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안에 하나님 나라, 진리로 세계를 열어주는

   - Prize Wisdom 그를 높이라 (잠4:8) -

“상실의 시간은 하나님을 경험하는 인생 절호의 기회”

오직 주님만 남은 윤성운.김경희 선교사 부부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주님을 따라가는 길에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거룩한 영성, 탁월한 리더십, 박식한 성경지식? 그러나 하나님은 오히려 모든 것을 다 잃어버린 80세의 모세를 부르셨다. 그에게는 젊음도, 이집트 왕자의 권력도, 세상의 뛰어난 지식과 언변도 사라진지 오래였다. 남은 것은 오직 전적인 무능함뿐이었다.

반백년 인생길에서 아프리카 선교사라는 새로운 하나님의 부르심 앞에 서 있는 윤성운·김경희 선교사 부부를 만났다. 그들은 “하나님이 우리 인생의 프레임을 새롭게 짜셨다.”며 그분이 인도하셨던 과정을 회고했다.

“하나님이 부르신 곳은 어디든지 달려가겠노라고 고백했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전부를 쏟아내며 불러주신 선교지에 가기 위해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그러나 번번이 길이 막혀서 갈 수 없었습니다. 나에게는 어떤 결정권도 없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을 때 깊은 상실감이 마음을 짓눌렀습니다. 그러나 그때가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습니다. 왜냐하면 나의 인생에서 하나님의 뜻이 비로소 이루어진 시간이었기 때문입니다. 마음의 상실감은 하나님의 일하심을 경험하게 되는 내 인생의 절호의 기회를 가져다 주었습니다.”

하나님이 짜주신 인생 프레임

– 하나님이 어떻게 선교사의 걸음으로 인도하셨는지 말씀해주세요.

김경희(이하 김): “결혼 전 스물다섯에 아프리카를 마음에 품고 선교사로 헌신했어요. 4년 동안 케냐의 마사이 부족을 섬겼죠. 대학교 4학년 때,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고 나의 죄를 위해 대신 죽으신 주님께 나의 전부를 드리고 싶은 마음에 순종한 걸음이었어요.

선교지에서 생활하면서 더욱 하나님께 헌신된 걸음을 걸어야겠다는 생각으로 한국에 돌아와 곧바로 신학공부를 했어요. 그곳에서 같은 비전을 가진 형제를 만났어요. 결혼하고 시간이 지나며 선교지에 나가는 발걸음이 자꾸 미뤄지면서 결국 한국교회를 섬기게 되었어요.”

윤성운(이하 윤): “거기에는 제 책임도 있는데요, 하나님의 종으로 당연히 주님 부르신 곳에 순종하고 싶은 마음도 컸지만 사실 아내의 마음을 사고 싶어 아프리카로 나가고 싶다고 했죠.(웃음)

그러나 하나님은 그런 우리의 연약함까지도 사용하셨던 것 같아요. 우리 두 사람의 마음에 아프리카에 대한 소망을 포기하지 않게 하시고 스물다섯에 시작하신 일을 이제 나이 오십에 완성하시네요. 생각해보면 우리에게는 그동안의 25년이 반드시 필요한 시간이었어요.”

– 어떤 일이 있으셨나요?

김: “사모의 삶으로 주님께 드린 시간은 한마디로 희생의 시간이었어요. 구원의 주님을 만나고 주님이 나에게 생명을 주셨으니까 저도 전부를 드려야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최선을 다해 성도들을 섬겼죠. 희생이 몸에 배기까지 교회를 섬겼어요. 그렇게 하는 것이 하나님의 사람으로서 마땅히 살아야 하는 삶이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제 영혼은 지독한 목마름에 찢겨나가는 것 같았어요. 희생은 많은데 왜 기쁨이 없는지 고민하게 됐죠.

하나님은 항상 선하고 옳으시다는 결론은 저에게 있었죠. 그렇다면 이것은 내 편의 문제라는 사실에 봉착하게 됐어요.”

– 목마름이 극심한 상태였군요.

김: “그때 우연히 한 분의 책을 읽고 복음 앞에 서고 싶은 갈망에 휩싸였어요.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먼저 한 선교단체의 중보기도학교에 문을 두드리게 되었죠. 강의를 들으며 저는 충격과 함께 잠깐 큰 혼란에 빠지게 되었어요.

그동안 나의 갈급함의 원인은 기도가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었죠. 아니었어요. 나의 존재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됐어요. 그때부터 내 존재의 문제가 해결되기까지 기도를 한마디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됐죠. 결국 5박 6일간 총체적 복음 앞에 서는 훈련학교를 통해 옛사람의 죽음과 진정한 거듭남을 경험하게 되었어요.”

