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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은식 칼럼] 참담하도다! 태국 사람들이여!

사진: 손은식

10년 전 바로 그 장소를 다시 찾다

​프레이포유 연합의 개척 사역의 첫 장소로 태국을 정해 발걸음을 뗀 지 3개월이 되었습니다. 비자 만료 기간인 3개월이 가까이 와 저희 가정은 출국 공항인 방콕에서 가까운 위치의 파타야를 방문하여 거리 사역을 하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거리를 걷는데 문득 10년 전 묵혀뒀던 추억이 떠올랐습니다. 프레이포유가 시작된 2013년 저희 가정은 부모님과 함께 처음 태국으로 패키지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그러니까 2023년인 올해가 꼭 10년이 지난 것이고 동일 장소를 다시 찾은 것입니다. 물론 이것을 처음부터 의도하진 않았습니다. 파타야 해변을 걸으며 사역을 하다 보니 눈에 익은 장소가 나타났고 오래전 추억이 떠올라 구글 사진첩을 넘겨보니 정확하게 10년 전에 같은 장소의 해변가에서 촬영한 사진을 발견하게 된 것입니다. 프레이포유로 첫발을 떼었던 당시에는 두려움과 불안으로 가득한 때였고, 프레이포유가 얼마나 지속될지도 모른 채 그렇게 부모님과 함께 파타야 해변을 걸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태국에서 사도행전 17장을 읽다 – 아레오바고 법정의 복음 전파

사도 바울은 2000년 전 로마시대에 우상이 창궐한 그리스 아테네를 선교 여행하며 현지인들의 고발로(?) 아레오바고 법정에 서게 됩니다. 그곳에서 사도 바울은 살아계신 하나님과 예수님과 부활에 대해 모인 무리에게 담대하게 전합니다. 당시 대부분의 아테네 사람들은 바울의 가르침을 이상하게 바라봤고 들으려 하지 않았으며 조롱하며 무시했습니다.

하지만 그 자리에 있는 몇 사람은 예수님을 믿고 영접했습니다. 그리고 바울은 또 다른 지역으로 선교 여정을 떠납니다. 프레이포유 연합도 태국에 도착하여 지난 3개월간 방문하는 모든 도시에서 마을 입구나 큰 건물 입구에 모셔진 신상을 발견했고 그 우상들에 매일 절하는 현지인을 보았습니다. 또 2000년 전 아테네 사람과 동일하게 태국인들도 그 어떤 나라의 문화든 듣기 좋고 보기 좋은 대로 모두 받아들이는 것을 볼 때 사도행전 17장의 말씀 속 그 모습과 너무나 판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성경 말씀은 아래에 첨부하였습니다.

​종교의 자유가 있는 태국, 전도가 가능한 국가

​여러분, 태국에서 전도와 선교가 가능할까요? 태국은 과연 종교의 자유가 있는 나라일까요? 흔히들 태국은 국민 95%가 불교를 믿고 불교 사찰이 온 나라에 가득한 불교 국가이기에 선교가 불가능할 것이다 말합니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정보입니다. 태국은 종교 선택의 자유가 있습니다. 국민 누구나 개종의 자유가 있습니다. 그리고 장로교, 감리교 등의 기독 교단의 파송 선교사가 되면 태국 내 정식 현지 선교사 비자를 받을 수 있고 인정받은 선교사로 활동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기독교 복음 전도나 거리 선교도 가능합니다. 제가 아는 한 선교사님은 주기적으로 사찰에 가서 스님들과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며 복음을 전하고 있고, 또 스님들도 그것에 대해 불편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도리어 선교사님의 교회에 집회가 있을 때 참석해도 되냐며 스님들이 먼저 물어보신다고 하는데 그것이 불편하다고 하십니다.

​지난 수십 년간 태국 북부 치앙마이는 동남아시아 선교의 중심 도시 역할을 했습니다. 현재 치앙마이 내 1500명가량의 현지 교민 중 선교사 숫자만 500여 명이 넘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거리에서 만나는 관광객을 제외한 한국인 세 명 중 한 명이 선교사라는 말입니다. 그리고 현지인과 관광객이 가장 많이 모이는 치앙마이 중심지 타패문 앞 광장에서는 매주 한국인 선교사님과 현지 교인들이 기타 치고 찬양하며 거리 전도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치앙마이나 수도 방콕 시내 중심지에는 영락없이 더 넓은 땅에 지어진 기독 교회와 부속 건물을 찾을 수 있고, 당연히 직영 신학교도 운영 중인 곳이 많습니다. 그렇게 지난 200년간 세계 유수의 기독 교단에서 태국 땅에 선교사를 파송했고 그분들은 헌신적으로 이 땅에서 복음을 전하며 제자를 훈련시키며 선교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의 결과를 보고 있습니다. 태국 7000만 인구 중 1%도 되질 않는 기독교인, 그 수치는 미전도종족[1]에 속하는 수치입니다.

