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 없이 외출했다가 갑자기 쏟아지는 빗줄기에 어쩌나… 하며 건물에 기대어 섰는데 느닷없이 누군가 다가와 우산을 씌워주며 제 어깨를 감싸 안았습니다.
순간 얼마나 놀랐는지, 고개를 들어보니 아들이었습니다. 비가 오는데 엄마가 보이지 않아 우산을 들고 나왔다고…
짧은 시간이었지만 집으로 오는 길이 따뜻했습니다. 어깨를 감싸준 아들의 손끝에서 엄마를 향한 마음이 느껴졌다고나 할까요.
오늘 아침에 읽은 잔느 귀용의 글이 생각납니다.
“부모는 자녀가 스스로 날 수 있게 도와주고, 자녀를 한 인격체로 대해야 하며, 그들의 작은 기쁨에도 동참해야 한다. 부모는 자주 자녀의 자유를 속박한다. 그래서 자녀들은 자신을 가두는 새장에서 벗어날 수단을 찾느라 방황한다. 그리고 마침내 그것을 발견하면 날아가 버리는 것이다.”
책을 읽다가 안경을 몇 번이나 벗었는지… 자녀들에게 부끄럽고, 미안하고, 여러 감정이 겹쳐 한참을 엎드려 있었습니다. 잔느 귀용은 뒷부분에서 이렇게 조언합니다.
“자녀가 엄마와 함께 있을 때 큰 행복을 느낀다면 다른 곳에서 행복을 찾으려 방황하지 않을 것이다. 혹시나 멀리 날아갔을지라도 그 자녀는 반드시 보금자리로 돌아오게 된다.”
가을을 재촉하는 빗소리가 정겨운 밤입니다. 이 비가 그치면 가을이 더 깊어지겠지요. 자녀를 향한 제 마음도 가을처럼 깊어지면 좋겠습니다. [복음기도신문]
지소영 | 방송작가로 오랫동안 활동하다 2013년부터 서산에 위치한 꿈의학교 교사로 재직했다. 현재는 학교와 교회를 중심으로 가정예배와 성경적 성교육 강의를 하고 있다. 결혼한 이후 25년간 가족과 함께 드려온 가정예배 이야기를 담은 ‘153가정예배’를 최근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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