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마니아 / 정거장의 그리스도인들
너는 말씀을 전파하라 때를 얻든지 못얻든지 항상 힘쓰라 (딤후 4:2)
기차가 서서히 정거장을 빠져나가기 시작하자 승강장에 서 있던 그리스도인들이 외투의 단추를 풀고 수백 권의 전도책자를 꺼내 재빨리 차창 안으로 던졌다. 기차에는 러시아 군인들이 타고 있었다.
스무 살 남짓한 러시아 병사들은 그런 모습을 보고 깔깔 웃었으며 특히 차창 안으로 열심히 전도지를 던지는 매력적인 여성을 향해서는 휘파람을 불어댔다. 그들은 밖에 있는 사람들이 대체 군용열차에 무엇을 던지고 있는 것인지 의아해하며 전도지를 하나씩 집어 들었고 장교가 마지막으로 탑승하자 재빨리 호주머니에 쑤셔 넣었다. 이제 그들은 그 낯선 책자를 읽으며 하늘의 왕에 대해 알게 될 것이다.
열차가 빠져나가자 승강장 곳곳에 있던 그리스도인들은 불안한 미소를 지으며 집결하였다. 그때 경찰이 한 사람을 붙잡아 저쪽으로 데려갔다. 그는 기꺼이 외투를 벗어 보였다. 외투 안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몇 시간 전에 외투 속에 품고 왔던 수많은 전도 책자들은 이미 공산주의의 심장부 러시아를 향해 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낯선 전도법은 리처드 범브란트 목사가 러시아에 그리스도를 전하기 위해 자기 교회 청년들에게 가르친 다양한 방법 중의 하나였다. 러시아에서 온 그 동맹군들은 루마니아의 부(富)를 약탈하고 많은 국민들을 죽였지만 범브란트 목사는 그들을 미워하지 않았다. 그는 러시아 병사 한 사람 한 사람을 선교의 현장으로 삼아 영혼을 추수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선교란 장소가 아니라 태도의 문제이다. 선교는 그리스도의 증인의 자세로 삶을 대하겠다는 결단이다. 그러므로 선교사는 그런 결단을 일상의 삶에 서 구체화하는 사람이라 할 수 있다. 범브란트 목사는 선교의 사명을 감당하는 사람이었고 그의 열정은 목표가 분명한 그의 삶에 공감하는 청년 계층을 통해 확산되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어느 곳에서 그리스도를 섬기고 있든지 우리 모두가 다 선교사요, 그리스도의 특명을 받은 대사라고 할 수 있다. 선교의 사명을 감당한다는 것은 공장의 기계 옆에서든지 식료품점에서든지 통근 버스나 기차에서든지 학교에서든지 어디에서든지 기민한 자세로 하나님 나라를 확장할 기회를 포착한다는 것이다.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겠다는 결심을 할 때, 일상의 모든 세상이 우리의 선교 현장이 될 것이다. [복음기도신문]
(출처:주를 위해 죽다(2010), 규장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