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금지법이 존재하는 핀란드에서 결혼과 성에 대한 기독교적 신념을 표현했다는 이유로 재판을 받았던 국회의원이 ‘혐오 표현’ 혐의로 또다시 법정에 서게 됐다.
결혼과 성에 대한 전통적인 기독교적 신념을 표명했다는 이유로 기소됐다가 1년 전 무죄 판결을 받은 페이비 래세넨에 대해 검찰이 이번에는 “혐오 표현(hate speech)”을 이유로 고발했다.
크리스천포스트에 따르면, 25년 이상 국회의원을 한 래세넨과 유하나 포욜라 주교는 이번 주 헬싱키 항소법원에 도착해 검찰의 항소를 기다리고 있다고 이 사건을 지원하는 인권단체인 자유수호연맹(ADF)이 밝혔다.
래세넨 의원은 지지자들에게 “누구나 국가 기관의 검열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의 신념을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 하나님의 도움으로 나는 굳건히 버틸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거의 20년 전에 래세넨이 쓴 소책자에 집중해 그 내용이 “모욕적”이며 “성적 권리”를 침해했다고 주장하며 피고인들에 대한 변론을 시작했다.
검사는 래세넨이 책자에서 “죄”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은 “모욕적”이며 성경 구절에 대한 그녀의 해석은 “범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ADF에 따르면 검찰은 “요점은 그것의 사실 여부가 아니라 그것이 모욕적이었다는 점”이라며 “우리는 종교의 외적인 표현에 있어 표현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 성경을 인용할 수는 있지만, 성경 구절에 대한 래세넨의 해석과 의견은 범죄를 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헬싱키 지방법원은 비슷한 혐의로 기소된 래세넨 의원과 핀란드 복음주의 루터교회 선교 교구의 포욜라 주교를 모두 무죄로 판결했다. 검찰은 법원이 래세넨의 트윗을 “잘못 해석”해 올바르지 못한 결론에 도달했다고 주장하며 이 결정에 항소했다.
피고인들을 지원하기 위해 ADF의 폴 콜먼 전무이사가 법정에 출석했다.
그는 “소위 ‘혐오 표현’법을 통해 표현을 범죄화 하는 것은 중요한 공개 토론을 차단하고 민주주의를 위험에 빠뜨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래세넨 의원은 2004년 소책자 내용과 2019년 라디오 토론, 교회 지도부를 비판하는 성경 구절이 포함된 트윗과 관련해 여러 가지 혐의를 받고 있다.
포욜라 주교는 거의 20년 전에 래세넨의 소책자 ‘하나님이 만든 남성과 여성: 동성애 관계는 기독교의 인간 개념에 도전한다’를 출판한 혐의로도 재판받고 있다. 두 피고에 대한 혐의는 핀란드 형법 중 “전쟁 범죄 및 반인도 범죄” 항목에 해당하는 것이어서 이번 사건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이 사건은 2019년 래세넨 의원이 자신이 출석하는 핀란드 복음주의 루터교회가 젠더퀴어(LGBT) 행사인 프라이드 페스티벌을 후원하는 것에 대해 트위터를 통해 의문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그녀는 몇 달에 걸쳐 13시간 동안 경찰 조사를 받았다.
이 심문 과정에서 래세넨 의원은 성경에 대한 자신의 이해를 설명하라는 질문을 반복적으로 받았다. 이러한 심문의 범위와 성격은 개인의 신념과 종교적 표현 문제에 대한 국가의 역할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2022년 3월, 3명의 판사로 구성된 헬싱키 지방법원은 만장일치로 정부가 “성경적 개념”을 해석해서는 안 되며 문제의 발언은 “혐오 표현”이 아니라고 판결했다. 법원은 검찰에게 재판에 대한 법적 비용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래세넨은 벌금형 또는 최대 2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도 있었다.
래세넨은 1995년부터 핀란드의 국회의원으로 활동해 왔다. 그녀는 2023년 4월에 재선에 성공했다. 또한 2004년부터 2015년까지 기독민주당 의장을 역임했으며 2011년부터 2015년까지 내무장관을 지냈다. 내무장관으로서 래세넨은 핀란드의 교회 문제를 담당했다.
콜먼 이사는 “래세넨 사건과 같은 사례는 사회 전반에 공포와 검열 분위기를 조성하며, 이러한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래세넨 의원은 자신은 젠더퀴어(LGBT) 커뮤니티에 악의를 가지고 있지 않으며, 자신을 혐오 발언으로 비난하는 사람들이 증오에 빠진 사람들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모두 죄인이고 예수님이 필요하다. 하지만 지금 우리 사회는 기독교적 가치에 대한 증오가 심하다고 생각한다.”며 “성별 문제, 즉 두 가지 성별이 있다거나 결혼은 한 여성과 한 남성의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우리 사회에 증오를 불러일으킨다.”고 말했다.
한편, 페이비 레세넨 의원에 관한 사건은 차별금지법이 존재하는 국가에서 동성애 관련 반대 발언을 하는 행위가 얼마나 많은 위협과 대가를 치르는지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핀란드는 2004년 평등법(Yhdenvertaisuuslaki)이라는 명칭의 포괄적인 차별금지조항을 지정하고 있는데, 차별 및 피해자화 금지를 규정한 3장 8조를 통해 국민은 나이, 출신, 국적, 언어, 성적 지향 등 개인과 관련된 그 밖의 이유로 차별받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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