– 남편으로서 어떤 시간을 가지셨는지요?

윤: “저도 그때 그 훈련과정에 섬김이로 참여하고 있었어요. 사실 그 훈련은 아내보다 제가 3개월 먼저 했는데 그때가 제게 운명적인 시간이었어요. 존재적으로 죄인이었던 제가 십자가로 인해 새 생명으로 변화되었다는 사실에 너무 감사하고 아멘했지만 아내에게는 말하기 어려웠어요.

왜냐하면 제가 어떤 죄인이었는지 말해야 했기 때문이었죠. 음란으로 인한 죄의 열매를 말하면 아내를 잃을 것만 같았어요. 하지만 복음 앞에 정직하게 서는 아내의 모습을 보면서 그 훈련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아내에게 나에게 실제 된 복음을 나눴어요.”

– 남편의 고백을 들으시고 어떠셨나요?

김: “지금 생각해보면 어떻게 그 시간을 지나왔는지… 휴, 모두 주님의 은혜였어요. 주님의 방법이 너무 혹독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죠. 그동안 제가 복음으로 산다고 하면서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믿어본 적이 없고 얼마나 자아숭배를 하던 자였는지 인정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남편의 죄의 열매까지 듣게 되면서 제가 감당하기에는 너무 버거웠죠. 예수 안에 있는 자에게는 결코 정죄함이 없다는 것을 머리로는 알겠는데 마음 안에서는 도무지 인정이 되지 않는 거예요. 이렇게 가정이 어렵게 된 것이 모두 나 때문인 것만 같은 공격에 시달리면서 죽음으로 끝을 내고 싶다는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지게 됐어요.”

존재적 죄인임을 고백하면서 새로운 시작

– 어떻게 그 위기의 순간을 벗어날 수 있었는지 궁금하네요.

김: “그때 주님이 로마서 8장 1절 말씀으로 저를 다시 붙드시며 일으켜주셨어요. 죄에 대한 심판을 하나님이 끝내셨다는 것이었어요. 남편의 죄에 대한 주님의 용서가 모두 이루어졌다는 선언을 해주셨어요.

계속 내가 이러고 있는 것은 하나님에 대한 불신앙이라는 사실 앞에 더 이상 자기연민에 나를 내어주지 않기로 결정하고 일어서게 됐어요. 그리고 사람 수준의 용서가 아니라 하나님 수준의 용서가 무엇인지 비로소 경험하게 됐죠. 그러나 아직 아들 사무엘에게는 이 모든 과정을 받아들이는 시간이 남아있었어요.”

▶ 선교적 존재로 삶을 드린 윤 선교사 부부와 아들 사무엘
▶ 선교적 존재로 삶을 드린 윤 선교사 부부와 아들 사무엘

– 사무엘은 어떤 과정을 거치게 됐나요?

김: “우리 아들은 부모의 뜻에 순종을 잘하고 묵묵히 부모를 지지해주는 아들이었어요. 그러나 저희가 복음 앞에 서면서 그동안의 모든 삶과 사역을 내려놓고 떠나게 되자 사무엘에게도 혼란의 시기가 찾아왔죠.

당시 남편은 6개월간의 공동체 훈련에 들어갔어요. 저는 사무엘도 복음 앞에 서기를 간절히 바랬어요. 그래서 각종 청소년 캠프에 보냈어요. 그런데 저의 원함이 크면 클수록 사무엘과의 줄다리기는 더욱 팽팽해졌어요. 급기야 사무엘이 짧은 기간이지만 가출을 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나의 모든 열정이 꺾이면서 오직 주님만 바라보게 되었어요. 남편이 6개월 훈련을 마치고 집에 돌아왔을 때 저도 이어서 6개월간의 훈련과정을 참여하게 됐어요.”

윤: “아내가 없는 6개월 동안 사무엘과 한 방에서 지내면서 참 많은 얘기를 나눴던 것 같아요. 점점 사무엘의 마음이 열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죠. 그리고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빛의열매학교 훈련을 받으면서 인도로 아웃리치를 떠났다가 돌아오는 날이었어요.

공항에서 사무엘이 저에게 이런 고백을 하는 거예요. ‘아빠! 이제 하나님은 엄마, 아빠의 하나님이 아니고 나의 하나님이 되셨어요.’ 이 고백을 듣는 순간 주님에 대한 감사와 함께 얼마나 큰 기쁨이 제 안에 넘쳤는지 몰라요.”

김: “훈련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 알게 된 사실이 있어요. 사무엘이 믿음의 고백을 하던 시점과 제가 사무엘을 주님께 드린다고 고백했던 시점이 일치한다는 것이었어요. 그동안 저의 머릿 속에는 사무엘에게 무엇을 해줘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어요.