​이 정도로 전도와 선교의 문이 열린 국가 태국에서 200년간의 선교의 결과가 이것이고, 현재 태국의 종교 사회 문화의 현실을 보고 있자면 심각한 문제의식이 생기지 않을 수 없습니다. 과연 무엇이 잘못되었을까요? 태국에서 3개월간 거리를 걸어다니는데 하나님께서는 2000년 전 사도 바울이 밟았던 그리스 아테네에 있는 듯한 마음과 생각을 계속 넣어주셨습니다.

​여긴 어디? 나는 누구?

태국에 있다 보니 존재 자체가 혼란스러워짐을 가끔 느낍니다. 태국은 타이족, 화교, 여러 소수민족, 수백수천만의 이주민, 난민, 은퇴 비자 혹은 장기 거주 외국인 등 많은 민족이 뒤섞여 살아가고 있습니다. 또 타이 민족의 고유한 정통성은 거의 없이 수십 년 이상 일본의 가지각색 문화를 받아들였고, 수백 년간 인도로부터 힌두교의 미신과 사원과 그 문화를 받아들였고, 또 수백 년간 말레이시아 등 태국 남부 지역 나라들로부터 이슬람과 그 문화를 받아들였습니다. 또한 불교 사찰과 그 문화는 가장 깊은 곳에 뿌리내려 수백 년 이상 흘러오고 있으며 수년 전부터는 한글과 K-POP이 시내 곳곳 상점의 간판과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또 거리를 다니면서 만나는 수많은 남자 중 상당수가 여성이 되고자 여장을 하고 그 모양을 따라 하며, TV 드라마 등 방송과 영화에서는 인도 힌두교와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볼 수 있는 온갖 기괴한 잡귀신들이 등장하고 동성애자가 자연스럽게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모습을 보는 이곳이 바로 태국입니다.

많은 분들이 태국 사람들은 미소와 친절을 몸에 지녔다는데 지내다 보니 그렇지 않은 모습에 혼란스럽습니다. 그저 하루하루 평안하게 즐기는 삶을 살며 작은 일에도 남을 배려하는 민족이 타이족이라고 외부에선 말하지만 그 타이 민족들에 눈속임을 당하고 크고 작은 거짓말에 피해를 연이어 입게 되면 그들의 이중적인 모습에 놀라고 또 실망하게 된다고 말합니다. 제 경우에는 3개월간의 그리 길지 않은 일정 가운데서도 재래시장에서 상인들의 눈속임에 속을 뻔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고, 음식점이나 편의점에서 동전과 지폐 거스름돈을 제대로 받지 못해 문제제기를 한 뒤에야 능청스럽게 웃으며 되돌려받은 적도 한두 번이 아닙니다.

물론 그 가운데는 속고 넘어간 것은 더 많았다고 생각합니다. 태국 관련 커뮤니티 글만 보아도 많은 관광객들뿐 아니라 정착을 위해 사업을 준비하는 분들이 현지인들에게 속아 사기나 피해를 수없이 당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태국에서 별생각 없이 지내다 보면 “여긴 어디고, 나는 누구인가?” 이 말이 그냥 입에서 흘러나올 것 같습니다. 현재 프레이포유 연합은 선교적 임무를 띠고 이곳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존재의 정체성이 수시로 공격받으며 이곳에서 지내는 그 목적과 의미가 흐려짐을 느낍니다. 정말 태국은 쉽지 않습니다.

사도 바울이 그리스 아테네를 떠난 뒤

사도 바울이 아레오바고에서 말씀을 선포하고 떠난 뒤 아마도 아덴에서도 교회는 세워졌을 것입니다. 그리고 어쩌면 많은 이들이 그리스도를 믿었고 힘들게 신앙생활을 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 흔적도 발견할 수 없고 성경을 통해서만 희미하게 당시의 상황을 유추해볼 뿐입니다. 이 땅에서 우리의 시간은 곧 끝이 나고 우리에게는 심판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얼마 되질 않습니다. 그 남아있는 마지막 시간 우리는 아레오바고의 사도 바울을 기억하며 살아계신 하나님을 선포하고 요엘 선지자의 마음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이 땅의 사람들과 태국의 죽어가는 영혼을 위해 전해야 하며, 누구나 소외된 이웃 곁에 계신 예수님을 만나기 위해 언제나 거리로 나와야 할 것입니다.

