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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구희 권사님! 그립습니다

사진: Unsplash

지혜로운 자와 동행하면 지혜를 얻고(잠 13:20)
본지가 [동행] 코너를 통해 믿음의 삶을 소개합니다. 노년의 독자들에게는 추억과 재헌신의 결단을, 다음세대의 독자들은 도전과 권면의 글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편집자>

그가 나를 데리고(32)

구희 권사님!

이름만 불러봐도 존경과 그리움이 뒤섞인다.

권사님은 고위공직자인 남편의 모든 수발을 마치고 교회에 오시기에는 항상 바빴다. 그래도 제일 앞자리 강단 앞 중앙 통로 우측 첫 자리에 지정석처럼 앉았다. 공 예배에도 거의 빠지는 일이 없고 새벽 예배는 말할 것도 없었다. 우리 교회 창립 때부터 같이 하시고 은사가 많아도 아주 온유한 모습이었다.

항상 모범적인 삶과 충성스러운 섬김을 하시는데도 말씀은 별로 없으셨다.

그러나 여러 교인들을 심방해 보면 권사님은 먼 친척에 이르기까지 돌보며 교회로 인도해 오신 분이 많았다. 대개는 권사님의 끊임없는 사랑과 기도 덕분에 그들이 주님 앞에 올 수 있었던듯 했다. 남편 직장에 계신 분들 중 어려운 분들은 더 잘 돌보고 또 그들을 주님 앞에 인도했다. 권사님의 많은 일가친척이 믿음의 식구들로 바뀌고 끝까지 이들을 친절하게 돌보셨다. 그래서 그분들은 집이 먼데도 강변교회의 식구들이 되었다.

지금까지도 권사님의 몇 가족이 남아 교회를 섬기고 있다.

권사님의 믿음에 변화가 있었던 것은 큰아들이 교회 수련회 갔다가 하나님 나라에 갔을 때부터였다고 한다. 모든 것이 단아해지고 하나님 앞에 분명한 믿음으로 나오셨다고 전해 들었다.

믿음 생활도 아주 독실했다. 집안 제사를 거부하면서 남편이 가출도 했지만 권사님의 믿음은 꺾을 수 없었단다. 대방동에 살면서 줄기차게 본 교회 새벽기도를 나오는 권사님에게 남편은 좀 그만두라고 수차례 권면했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새벽기도하고 대문에 들어서는 권사님께 남편이 물을 한 양동이로 퍼부어도 여전히 새벽기도를 가시니 남편이 할 수 없이 두 손 들었다는 일화도 있었다.

집에 조그만 금붙이가 생기면 곧바로 교회로 가져왔다.

한번은 티스푼 포크 세트가 생기셨다고 우리 집에 친히 찾아오셔서 쓰라고 하셨다. 그러면서도 권사님은 참으로 겸손했다.

권사님 자녀들의 혼사 때마다 축의금을 한 번도 안 받으시고 꼭 교회에서 결혼예식을 했다.

명절 때가 되면 누가 인사 오지 못하도록 대문을 며칠 동안 철통같이 걸어 잠그시고, 식구들은 쪽문을 사용해서 출입하도록 했다. 남편이 공직자라서 더 그러셨던 것 같다.

서울 근교에 계실 때도 어김 없이 우리 교회 새벽기도를 참석하셨다.

권사님은 며느리가 해외에 가 있는 동안 남은 가족들 식사 때문에 대치동에서 버스를 타고 강변교회 새벽예배에 출석하다가, 버스에 부딪혀 교통사고로 주님 나라에 가셨다. 천국의 지점인 교회에 오시다가 본점인 천국으로 하나님이 홀연히 모셔 가셨다. 우리 모든 교회 식구들은 충격에 빠졌지만 권사님은 할 일을 다하셨기에 주님이 새 옷 입히시고 면류관 씌우시고 천국으로 인도하신 것이다.

교회의 한 권사님이 열흘 전에 꿈을 꾸셨는데 구희 권사님이 세상에서 볼 수 없는 흰옷을 입으시고 승용차를 운전해서 교회 앞마당에 들어오셔서 한 바퀴 둘러보시고 나가셨다고 했다. 꿈 그대로 권사님의 영구차는 교회 마당을 한 바퀴 돌고 장지로 향했다. 권사님은 평소에는 운전을 못하셨지만 천국에서는 자유자재로 다니시나보다.

권사님 장례식 때 난 참 많이도 울었다.

교회의 어머니, 기도의 어머니, 전도의 어머니, 사랑의 어머니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 충성을 생각할수록 왜 그리 눈물이 흐르는지. 천국 올라가시면서 믿음의 겉옷 자락을 내려주신 것 여러 성도들이 주워 들고 충성의 배턴을 이은 것 같았다.

권사님의 자녀 중에는 장로님 한 분, 목사님, 사모님이 세 분 나왔다.

이런 권사님이 계셨기에 우리 교회는 든든히 서 왔다. <계속> [복음기도신문]

황선숙 | 강변교회 명예전도사. 서울신학대학교 졸. 강변성결교회 30년 시무전도사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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