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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ize Wisdom 그를 높이라 (잠4:8) -

[동행] 잔디밭에서 천국을 발견하다

사진: Minku Kang on Unsplash

지혜로운 자와 동행하면 지혜를 얻고(잠 13:20)
본지가 [동행]이란 코너를 통해 믿음의 삶을 소개합니다. 노년의 독자들에게는 추억과 재헌신의 결단을, 다음세대의 독자들은 도전과 권면의 글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편집자>

그가 나를 데리고(11)

신학교 초기의 생활은 참 어려움이 많았다. 내 모자람의 판도라 상자가 열린 것 같았다. 선배들과 교수님들께 잔뜩 기대하고 들어갔는데 왜 그리도 내 눈엔 흠만 보이는지 아직도 ‘나만 잘난’ 못난이가 속에 웅크리고 있어서 그런 것 같았다.

성경에는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저희 것임이요.” 라고 말씀했건만 내 눈엔 피곤과 오류투성이의 신학 환경이었다.

알바를 두 개씩 하려니 잠은 두어 시간 자고 날마다 허겁지겁이니 죽을 지경이었다.

집에 필요한 생활비도 벌어야 했고, 학비와 학생으로서 필요한 생활비를 위해 동양선교회에서 일해서 번 것을 사용했다. 몸은 견디기 어려웠다. 공부할 여력도 없다. 내가 구해놓고 막상 주시니 감당 못했다.

“하나님! 피곤해서 너무 힘들어요.!” 어느 밤 두 시쯤 되어 일하다가 하늘을 보고 부르짖었다.

“그럼 일 하나를 그만두면 되지.” 하늘에서 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어느 것을 놓아요?” 물으니 큰돈 들어오는 것은 그만두고 작은 수입의 동양선교회 일을 하라고 하시는 것 같았다. “그럼 그러죠.” 하고 마음이 선뜻 정리가 된다. 평소 같으면 영악한 내가 왜 큰 수입을 그만둬야 하냐고 따졌을 텐데 그냥 받아들였다.

또 한 가지를 요청했다.

“하나님 이 세상에는 천국이 없는 건데 성경을 잘못 기록하셨나봐요. 이것이 사실이면 진짜 천국으로 저 좀 빨리 데려가 주세요.”

며칠 안 되어 선교회에 새로 오신 한국 총무님과 오리엔테이션 담당 언니가 죠이선교회 기도회 모임으로 나를 인도했다. 그 당시 선교사님들이 관련된 곳을 빌려서 모임을 하였는데 어느 날 내가 조금 늦게 도착했다. 전체 모임 전에 잔디밭에 소그룹으로 모여 한 주간의 삶을 나누는, 그 모습이 예수님 당시 말씀을 들으러 온 사람들이 벳새다 들녘에 옹기종기 모여 떡을 나누는 것처럼 보였다.

이 소그룹 모임은 주간 중의 삶을 돌아가며 나누고 서로서로 위로와 기쁨을 함께하고 찬양하며 서로 기도해 준다. 아련히 보이는 이 모습은 나를 황홀케 했다.

“와 여기가 지상 천국이구나. 이렇게 천국이 임하여 있구나!”

마음에 놀라울 정도로 깊은 평화가 와 닿았다.

그때 이후로 예수님과 진정한 교제를 하는 분들 속에 천국이 이루어지는 것을 나도 진하게 경험하며 이미 임한 하늘나라를 너와 내 속에서 자주 보았다.

처음 죠이선교회에 갔을 때 충격으로 내게 다가온 것은 거기에 모인 대부분의 대학생들이 아침 식사는 거를지라도 성경을 읽고 기도하고 주님과 교제한 후 하루를 살아내는 것이었다. 그리고 삶에 이 말씀이 역사한 것을 모임에서 구체적으로 나누었다.

신학도인 나도 성경 읽기가 들쑥날쑥이었는데 너무 부끄러웠다. 어찌하든 이들처럼 성경읽기와 기도와 예수님과의 교제가 나에게도 정착되기를 바라며 기를 썼다. 너무 피곤한 나머지 입에다 쓴 커피를 들이부으며 눈뜨고 성경으로 달려가는 아침 전쟁을 한 일 년간 하고 나니 겨우 정착되는가 싶었다. 방학 때도 이 리듬을 지키기 위해 새벽 4시에 반드시 기상해서 하루를 시작했다.

교회 새벽기도와는 별도로 주님과 오롯한 시간을 가졌다. 그때 팀 라헤이 목사님이 오셔서 “성경 없으면 아침식사도 없다(No Bible, No Breakfast!” 를 외치셨다.

이는 나의 평생의 지침이 되어 “아침마다 주님의 영광을 보고” 시작하게 했다.

주님께서 친히 베풀어주시는 아침 식탁의 말씀 교제와 그 뜻에 의한 기도는 내 삶을 주님 손에 맡기고 점점 주님과의 친밀감을 높여주었다.

“내 눈 여소서. 주 볼 수 있도록.”
“눈을 주님께 돌려 그 영광의 얼굴 보라!”

나의 기도이며 찬송이었다.

교회 시무를 할 때도 이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목숨을 걸었다. 그렇지 않으면 내 믿음은 교회 교인들 밑바닥에서 헤맬 것 같았다.

주님은 새벽마다 내 하루를 위해 만찬을 준비하시고 “얘, 아침 먹어라!” 하시기 때문이다. 이 시간을 지켜내니 언제 설교 차례가 와도 문제가 없다. 원고 정리할 시간이 없으면 큐티노트를 들고 나가도 될 정도로 주님은 이 시간을 기뻐하시고 많은 만나를 풍성하게 차려주셨다.

교회 새벽기도회와 별도의 시간을 내는 것이기에 때로는 새벽 3시에, 또는 새벽 6시에 주님은 나를 기다려 주시고 굶주린 내 영혼의 뱃골을 채워주시고 생명의 떡과 생수를 마시게 해 주시곤 했다. <계속>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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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숙 | 강변교회 명예전도사. 서울신학대학교 졸. 강변성결교회 30년 시무전도사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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