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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양 칼럼] 자유주의 기독교, 기독교의 옷을 입은 가짜 기독교

▲ 고(故) 문동환 목사. 사진: 유튜브 채널 사단법인늦봄문익환기념사업회 캡처

눈먼 기독교(43)

문동환 목사의 신학은 완전한 자유주의인데 여기서 그의 사상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그는 출애굽 사건 시, 이스라엘 백성이 홍해를 건넌 것이 진짜 바다가 아니라 조그마한 호수였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히브리인들은 거기를 건넜지만, 이집트 군은 마차 바퀴가 모래밭에 빠져서 움직이지 못했고 그때 물이 불어나 수장(水葬)된 것이라 해석한다. 그는 이스라엘 백성이 시내 산에서 받은 십계명도 사실은 오랜 세월 후 바벨론이 유다 민족을 멸망시키고 나서야 정리된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또한 여호수아와 백성들이 가나안 땅에 들어갔을 때는 이미 여리고 성과 아이 성이 폐허가 된 후일 것이라는 고고학자들의 견해를 인용하고, 여호수아가 세겜에서 하나님만 믿기로 언약을 한 것은 가나안의 다른 부족과 평화롭게 공존하겠다는 다짐을 한 것이라며 다르게 해석한다. 이것은 성경의 기적과 역사성을 부인하는 정도가 아니라 사건의 의미를 완전히 뒤엎어 버리는 사상이다.

문 목사는 성경의 기록자들이 의도적으로 사울 왕은 나쁘게, 다윗은 좋게 기술했음이 틀림없다고 확신한다. 그래서 다윗은 하나님의 마음에 맞는 인물이 아니라 오히려 하나님의 이름을 내세워 자신의 정치적 야망과 욕심을 채웠던 불량배에 지나지 않는다고 힐난한다. 그는 또한 다윗의 잘못 가운데 가장 큰 것은 법궤를 예루살렘에 모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것이야말로 하나님이 가장 싫어하시는 바벨탑을 쌓은 것과 다름없다는 것이다. 다윗은 하나님의 뜻을 가장 크게 거스른 자인데, 후대 왕 가운데 히스기야와 요시야는 그것도 모르고 다윗을 본받아 나라를 다스림으로써 그들 또한 가장 어리석은 왕들이 되었다고 한다. 이런 해석은 자유주의 신학 옹호자들에게는 참신(斬新)하게 여겨질지 모르지만, 보수적인 기독교인들에게는 참람(僭濫)하고 말도 되지 않는 억지 주장일 뿐이다.

문 목사는 구약의 사건과 인물만이 아니라 신약의 경우에도 완전한 자유주의적 관점에서 성경을 곡해(曲解)한다. 베드로와 바울은 이 세상에서의 하나님의 나라에는 전혀 관심이 없이 오직 다시 오실 예수만 바라보며 기다리는 대망공동체로서의 교회를 세웠기 때문에, 오늘날의 교회가 하나님의 뜻에서 빗나가게 됐다고 문 목사는 주장한다. 그는 현존하지 않는 추측의 문서 자료인 Q복음서를[1] 주로 인용하고, 비성경적인 영지주의 문서인 도마복음서를 또한 인용한다. 그가 파악한 예수는 집을 나와 인생의 밑바닥을 전전하며 떠돌이의 존명(存命)을 체험하다가 드디어 득도하게 된 선각자다. 예수가 득도한 것은 마치 최제우가[2] 득도한 것과 같다고 문 목사는 말한다. 문 목사에게 예수는 바로 최제우 급이다.

나이 90세가 넘어 저술한 평생의 역작이라는 『바벨탑과 떠돌이』 거의 끝 부분에서 문 목사는 이렇게 자신의 신앙관을 피력하고 있다.

(325년 니케아 교회 협의회에서) 콘스탄틴 대제의 압력으로 서방 교회가 주장하는 하느님과 예수님은 동질이라는 교리를 채택하게 했다. 동방 교회의 예수 이해는 이와는 아주 달랐다. 주후 30년경에 시리아에서 기록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Q문서는 예수를 한 인간으로 본다. 처녀 탄생 설화도 없고, 예수님의 죽으심과 부활에 관한 이야기도 없다. 1945년 이집트 나일 강변에 있는 나그 함마디(Nag Hammadi)에서 발굴된 도마복음서에도 예수님의 탄생 설화나 고난과 부활에 관한 이야기가 없다. (중략) 니케아의 결정은 삼위일체를 강조하는 사도신경이라는 신앙고백으로 이어진다. 이 신앙고백은 예수님이 동정녀 마리아에게서 나신 것을 강조하면서 삼위일체라는 교리로 둔갑한다. 그의 재림을 대망하는 공교회의 권위를 강조한다. 그리고 예수님의 승천, 재림, 부활, 그리고 심판에 관한 신앙을 고백하게 한다. 결국 바울이 주장한 계시록적인 신학이 교회의 신조가 된다. 예수님이 삶과 가르침으로 이룩해 주신 하느님 나라에 이르는 생명의 길은 자취를 감추고 만다.[3]

지금 정통 기독교가 믿고 있는 사도신경의 내용을 문 목사는 믿지 않는다는 고백이다. 예수 동정녀 탄생, 십자가 죽으심과 부활, 재림 그리고 성부·성자·성령의 삼위일체 신앙을 인정하지 않음을 문 목사는 스스로 밝히고 있다. 그에게는 오직 민중(떠돌이)의 삶 치유와 회복만이 중요하고 가치 있는 일이며, 예수는 바로 그 일을 위해 존재했던 그냥 인간이었을 뿐이라는 것이다. 기성 교회의 전통적인 신앙고백은 잘못된 것이며, 지금의 교회들은 ‘곁길로 치닫고 있다’고 그는 말한다. 그는 지금 기독교를 통째로 거부하고 있다. 기독교를 거부하는 기독교 목사. 참 해괴망측하지 않은가!


[1] Q자료 또는 Q문서라고도 불리는 Q복음서는 예수의 어록이라고 생각되는 구절들로 이루어진 가상(假想)의 기독교 문서다. Q라는 명칭은 출처 또는 원천을 말하는 독일어 Quelle에서 유래했다. 공관복음 중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의 많은 부분이 중복되어 있는데, 예를 들어, 마태복음 3장 7-10절과 누가복음 3장 7-9절까지의 헬라어 판본은 단어 하나와 글자 하나만 다를 뿐 완전히 똑같은 단어와 문장으로 되어 있다. 이런 일치에 대한 문제를 공관복음 문제라고 하는데, 이 둘이 한 출처에서 왔다는 것이 설득력 있으며, 이러한 공통의 출처를 Q복음서로 보는 것이다.

[2] 조선 말기의 종교사상가로 민족 고유의 경천(敬天)사상을 바탕으로 유(儒)‧불(佛)‧선(仙)과 도참사상, 후천개벽사상 등의 민중 사상을 융합하여 동학을 창시했다.

[3] 문동환, 『바벨탑과 떠돌이』, 삼인, 265-266쪽

[복음기도신문]

*이 칼럼은 필자의 저서 <눈먼 기독교>에서 저자의 허락을 받아 발췌, 게재합니다.

박태양 목사 | 중앙대 졸. LG애드에서 5년 근무. 총신신대원(목회학), 풀러신대원(선교학 석사) 졸업. 충현교회 전도사, 사랑의교회 부목사, 개명교회 담임목사로 총 18년간 목회를 했다. 현재는 (사)복음과도시 사무총장으로서 소속 단체인 TGC코리아 대표와 공동체성경읽기 교회연합회 대표로 겸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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