태국에서 선포되어야 할 말씀

태국의 현재 영적 상황을 가장 잘 표현하는 말씀은 요엘서입니다. 지금 태국인이 들어야 하고 선포되어야 할 말씀은 요엘서 2장입니다.

요엘 2장 1절-3절, 12절-15절, 31절-32절

1 시온에서 나팔을 불며 나의 거룩한 산에서 경고의 소리를 질러 이 땅 주민들로 다 떨게 할지니 이는 여호와의 날이 이르게 됨이니라 이제 임박하였으니
2 곧 어둡고 캄캄한 날이요 짙은 구름이 덮인 날이라 새벽 빛이 산 꼭대기에 덮인 것과 같으니 이는 많고 강한 백성이 이르렀음이라 이와 같은 것이 옛날에도 없었고 이후에도 대대에 없으리로다
3 불이 그들의 앞을 사르며 불꽃이 그들의 뒤를 태우니 그들의 예전의 땅은 에덴동산 같았으나 그들의 나중의 땅은 황폐한 들 같으니 그것을 피한 자가 없도다
12 여호와의 말씀에 너희는 이제라도 금식하고 울며 애통하고 마음을 다하여 내게로 돌아오라 하셨나니
13 너희는 옷을 찢지 말고 마음을 찢고 너희 하나님 여호와께로 돌아올지어다 그는 은혜로우시며 자비로우시며 노하기를 더디하시며 인애가 크시사 뜻을 돌이켜 재앙을 내리지 아니하시나니
14 주께서 혹시 마음과 뜻을 돌이키시고 그 뒤에 복을 내리사 너희 하나님 여호와께 소제와 전제를 드리게 하지 아니하실는지 누가 알겠느냐
15 너희는 시온에서 나팔을 불어 거룩한 금식일을 정하고 성회를 소집하라
31 여호와의 크고 두려운 날이 이르기 전에 해가 어두워지고 달이 핏빛 같이 변하려니와
32 누구든지 여호와의 이름을 부르는 자는 구원을 얻으리니 이는 나 여호와의 말대로 시온 산과 예루살렘에서 피할 자가 있을 것임이요 남은 자 중에 나 여호와의 부름을 받을 자가 있을 것임이니라

​프레이포유 연합의 첫 번째 개척을 위한 태국 (답사) 사역은 잘 마무리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세우신 프레이포유 태국과 잘 연합하여 앞으로 태국 땅에서 일하시는 하나님을 보길 원합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 2013년 부모님과 함께 여행 차 왔었던 파타야 해변에서 하엘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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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손은식

* 10년이 지난 2023년, 10년 전 걸었던 파타야의 동일한 장소에서 아내와 하민, 하엘, 하성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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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손은식

* 태국의 마지막 사역지로 첫발을 떼었던 방콕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방콕 숙소 주변에서 만난 거리의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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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손은식

* 방콕의 도심지에서는 정말 많은 거리의 분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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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손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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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손은식

* 숙소 주변에 있던 ‘예수 교회(Christ Church)’라는 이름의 영국 성공회 교회에서 주일 예배를 드렸습니다. 인도에서 오신 분들이 성도 중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어 놀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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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손은식

지난 3개월간 하나님의 일하심을 매일 눈으로 확인하면서 태국에서 잘 다녔고, 6월 20일 한국에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하나님께 모든 영광 올려드립니다.


[1] ​미전도 종족 [未傳道 種族, Unreached People]

타문화권의 도움 없이 스스로 복음화할 수 있는 그리스도인 공동체가 없는 종족 집단. 여기서 ‘미전도’란 ‘아직 복음의 손길이 닿지 못한 상태’를 말한다. 선교학에서는 각 종족당 기독교인이 2-5% 이하인 종족을 미전도 종족의 범위에 포함시킨다. ‘교회용어사전’ 참고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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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은식 목사 | 2013년 말부터 서울 시내의 노숙자와 홀로 사는 어르신을 돕고 기도하는 프레이포유 사역으로 이 땅을 섬기다 2023년 초 태국으로 사역지를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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