어느 날 주님이 저에게 던진 질문 하나가 사무엘에 대한 실낱같은 여지를 끊게 했어요. ‘사무엘을 열방의 먹잇감으로 내어주어도 되겠느냐?’ 그런데 저는 그 앞에서 아무 대답도 할 수 없었어요. 아이를 보란 듯이 잘 키우고 싶었던 나의 욕심이 드러나게 되면서 비로소 하나님의 뜻대로 쓰시도록 사무엘을 주님께 올려드렸어요. 하나님은 이렇게 저와 남편, 그리고 사무엘까지 복음 앞에 세워가셨죠.”

“이제 나의 하나님이에요” 라는아들의 고백

– 이제 아프리카로 떠나실 일만 남은 것 같네요.

윤: “참 먼 길을 돌아온 것 같은 기분이에요. 복음을 만나고 이제 주님이 부르신 길을 달려가겠다고 참 많은 시도들을 했었죠. 처음엔 아프리카 G국을 품고 준비하다가 그 길이 막히자 그 다음엔 아프리카 C국을 가기 위해 준비했어요.

그런데 C국으로의 걸음도 좌절이 되자 제 마음 안에 뼛속 깊은 절망이 찾아왔어요. 그러나 이내 나에게는 그 어떤 결정권도 없다는 사실이 마음 안에 동의 되면서 모든 것을 주님 앞에 내려놓게 되었어요. 그랬더니 정말 남은 것이 아무것도 없더군요. 그 무렵 한 선교단체의 권면을 통해 어린아이와 같이 첫 걸음을 뗄 수 있게 하셨어요. 본토 친척 아비 집을 떠나라는 말씀과 함께 인도하신 곳은 선교지가 아니라 강원도 동해의 작은 마을이었어요.”

김: “그곳에서 우리는 평생에 잊지 못할 시간을 보냈어요. 처음엔 막막하기도 하고 우리가 선교사로서 얼마나 부족하기에 선교지에 나가지 못할까라는 생각에 마음이 어렵기도 했어요. 그런데 그곳에서 말씀과 기도에 전무하는 시간을 통해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을 경험하게 되었어요.

일상에서 경험한 비밀, 여호와 삼마

아침엔 묵상과 예배를 드리고 저녁엔 말씀기도를 했어요. 나머지 시간에는 복음스터디, 말씀통독, 열방을 위한 기도, 그러다 전도하러 나가기도 했어요.

그때 하나님은 출애굽한 모세를 통해 우리와 함께 하시는 하나님을 보게 하셨어요. 모세는 능력자가 아니었어요. 다만 하나님이 함께 하셔서 능력이 있었다는 사실을 보게 됐죠. 나의 어떠한 것으로 주님이 높아지고 낮아지는 것이 아니었어요. 거기 계시는 여호와 삼마, 그것이 비밀이란 것을 알게 됐죠.”

윤: “비로소 그리스도 안에서 누리는 자유와 안식을 알게 되었어요. 하나님이 함께 하신다는 약속을 가진 사람은 안식할 수 있죠. 주님이 앞서가시겠다는 약속으로 저를 붙들어주셨어요.

그리고 동해에서의 마지막 시간을 지날 무렵 주님은 우리를 새로운 아프리카 C국으로 불러주셨어요. 이제 우리는 다른 것을 준비하지 않아요. 어디에 있든지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이 전부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죠. 오히려 말씀과 기도로 더욱 살아야겠다고 다짐할 뿐이에요.”

– 아프리카로 떠나시면서 기도제목 있으면 나눠주세요.

윤: “저희가 가는 곳은 로아(LoA, the Light of Allnations)학교에요. 그 이름의 뜻처럼 이곳의 아이들이 아프리카 안에서 생명의 빛들로 세워지고 견고한 생명의 통로로 세워질 것을 기대하고 있어요.

하나님께서 저희를 그 일의 통로로 불러주셨는데요, 진리 편에서 물러서지 않고 믿음의 선한 싸움에서 게을리하지 않도록 기도해주세요. 하나님께서 이사야 35장 10절을 약속의 말씀으로 주셨는데 ‘영영한 희락을 띠고 기쁨으로 연합하는 팀’이 되어 오직 주님께만 엎드릴 수 있도록 기도해주세요.”

김: “더불어 한국에 남아 미션맘 집에서 생활하게 되는 사무엘도 동일하게 주님의 생명을 마음껏 누리고 진리로 충만케 되는 삶을 살아가도록 기도해주세요.” [GNPNEWS]

Y.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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