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 일주일 새 24%↑…”폭우로 모기 늘었지만, 제때 대처 못 해“
남미 페루에서 뎅기열 환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보건장관이 정책 실패의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16일(현지시간) 페루 안디나통신과 일간지 엘메르쿠리오에 따르면 디나 볼루아르테 페루 대통령은 전날 로사 구티에레스 페루 보건부 장관의 사의를 수용했다.
페루 대통령실은 공식 트위터에서 이런 사실을 알리며 “대통령은 국민에게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약속을 재차 강조했다”며 사실상 문책성 인사라는 점을 시사했다.
이번 조처는 페루 의회 차원에서 구티에레스 장관에 대한 탄핵 절차에 착수한 시점에 나왔다.
페루에서는 지난달 초순 이후 뎅기열 환자가 기록적인 숫자로 늘고 있다.
정부 집계에 따르면 올해 페루에서는 14만6천명의 환자가 나왔는데, 이 중 248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망자는 지난 한 주 동안 그 직전보다 24% 증가했다고 엘메르쿠리오는 보도했다.
지난 10일 발간한 세계보건기구(WHO) 미주 본부인 범미보건기구(PAHO) 리포트를 보면 올해 21주간 발생한 뎅기열 환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1%, 최근 5년 평균보다 365% 폭증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환자는 아마존 열대우림과 산악 지대인 북부에서 주로 나온다고 PAHO는 보고했다.
현지에서는 지난 3월 25년 만에 페루를 강타한 사이클론 ‘야쿠'(케추아 원주민어로 물이라는 뜻)로 인해 집중호우가 계속된 이후 모기 개체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는데도 정부가 제때 대처하지 않으면서 피해가 커진 것으로 보고 있다.
뎅기열은 모기에 의해 전파되는 대표적인 감염병이다.
실제 구티에레스 전 보건부 장관은 뎅기열 확산세 초반에 “2주 안팎 후면 억제될 것”이라며 다소 안일한 자세를 보였다고 현지 매체는 꼬집었다. 이후 구티에레스는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며 사과했다.
지난주 페루 정부는 전국 대부분 지역에 뎅기열 확산 방지를 위한 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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