을 여러 방면으로 확인하고 있다. 몸이 약하면 운동을 잘하기 어렵다. 체력이 약하면 온갖 병에 걸리기 쉽다. 성품이 약하면 지도자나 부모, 팀장은 물론 어쩌면 팀원으로서도 적절하지 않다. 다른 부분의 연약함도 마찬가지다. 연약함은 사람의 실존 자체에 먹구름을 가져온다. 세상은 타락한 곳이고 모든 인간은 원죄에 물들어 있다. 원죄는 자만심, 독립심, 뿌리 깊은 이기심 등으로 나타난다. 그래서 우리는 모두 자신이 어떤 부분에서는 강하다고 인정받기를 갈망한다.

그러나 우리의 진짜 문제는 우리가 연약함을 인정하지 않는다는데 있다. 우리는 연약함을 통해 하나님을 찾게 되고, 예수 그리스도를 끝까지 따라가게 되며, 죽도록 충성할 수 있다. 바로 그 연약함이 또한 우리로 기도하게 한다. 사실 하나님은 우리가 거듭나고 죽을 때까지 우리 안에 연약함을 끊임없이 만들어내신다. 자신의 연약함을 직시하면 절박함을 얻게 되고, 그 절박한 마음은 주님을 찾는 삶으로 이끌어가기 때문이다.

자신이 연약하다는 느낌은 흔히 패배감과 연결된다. 사실 우리는 모두 여러모로 연약하고 부족하다. 영적인 면에서는 더 말할 것도 없다. 이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죄는 모든 관계를 망가뜨리고 우리를 모든 면에서 무능하게 만들었다. 우리는 자신의 한계를 인식해야 하며, 오히려 이를 계기로 겸손한 마음을 가꾸어야 한다. 자신을 의지하지 말고, 자신의 무력함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래야 매순간 우리 구주요, 주님이신 그리스도께 의존할 수 있고, 주님께 의존하는 것을 일상적으로 할 수 있게 된다. 주님은 바울에게 장애에 준하는 심한 고통을 품고 살게 하셨고, 바울도 그것을 죽는 날까지 지속될 연약함으로 분명하게 받아들였다. 그리하여 바울은 우리도 “내가 약한 그 때에 강함이라”(고후 12:10)라는 진리를 경험할 수 있었다. 하나님은 우리가 사는 날 동안 점점 더 우리의 연약함을 깨닫고 고통을 인식하게 하신다. 그제야 비로소 우리가 주 안에서 참으로 강해질 수 있음을 알게 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작은 나의 삶을 인도해오신 하나님, 그분이 허락하신 내 안의 연약함들을 본다. 육체의 연약함, 성품의 연약함, 실력의 연약함, 지적인 연약함. 지금도 내 삶에 수많은 연약함들을 일구어가시며, 주님으로만 결론 내리도록 인도해 가시는 주님을 사랑한다. 크고 작은 성공뿐만 아니라 자연스럽게 해오던 일들까지도 내 능력이 아닌 주님이 일하셔서 가능했음을 잊지 않아야 한다. 나는 아무것도 아니나 주님은 모든 것이 되신다.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으나 실패가 없으신 주님은 모든 것을 다 하실 수 있다. 이 찬양 고백이 주님을 사랑하는 우리 모두의 고백이길 소망한다.

“나의 약함은 나의 자랑이요, 나의 실패는 나의 간증이요, 나의 아픔은 나의 영광이니, 나 가난함은 나의 상급이요, 나 미련함도 나의 자랑이요, 나 쓰러짐은 나의 고백이니, 그 부르심 따라 내가 걸어갑니다!” [복음기도신문]

양동원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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