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타지크 러시아 대사에 항의…진상 조사 촉구
타지키스탄 정부가 러시아 극동 한 대학에서 유학 중인 자국 학생 100여명이 현지 경찰로부터 구타·심문 등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주타지크 러시아 대사를 불러 항의했다고 25일(현지시간) AFP통신이 보도했다.
AFP는 타지크 정부가 러시아 측에 항의한 사건은 지난 19일 극동 하바롭스크주에 있는 도시 콤소몰스크나아무레에 있는 한 대학에서 발생했으며,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타지크 국영 통신사 호바르에 따르면 타지크 인권 조사관인 우메트 보보조다는 성명을 통해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사건 당일 폭동 진압을 담당하는 러시아 경찰조직 오몬(OMON)과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대원들이 오전 일찍 대학교 학생 기숙사에 도착한 뒤 CCTV를 끄고 어떠한 불법 행동도 저지르지 않은 타지크 학생들을 무차별적으로 구타하고 서류와 휴대전화 등을 압수한 것으로 파악했다”며 “폭행으로 다수 학생이 심각하게 다쳐 수술받아야 하는 것으로 들었다”고 밝히며 러시아 측에 철저한 진상 조사를 촉구했다.
러시아의 한 매체는 목격자를 인용, 당시 대원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권총과 전기충격기 등으로 무장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또 당시 기숙사에는 다른 나라에서 온 유학생들도 있었지만, 폭행은 타지크 학생들을 대상으로만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타지크 외무부도 성명에서 “이른 아침 대학 기숙사에서 유학생 100여명이 러시아 법집행기관 관리들로부터 심문과 가혹한 대우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행동은 타지크와 러시아의 전략적 협력 정신과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사건이 발생한 대학 관계자는 “법 집행기관 업무 방해로 단 4명의 타지크 학생만 체포됐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타지크 등 옛 소련 국가인 중앙아시아 5개 국가에서는 취업이나 학업을 위해 많은 시민이 러시아를 찾고 있다.
타지크의 경우 러시아에서 일하는 시민들이 자국으로 보내는 송금액 규모가 타지크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인권 활동가들은 종종 러시아로 건너온 중앙아시아 국가 시민들이 인종차별이나 법 집행기관의 부당한 대우에 시달린다고 전했다.
또 우크라이나 사태 발생 후에는 어려운 경제 여건에 놓인 러시아 내 중앙아시아 이민자들이 병력을 보충해야 하는 러시아군과 러시아 민간 용병 기업 바그너 그룹의 주요 표적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아시아 현지 매체에 따르면 최근 몇 달 동안 중앙아시아 국가 시민 수십명이 바그너 그룹 등에 합류해 우크라이나전에 참전했다가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위 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 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