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대사에 “48시간 내 니제르 떠나라” 통보
‘미국 독일 등 대사에도 철수 통보’ 허위정보 떠돌기도
쿠데타를 일으킨 서아프리카 니제르 군부가 이웃 국가 말리와 부르키나파소에 군사 지원을 요청했다고 AP통신 등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니제르 군부는 쿠데타 수장인 압두라흐마네 티아니 장군이 외세의 침략 상황 시 부르키나파소와 말리 방위군이 개입할 수 있게 하는 행정명령 2건에 서명했다고 이날 밝혔다.
말리와 부르키나파소는 니제르와 마찬가지로 과거 프랑스 식민지였던 곳으로 최근 2년간 쿠데타로 군사 정권이 들어섰다.
또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의 어떠한 무력 사용도 자국에 대한 전쟁 행위로 간주할 것이라고 니제르 군부는 덧붙였다.
앞서 ECOWAS는 쿠데타 발생 직후 이를 비난하는 성명을 냈으며 지난 10일 긴급정상회의를 열어 니제르의 헌정 질서 복구를 위한 군사 개입에 대비하도록 대기 병력의 배치를 승인했다.
말리와 부르키나파소는 ECOWAS가 군대 동원 가능성을 경고하자 공동 성명을 발표해 니제르에 대한 군사 개입을 자국에 대한 ‘선전포고’로 간주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바 있다.
니제르가 두 나라로부터 어떤 군사 지원을 받기로 한 것인지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와 함께 니제르 군부는 프랑스 대사에게 48시간 이내에 니제르를 떠나라고 통보했다.
니제르 외무부는 실뱅 이테 주니제르 프랑스 대사가 신임 외무장관의 면담 초청에 불응했다며 48시간 이내에 니제르를 떠날 것을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밝혔다.
앞서 니제르 군부는 쿠데타를 일으킨 직후인 이달 초 프랑스와 체결한 군사협정을 파기한 바 있다.
그러자 프랑스는 “군사협정 파기는 프랑스 정부가 승인한 합법적 정부만 할 수 있다”고 이를 일축했으며, 이날도 “합법적 정부만이 대사의 거취에 대한 발언권이 있다”며 같은 입장을 반복했다.
니제르 군부가 프랑스뿐 아니라 미국과 독일, 나이지리아 대사에게도 ‘니제르의 이익에 반하는 행위’를 이유로 들며 48시간 이내에 출국할 것을 요구했다는 보도가 나왔으나,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니제르 정부가 미국 정부에 이 같은 요청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니제르 외무부가 미국에 보낸 서한이라며 온라인에 유포된 사진은 니제르 외무부가 만든 것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니제르는 사헬(사하라 사막의 남쪽 주변) 지역에서 이슬람국가(IS), 알카에다 등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에 맞선 프랑스와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의 전략적 요충지였다.
프랑스군은 쿠데타로 군정이 들어선 말리와 부르키나파소에서 러시아와 바그너 그룹 용병의 영향력이 커지자 양국에서 모두 철수하고 거점을 니제르로 옮겼다.
니제르에는 프랑스군 1천500명과 미군 1천100명을 포함해 독일, 이탈리아 등의 병력이 주둔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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