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이해를 증진하기 위한 법안이 13일 중의원(하원)을 통과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LGBT(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성전환자) 등 성소수자에 대한 이해를 증진하고 차별을 금지하는 ‘LGBT이해증진법안’이 자민당과 공명당 등 연립여당과 일부 야당의 찬성으로 가결돼 참의원(상원)으로 넘어갔다.
중의원을 통과한 여당 수정안은 성적 지향이나 ‘젠더 아이덴티티'(gender identity)의 다양성에 관해 국민의 이해가 반드시 충분하지 않다고 명기했다.
그러면서 기본 이념으로서 성적 지향 등을 이유로 부당한 차별은 없어야 한다고 했다.
법을 시행하면서 ‘모든 국민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게 되도록 유의한다’라고 규정하며 운용에 필요한 지침을 만들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LGBT에 대한 이해 증진을 위한 법안은 여야에서 총 3개가 국회에 제출됐지만, 성 정체성에 대해 어떤 표현을 쓸 것인지를 두고 각 당이 입장 차를 보였다.
애초 여야 실무자는 2012년 ‘성자인'(性自認)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로 합의했다. 성자인은 자신의 성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자신의 감각으로 어떤 성 정체성을 가졌는지를 뜻하는 개념이다.
하지만, 여당인 자민당 보수계 의원들은 이 표현이 주관적인 인상을 준다고 주장해 여당안에서는 ‘성동일성'(性同一性)으로 대체됐다.
이에 대해 야당인 일본유신회와 국민민주당이 영어 표현인 젠더 아이덴티티로 쓸 것을 요구해 결국 이 안이 여당 수정안으로 채택됐다.
다른 야당인 입헌민주당과 공산당 등은 성자인을 주장하며 반대표를 던졌다.
자민당은 지난달 주요 7개국(G7) 히로시마 정상회의를 앞두고 일본 내 성소수자 차별 문제가 제기될 것을 우려해 G7 개막 전날인 지난달 18일 국회에 관련 법안을 제출했다.
일본에 주재하는 미국과 유럽 각국 대사들은 G7 정상회의를 앞두고 성소수자 차별에 반대하고 보편적 인권을 옹호한다는 메시지를 공개적으로 내놓는 등 입법을 압박했다.
람 이매뉴얼 주일 미국대사는 지난달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도쿄에 있는 재일 외국 공관 15곳은 LGBTQI+(성소수자) 커뮤니티를 지원하고 차별에 반대한다”는 글을 올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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